▲숲 너머로 바라보이는 헬몬산이승철
염려했던 것보다 싱겁게 검문소를 통과하자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린다. 곧 시리아의 현지인 가이드와 경찰이 버스에 동승했다. 시리아의 현지인 가이드는 여성이었다. 나이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쯤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자! 여러분, 오늘 하루 우리들을 안내할 시리아 가이드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 가이드 안 선생이 현지인 가이드를 소개했다. 이름은 라미즈. '피부가 부드럽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한다. 미모는 아니지만 순해 보이는 얼굴이다.
"오늘 하루 순박한 우리 이름을 지어줄까요? 순이 어때요?"
그에게 순이라는 가장 한국적인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순박해 보이는 느낌 때문이었다. 첫인상에서 느꼈던 그대로 그녀는 정말 싹싹하고 친절했다. 그러나 사실 시리아를 여행하는 하루 동안 그녀의 이름을 불러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시리아로 입국하여 잠깐 달리자 작은 국경도시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도시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왼쪽으로 꺾이는 길가에 한국의 어느 대기업 홍보간판이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와 국교가 없어서 염려스러웠던 나라였지만 경제교류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길거리에 우리 기업의 홍보용 간판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묘하게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