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국립극장장에게 전화를 걸어 연극상을 설명하고 있다.한상언
- 공연이 끝나고 암전이 됐을 때 문성근씨의 나래이션이 나온다. 이전에 문성근씨가 출연했을 때 것인가?
"원래 공연 시작 할 때는 없었다.
'불어!'
'후~'
하는 것이 초연 때는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관객이 바뀐 것이다. 그 정도 가지고는 감동이 없다. 고민하다가 문성근도 일이 안 바쁘니까 녹음하자고 하루 불렀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흉내내는 문성근의 목소리로 엔딩에 하나 넣었다. 일종의 기록극처럼.
실제로 더 늙은 도둑은 20년전쯤에 읽었던 어떤 신문기사에서 출발한 것이다. 진짜 그런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 얘기를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 보자 생각했다. 실제로 나중에 한 사람 이야기가 더 있었다. 초연하고 나서 어떤 신문기사 보니까 또 그런 사람이 있었다. 이제 나이 들어서 도둑질도 못하는 것이다.
내레이션은 사실 보호감호라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 법인지 말해주고 있다. 전두환 시절에 만들어진 법인데 형기 다 끝내고도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또 청송 보낸다. 형기 1년 반 보내고 나서 거기서 7년을 살고 나온다. 옷만 색깔이 다를 뿐이지 똑같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법이다.
사실 그 말을 하고 있는 것인데 너무 웃다가 그 말이 관객들에게 전달이 잘 됐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에 녹음을 하면서 문성근씨한테 부탁을 한 게 보호감호에다가 스트레스를 줘서 발음을 해달라고 했다.
- 연극상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이 몇 년전부터 차근차근 없어진다. 동아연극상 없어졌고,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분 없어졌다. 동아일보에 물어봤더니 예산이 없다고 한다. '아니 기자들이 10만원씩만 내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니까. 스폰서가 안 붙는다고 한다.
돈이 안되니까 안 붙는 것이다. TV에서 안 틀어 주는 것이다. 영화상이나 방송상을 주면 TV에서 중계를 하지만 연극상은 안 한다. 하긴 전세계에서 연극상 중계하는데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연극상은 있어야한다. 젊은 사람들이 연극을 하는데 격려도 해주고 칭찬도 해주어야지 힘이 나서 하지 아무도 관심 없는 일을, 그 힘든 일을 누가 하겠는가? 이미 그것을 거쳐갔고 누리고 살았던 사람들조차 외면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나서서 무슨 일을 해 본적이 한번도 없다. 흘러가다 무슨 일을 하게되면 하지.
작년 말부터 생각을 했었다. 나 혼자만 생각하는 건가 그랬는데 주변에 보니까 그런 얘기 하면 다들 동조하더라. 그러면 차라리 우리가 하자. 가까운 사람들끼리라도 먼저 시작해서 사람을 모아 보자. 얼마가 모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시작한 것이다. 서둘러서 당장 하자는 것도 아니고 올해 말까지 기금 모으고 사람 모아서 하려고 한다. 1000명 정도 모으면 딱 좋은데 그렇게 되면 3억에서 5억 정도 모일 것이다.
100만원씩 내는 것은 지금 나를 비롯해서 이 바닥에서 이미 누리고 살았던 사람들은 100만원을 내고. 작은 돈은 아니니까. 그 다음에 일반관객도 들어올 수 있으니까 몇 푼이 됐던 작은 돈이던 큰 돈이던 들어오고. 그 다음에 연극판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영화에서 돈을 많이 번 애들은 돈을 더 많이 내고.
그렇게 해서 상패도 천명이면 천명의 이름을 다 적은 상패를 주려고 한다. 받는 사람이 얼마나 기분 좋겠는가? 나중에 돈이 모자라면 어디서 후원을 받던지 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은 누구든지 개인차원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한다. 상패이름에 이를테면 기업이름이나 정부부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 기업이나 정부의 후원을 받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어디에도 간섭을 받지 않고 어디에도 좌지우지되지 않는 아주 순수한 상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오마이뉴스가 들어온다고 하면 개인차원에서 들어오는 것이지 오마이뉴스가 후원하는 어떤 색깔의 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만들어 놓기만 하고 끝낼 거니까 나중에 운영할 주체가 생길 것이다. 약간 삐딱한 반골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을 할 것이다. 어른들 중에도 굉장한 원칙론자들, 아주 정확하신 분들이 계신데 한 분 정도 모시고 아래로 꺾이지 않는 친구들이 좀 있으니까 이들이 틀을 잡아 놓을 것이다. 심사하는 과정도 좀 다르게 했으면 좋겠다. 관객심사위원단도 구성할까 생각중이다. 그것은 나중 이야기고."
- 현재 어떤 인물들이 참여 하고 있는가?
국립극장장 김명곤, 김민기, 박광정, 권해효 그 친구들 들어가 있고 아직 연락을 못했는데 유오성, 설경구, 송강호, 들어올 거고. 안 들어올 리가 없을 테고. 김광림 원장, 최준호 선생, 황지우 선생, 윤정섭 선생, 윤영선 선생 들어올 것이고. 이불이라는 화가 들어온다고 하고. 쌈지 사장님도 들어오겠다고 하고. 내가 연락한 것이 아니라 소문을 퍼트려 났더니 접선이 벌써 몇 단계 걸쳐졌다고 그러더라. 정원중이라는 배우도 들어올 것이고 최용민이라는 배우도 들어올 것이고.
지금도 꽤 많다. 벌써 3000만원은 들어온 것 같다. 돈은 받은 것이 아니고 약정을 했다. 지금 돈을 받아놓으면 나도 답답하다. 어디 관리 할 수가 없다. 이름만 받아놨다. 관객중에 연극 많이 보는 친구 있는데 그 친구도 들어온다고 하고. 꽤 많다. 100명되는 것은 전화만 좀 하면 금방 될 것 같고. 거기서 200명 300명 넘어가는 것이 문제다. 최소한 300명은 됐으면 좋겠다. 1년에 운영하는데 한 3000만원은 필요할 것 같다. 상금을 조금씩 주더라도 2000만원은 나가겠더라. 상을 줄게 9, 10개 정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