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우리집, 그러나 몇 번의 고침 과정을 거쳐야 했다.정판수
집을 지으려 하자 경험자들은 집을 한 채 짓게 되면 인생과 사회에 대해 많은 걸 배우게 된다고 했다. 이제 와 그 말이 어찌 그리 실감나는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많이 배운 건 분명하다. 1년 하고도 5개월이 더 지났지만 우리집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니까.
집을 짓는 과정에서 한 업자에게 맡기지 못하고 여러 사람에게 맡겼다. 이유는 공사 기간이 반 년 가까이 되다보니, 이 일 맡길 때와 저 일 맡길 때 업자가 달라진 것이다. 땅의 한쪽이 꺼져 있어 흙으로 채우는 일, 언덕 아래쪽과 옆 개울 쪽에 석축 쌓는 일, 순수하게 집만 짓는 일, 잔디 심는 일, 한 달 전쯤엔 심야전기보일러 설치하는 일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사람됨에 대하여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어떤 이는 일은 꼼꼼하게 해주지만 너무 돈을 욕심내고, 어떤 이는 사람은 좋아 보이는데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하여 이중으로 돈을 들게 만들고, 또 어떤 이는 집의 건강함보다 자기 일의 수월함 측면에서 일을 하고….
그러기에 주인 입장에서 다 만족스러운 일꾼을 없었다. 마찬가지로 업자 입장에서 주인인 우리가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참의 부족을 느꼈을지도 모르고, 너무 심하게 간섭한다고 여겼을지 모르고, 비용을 너무 깎아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기에….
태풍에 아무 탈 없는 주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