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그리고 생각하는 역사 교과서

[이주의 오마이북] 11월 첫째 주, 이 책을 주목하자!

등록 2005.11.05 14:07수정 2005.11.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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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 전국역사교사모임

a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 휴머니스트

지난 10월 26일 재선거 직후, 박근혜 대표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선진한국 건설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을 주제로 한 영남대 경영대학원 특강을 맡았다.


강의 내용 중 "과거사 청산, 이념 논쟁 등 역사에 대한 한풀이와 피해의식은 이제 버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과거사 청산과 진실 규명이란 화두는 두고두고 국민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있는, 치유되지 않은 채 영원히 벌어져 있는 상처라는 점을 생각할 때 너무나 정치적인 발언이 아니었을까?

각설하고, 역사적인 사건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확한 기록을 통해 후세에 전함으로써 기록문화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최근 교육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바른 역사, 이른바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오직 대학 진학만을 목적으로 했던, 주입식 수업과 암기 학습으로만 이뤄졌던 그 동안의 딱딱했던 역사 수업을 넘어서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와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이 살아 있는 역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탄생했던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다들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그 필진인 전국역사교사모임이 또 다시 일을 냈다. 3년 6개월의 개발기간, 175명의 개발인원 등 숫자가 함축하는 의미 이상이요,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라는 제목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구세대의 낡고 진부한 개념의 교과서를 근본적으로 혁신함으로써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21세형 새로운 개념의 대안교과서이자, 온 국민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교양 역사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의 세계사 교과서들이 답습했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세계사는 한국사가 포함되지 않는 다른 나라의 역사라는 분절적인 역사관과 함께 세계사는 곧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중심의 역사관을 중심으로 기술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는 바로 그러한 역사관을 극복한,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를 구현하고 있다. 즉, 유럽과 미국이라는 서구 중심의 역사관을 넘어 진정으로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공존하는 세계사를 담아냈으며 연장선으로써 한국사 또한 세계사의 한 단면임을 주지하고 기존의 한국사와 세계사가 속된말로 따로 노는 문제점을 없앤, 세계 인류 역사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실현되지 못한 역사, 즉 '어쩔 수 없이 되어버린 역사'뿐 아니라 후대의 평가를 통해 '그렇게 되었어야 할 역사' 또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 교과서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는 역사는 곧 살아있는 역사'라는 기획의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이 작품의 백미라고 꼽고 싶다.


더 이상의 언급은 사족에 불과하다. 발간사 한 대목이 이 책의 모든 것을 그대로 말해준다.

"꼬박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 눈으로 보는 세계사를 구현하기 위해 무진 노력했다. 더불어 살고 있는 세계인과 다채로운 문화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교류하고, 다가올 미래를 평화롭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우리 청소년들이 21세기 세계 역사에서 줏대 있고, 너그러운 생각을 지닌 세계인이 되리라는 꿈을 품어본다. 이제 한국인을 위한 세계사, 그 첫걸음을 내딛는다."

끝으로 이 책을 접하는 순간,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써 내려간 5년 간의 기록을 담은 한비야 씨의 에세이집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생각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휴머니스트 [전2권] / 각 권 1만 8천원)

[인문] 세계종교사상사 – 미르치아 엘리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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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종교사상사> ⓒ 이학사

새벽녘의 풍경을 떠올려 보자. 여전히 빛나는 달과 별, 가로등을 무색하게 하는 수많은 붉은 빛의 십자가, 채비를 서두르는 태양,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과 성공을 위해 옷깃을 여미고 절과 교회로 향하는 어느 아낙과 약수터 산길 곳곳에 쌓여 있는 돌무더기에 조그만 돌 하나를 얹어 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에게 있어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는 회자되는 만큼이나 우리네 역사와 현재의 삶 곳곳에 투영되어 있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그 자체가 종교적인 행위에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대작 <세계종교사상사> 역시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즉, 종교란 전지전능한 신과 보잘 것 없는 존재인 인간과의 교감과 관계 그리고 그것을 위한 성스럽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곳곳에 살아 숨쉬는 유기체이자, 장대한 인간 정신의 결정체라는 것이 그것.

수십만 년 전, 사냥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동굴벽화를 그리던 우리 조상의 모습에서부터 티벳의 불교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 종교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

엘리아데가 지병 악화와 죽음으로 인해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사후 그의 제자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한 4권이 누락된 채 발간되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지만 엘리아데의 살아 있는 숨결을 통해 우리의 정신과 영혼, 그리고 삶을 고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학사 [전3권] / 각 권 3만원 내외)

[인문] 스푸크 – 메리 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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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크> ⓒ 파라북스

전작 <스티프>를 통해 누구나 품고 있었던 의문들, 하지만 화두로 삼기에는 마뜩찮은 소재인 죽음 이후 육체의 행로를 쫓아가는 탐구서를 발표, 데뷔작으로 세간의 화제를 몰고 옴과 동시에 곧바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던 메리 로취.

