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꽃게보다 그물 손질하는 사람이 더 많다.김준
바다에 고기가 놀아야 섬은 풍요롭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칠산바다의 중심에 자리한 송이도 큰말, 작은말, 외미, 양골 등엔 160여 가구, 1000여 명이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60여 가구에 130여 명이 살고 있을 뿐이다. 낙월면의 유인도는 송이도 외에 안마도, 상하낙월도, 대각이도, 대석만도, 안마도 등이다. 횡도와 죽도, 대각시도와 소석만도 등은 몇 년 전까지 한두 가구가 섬을 지키고 있었다.
송이도와 낙월도 그리고 안마도는 모두 낙월면에 속한다. 하지만 선외기나 사선으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낙월도와 송이도를 연결하는 뱃길은 없다. 송이도에서 낙월도나 안마도를 가기 위해서는 객선을 타고 향하도로 나와 버스를 타고 염산과 영광읍을 거쳐 법성으로 가서 계마항에서 송이도와 낙월도를 가는 배를 타야 한다.
배시간도 물때에 따라 변화가 있기 때문에 하루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탓에 낙월도 주민들의 생활권은 염산면에 속하며, 송이도와 안마도 주민들은 법성포를 이용한다. 그래서일까. 염산은 젓갈시장이 형성되고 법성포는 조기가 특산품이다. 낙월도 인근에서 잡은 새우젓과 송이도·칠산도 인근에서 잡은 조기가 염산과 법성 두 포구의 특징을 결정지은 것이다.
사실 이러한 차이는 해양생태의 특징이 만들어낸 오묘한 균형성에 기반하고 있다. 두 섬의 주민들의 이야기는 이렇다. '낙월도 인근 어장은 물살이 급해 조기잡이 보다는 조류를 이용한 새우잡이 등이 적합했다. 그런 탓인지 조기가 칠산바다를 떠난 뒤 낙월도는 멍텅구리배라 부르는 새우잡이가 최근까지 활발했지만 송이도는 1960년대 조기잡이 이후에는 어업보다는 농업에 의존해 약초, 마늘 등 대부분의 밭농사와 일부 논농사로 생활하고 있다.'
하늘이 내리신 생선, 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