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깊은 산속의 금강초롱처럼 예뻤다.박도
혼인예식은 횡성읍내 한 예식장에서 했는데 예식장 이름이 '향교 웨딩홀'이었다. 향교 예식장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향교 웨딩홀이라고 이름을 붙인 게 눈에 거슬렸다.
상품이나 가게 이름에 굳이 서양 외래어를 써야 더 고급스럽거나 품위가 있는 걸까? 더욱이 향교라면 가장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 아닌가.
시골에 혼인잔치가 드물고, 농번기를 피한 탓인지 예식장에는 많은 하객들로 붐볐다. 혼인 예식을 시작하자 신랑이 코미디언처럼 실수를 연발해서 예식장이 화기애애했다.
주례자도 여러 번 주례를 했지만 오늘처럼 웃음꽃이 핀 혼인 예식은 없었다고 덕담을 했다.
신부가 아주 예쁘고 건강미가 넘쳤다. 요즘 농촌총각은 장가가기 힘든데 아리따운 신부를 얻었으니 아마도 신랑으로서는 생에 최대의 기쁜 날이 될 터였다.
혼인 예식장에서 신랑 신부의 자그마한 실수는 오히려 하객을 즐겁게 한다. 신랑 신부가 아주 노숙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하객들이 '처음 해 본 솜씨 같지 않다'고 쑥덕거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