비슷한 소재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그녀의 작품이 더 더욱 높이 평가 받는 이유는 막연한 생각과 추측의 부산물이 아닌, 이 시대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과학적인 실험과 연구뿐만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직접 쫓아다니며 얻어낸 피땀 어린 노력의 산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죽음 이후의 육체에서 영혼으로 눈길을 돌린다. 과학적인 방법으로는 전작보다 더 더욱 접근하기 어려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하는 독자 또는 혹자들이 품고 있던 생각의 배경에는 다름 아닌 그녀가 <스티프>에서 보여줬던, 재기발랄하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을 통해 우리를 감동시켰던 바로 그녀이기에 가능한 기대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국내에서 소개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유명한 TV 시리즈인 'X-FILE'을 능가하는 메리 로취의 환상 특급 영혼이야기 편에 탑승해 보자. (파라북스 / 1만 4천 5백원)

[역사] 10.26은 아직도 살아 있다 – 안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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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은 아직도 살아 있다> ⓒ 랜덤하우스중앙

10.26을 소재로 한 한석규, 백윤식 주연의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개봉을 앞두고 박지만 씨의 상영 가처분 신청은 자식 된 바로써 어느 정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었지만 법원의 판결 즉, "영화에 삽입된 부마 민주항쟁과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 등 다큐멘터리 장면이 영화가 허구가 아닌 실제라는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있다"며 삭제를 명령, 누더기 필름으로 개봉할 수밖에 없었던 사태를 보면서 불편함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제주 4.3 사태, 인혁당 사건, 6.25 기간 중의 민간인 학살, 5.18 광주 항쟁 등 최근 들어 과거사 청산과 진실 규명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부분은 완전한 규명을 떠나 일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요, 전 국민들이 반색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으로 1979년의 바로 그 10.26 사건의 주요인물인 김제규씨 등을 직접 변론하며 그 당시의 재판을 위해 준비했던 모든 사실적 기록과 자료, 인물 등을 직접 작성, 확인했던 안동일 변호사의 생생한 재판기록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이제야 남기게 되는 안타까움과 후세에도 전할 수 있다는 반가움만으로도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다. (랜덤하우스중앙 / 1만 5천원)

[경제] 중국 일류기업을 찾아서 – 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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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류기업을 찾아서> ⓒ 굿인포메이션

불과 며칠 전 중국의 'Samsong'이란 기업에서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한 DVD 플레이어 광고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되었었다.

Samsong 이란 브랜드도 그렇거니와 불법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버젓이 한국 가수의 사진을 정면에 배치하여 판매를 하는 모습에서 중국이란 나라는 여전히 모방 단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후진국이란 인식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실상은 어떠한가? 13억의 인구라는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조만간 세계 경제 시장을 뒤흔들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예견을 넘어 어느새 가전,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산업조차 중국과의 경쟁력 차이는 불과 2~5년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일본에 이어 외환보유국 2위라는 당당한 세계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라서 있는 상태.

이 책은 이러한 중국의 광적인 경제성장 현장을 속속들이 파헤치기 위해 강력한 정부지원정책과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배경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 LG, 포스코, 현대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중국의 대표기업들을 자세히 알아보고, 향후 중국경제의 진로와 더불어 우리 기업, 우리 경제가 살 길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굿인포메이션 / 1만 6천원)

[경영] 꿈꾸는 죽장수 – 김철호

a <꿈꾸는 죽장수>

<꿈꾸는 죽장수> ⓒ 거름

전국 470여 개의 가맹점에서 하루 평균 4만7천 그릇의 죽이 팔리고, 연간 16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도 진출하여 우리의 전통죽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본죽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본죽의 죽 쑤는 사장 김철호 씨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 수준을 넘어 한국형 블루오션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일궈낸 그의 삶과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

'죽 쒀서 개준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들여 짓는데도 불구하고 환자식 이외에는 별 볼일 없었던, 죽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당시 시장 상황에서 죽에 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주변의 우려와 싸우며 오직 '죽'에 승부수를 띄웠던 김철호 사장.

죽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온 가족이 죽만 먹고 살았던 것, 창업을 앞두고 턱없이 부족한 자금으로 우여곡절 끝에 대학로에 점포를 구했던 것, '본죽'이란 상호를 짓게 되기까지의 일화 등도 눈 여겨 봐야겠지만 주문 시마다 한 그릇씩 따로 쑤어 정성껏 준비하고 신규 가맹점에도 직접 일대일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전국의 모든 본죽 가맹점이 똑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 등 이제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을 향해 뛰고 있는 김철호씨만의 경영 전략과 비법, 그리고 조직관리 노하우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거름 / 1만원)

[문학]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 조앤 K. 롤링

a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 문학수첩

지난 7월16일 자정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 일제히 발간되어 전세계 출판계를 뒤흔들었던 해리포터 시리즈 6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드디어 국내에도 지난 10월 28일 번역 출간되었다.

이미 예약판매를 통해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출간과 동시에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16일에는 4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극장 개봉 예정이어서 올 겨울 출판 시장 역시 5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출간되었던 2003년과 마찬가지로 해리포터 열풍에 휩싸일 분위기.

이번 6편은 총 4권으로 전작 해리포터 4, 5편에서 지나친 오역과 권수 늘리기로 인해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원성을 자아냈던 만큼 신중한 번역과 편집을 통해 1, 2권이 먼저 출간되었으며, 11월 15일 3권, 12월 1일 4권이 각각 출간될 예정이다.

조앤 K. 롤링이 사전에 밝혔듯이 이번 6편에서는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죽게 되며,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비평가들조차 눈물을 흘리게 하는 롤링의 가장 심오하고 완성도 높은 책"이라고 격찬해 마지않는 만큼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고조되어 있던 독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조앤 K. 롤링은 역시나 저버리지 않았다. (문학수첩 [전4권] / 각 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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