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를 지나 애리조나 경계지역 도착!박정규
"오늘 밤 당신 집에서 묵어도 될까요?"
텍사스 이전까지는 회사 앞 잔디, 가드레일 안쪽 부지, 국도상, 하행선 사이의 부지, 공사장, 도로 아래 수로, 우체국, 초등학교 앞, 교회 계단 앞, 여행자센터 장거리전화하는 곳 구석, 화장실, 레스토랑 카운터 뒤, 교회, RV카, 카센터 창고, 가정집 창고, 가정집, 모텔, 호텔 등에서 잠을 잤다.
텍사스 이후로는 '캠핑을 하는 것도 좋지만, 미국에 온 이상 이들의 가정 속에 들어가서 좀 더 자세히 그들의 삶을 느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해질 무렵이 되면 인근 민가에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박정규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지금 자전거 세계 일주를 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이전까지는 밖에서 잤습니다. 그러나 오늘 밤은 추울 것 같아서, 절 도와줄 집을 찾고 있습니다. 오늘 밤 당신 집에서 묵어도 될까요?"
"집에 아이들이 많아서 침대가 없다. 이웃집에는 침대가 있을 거다."
추천받은 집으로 가면 또 다른 집을 추천해 주고… 그 집은 또 다른 집을 추천해 주고…. 그렇게 추천 문화가 발달한 동네도 있었다.
반면에 '집에 아이들이 많으니까 불편할 거다. 모텔로 가자. 내가 계산하겠다'거나 '아는 교회로 데려다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후버댐 가는 길박정규
어느 도로를 지나다 무심결에 오른쪽을 봤는데 검정 십자가가 눈에 들어왔다.
[1987년 출생, 2006년 사망. 프랭키 히달고]
내가 여행을 떠난 그 해에 그는 하늘로 여행을 떠나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 한 구석에 그리움 한 움큼이 생기더니 순식간에 온몸을 빈틈없이 메워버렸다. 그날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친구가 눈물이 날 정도로 그리웠다.
▲박정규
<자전거 미국 횡단 이동경로>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뉴멕시코-텍사스-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워싱턴D.C-메릴랜드-델러웨이-펜실바니아-뉴저지-뉴욕
| | 이후 일정에 대해서 | | | | 2월 12일 버스를 타고 보스턴으로 가서 2주 정도 대학가를 둘러본 뒤 2월 말에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3월 말까지 한국에서 체류하며 여행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4월에 다시 출국하여, 쿠바, 남미, 아프리카 여행 후에 2008년 2월에 완전귀국할 계획입니다. 아직 쿠바로 갈지, 아프리카로 갈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건 변함없고 여전히 가슴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 박정규 올림.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