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입원해 있는 병실과 같은 구조의 다른 병실 창문.오마이뉴스 최경준
검찰은 지난 2일 김 전 회장의 1100억원 횡령 혐의를 추가로 발표했다. 그날 밤 김 전 회장의 병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당시 김 전 회장은 침대에 누운 채 부인 정희자씨와 함께 TV 뉴스를 시청했다고 한다. 검찰 발표에 김 전 회장은 별다른 말 없이 굳은 표정을 지었지만, 정작 정씨가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졸도를 했다는 것.
정씨는 5일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뇌 한쪽에 피가 고인 '뇌경막하 혈종'인 것으로 밝혀졌고, 다음날 수술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정씨는 이미 한 달 전쯤 머리에 외상을 입었는데 뉴스를 보던 중 핏줄이 터졌다는 것이다.
결국 김 전 회장의 '자살설'은 그야말로 '설'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회장의 자살설이 나돈 배경에는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 발표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즉 김 전 회장이 정권과의 교감에 따라 귀국을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은 채 '개인 비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배신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생활 끝에 귀국한 것은 일단 대우 임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건강악화 등이 주요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5년8개월 간 해외에 체류하면서 각 나라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도 단 한번도 인터폴 홈페이지에 적색수배자로 게시된 적이 없었다.
김종률 열린우리당 의원은 김 전 회장이 귀국하기 직전 베트남에서 그를 만나고 왔다. "여의도에 잠 못드는 국회의원이 많을 것", "내년 지자체 선거에 큰 타격을 입는 정치인이 많을 것"이라는 식의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 전회장의 귀국 시점에 짙은 의혹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전게이트와 행담도 개발의혹 등 잇단 권력형 게이트와 경제난, 부동산가격 폭등, 여권 지지도 하락 등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현 정권이 사전에 조율한 '기획 귀국'이라는 것이 요지다.
결국 이러한 '기획입국설'이 검찰의 '횡령 혐의' 등 수사 발표 이후 근거가 희박한 '김우중 자살설'로까지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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