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옥 위원장한상언
- 기악을 전공했다고 알고 있다. 어떤 악기를 다뤘나?
"비올라를 전공했다."
- 악기를 전공하다 어떤 기회에 축제 프로그래머가 되었는가?
"대학 때 연극반에 들어갔다. 대학 서클이라는 것이 들고나기를 많이 한다. 지금 생각하면 별로 중요한 것 같지도 않은데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한다. '지금은 앞을 위해서 공부를 해야 돼, 연극은 좋아하지만 안돼.' 이렇게 고민을 많이 한다. 나는 인생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3학년 때 괜히 책임감이 있어 보여 회장이 됐다.
정기공연이 1년에 총 3회가 돌아간다. 대학생들에게 큰 공연이다. 정기공연 때 회장이 해야 할 일이 많다. 연출도 하고, 배우도 하고, 기획도 해야 했다. 해보니까 기획이 제일 재미있었다.
졸업을 하면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다. 기획자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주변에 배울 수 있는 기획자가 누군가 수소문을 했다. 제 레이더에 걸린 분이 강준혁 선생님이다.
강 선생님은 그때 조그만 사무실에서 축제 자문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대단한 예술가분들을 많이 만났다. 사무실에 단 둘만 있으니까 강 선생님 안 계시면 무조건 내가 접대를 했다. 커피 타드리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까 예술가 분들이 고집도 세고 나름대로 예술관도 있고 참 훌륭하더라. 그런데 난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갖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이 그냥 욕심만 있었구나 생각하게 됐다. 소양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감하게 선생님께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 대학원에 들어가 예술경영을 전공하게 됐다."
- <예술축제 FAM>이 3회째를 맞았다. FAM은 어떤 행사인지 설명해 달라.
"FAM은 이 시대에 가장 탁월한 것을 보여주고자 해서 만든 축제이다. 연극, 무용, 음악 하나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고 이 모든 장르의 대표선수들만 모아 놓은 것이다. "
- 전통과 현대(Fork And Morden)가 축제의 이름이다. 왜 전통과 현대에 주목하게 됐는가?
"지역도 나타내지 않고 국제적일 수 있는 이름의 축제를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세계 무슨 축제라고 이름짓고 싶지 않았다. 자체로만 세계적 축제이고 싶었다.
전통과 현대라는 것을 이름으로 선택한 것이 남들 보기에 굉장히 건방져 보일 것이다. '이런 거대한 주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생각 할 것이다. 또한 굉장히 구태의연한 제목이기도 하다.
영국에서 제가 공연장을 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추리한 옷을 입고 비닐봉지에 빵을 싸와서 공연장에 앉아 보고 계셨다. 그분들이 연극을 보고, 발레를 보고,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현대적인 느낌의 클래식 공연을 봤는데 그분들이 또 앉아있었다. 전통이라는 것이 사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대표구나. 시대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영국에 세계의 민속 음악, 무용, 공연예술이 오는 축제가 있다. 거기에 우리 나라 대표선수가 초대가 됐다. 저도 우리 것이니까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갔다. 한국에서 본 공연이었다. 가서 실망했다. 아무런 맨트 없이 지루하게 두 시간을 넘게 공연했다.
그곳이 바비칸 센터의 굉장히 큰 메인홀이었다. 처음에는 관객으로 가득 찼다. 한 2-30분 지나니까 나가기 시작했다. 끝날 때쯤 보니까 한국 사람만 듬성듬성 있었다. 자리를 지켜줘야겠다는 그 의무감 때문에 있었던 것이다.
이후 전통이라는 것에 더 관심이 갔다. 전통을 얼마만큼 지금에 맞게 우리가 잘 구성해야 하는가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내가 해야할 것은 전통을 지금 우리한테도 그렇고 외국인에게도 보여주고 잘 보전하는 일이다. 그래서 축제를 기획하게 됐고 대중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