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0 07:06최종 업데이트 24.06.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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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주차(5월 3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긍정률은 21%로 간신히 20% 선을 지킨 최저 수준이었다. 필자는 일전에도 한국갤럽의 국정 수행 긍정률이 최저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원인 중 하나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해왔던 보수 성향자 다수 분포 계층에서 긍정률이 흔들리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렇게 최저 수준으로 횡보한 뒤엔 간혹 미세하게 상승 반전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정세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인해 상승 반전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전망도 했었다.

보수 긍정률 최저치 경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언을 마친 뒤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5월 5주 한국갤럽 결과는 놀랍게도 오차범위 내에서 3%p 하락하면서, 이번 정부 들어 가장 낮은 21%를 기록한 것이었다. 이제 20% 선이 무너지는 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사실 2%p는 그리 큰 변동이 아니지만, 30%대에서 2%p 변동이 주는 심리적 타격감과 21%에서 2%p 빠져서 19%가 될 경우에 받는 심리적 타격감은 다를 것 같다.

앞으로 10%대로 하락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은 윤 대통령 국정 긍정률은 보수 성향자 중에서의 변동 때문인 것으로 봐야 할 듯하다. 보수 성향자 중 국정 긍정률은 이번 조사에서 38%로 윤 정부 들어 최저치다. 40% 선이 무너진 기록으로는 지난 5월 2주의 39%에 이어 두 번째다.


2022년 5월과 6월, 이번 정부 출범 초기에는 80% 언저리로 높게 형성됐던 보수 성향자 중 국정 긍정률은 이제 반토막 수준이다. 이번 총선 직후에도 40% 선은 웃돌았지만, 거듭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이제는 40% 선마저 하향돌파했다. 같은 조사에서 국정 긍정률은 대구·경북 거주자 중 35%, 부산·울산·경남 거주자 중 29%로 40%를 넘는 지역이 없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엔 2022년 8월 1주 52%가 최하의 기록이긴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보여준 55%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보수 성향자 사이에서도 최근 국정 운영 기조와 거부권 행사에는 동의하지 못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정 평가의 이유에서 '거부권 행사'는 6%, 해병대 수사 외압은 4%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 이유에서는 이 같은 현안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호감도 급락, 더 심각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월 30일 오후 충남 천안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신임 원내부대표단을 동료 의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 유성호

 
그런데, 윤 대통령 국정 긍정-부정보다 더 심각한 징후가 있다. 바로 국민의힘 지지도와 호감도다. 일단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4%(5월 2주) - 29%(5월 4주) - 30%(5월 5주)로, 마치 바닥을 확인하고 소폭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물론 오차범위 내의 변동으로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후 횡보한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도 같은 시기에 30% - 31% - 29% 등으로 역시 횡보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선출 후 일부에서 당 지지세가 약화된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 것과 달리 큰 변화가 없다.

두 정당은 1%p 격차로 격돌하고 있어서, 얼핏 보기에는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지지도는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총선 전 37%(3월 4주)의 높은 지지도를 보인 국민의힘은 현재 30%로 지지도가 낮아졌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호감도가 27%로 지난해 11월 조사 대비 7%p 하락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주요 정당 호감도 (한국갤럽 5월 5주) 한국갤럽이 5월 28~30일 조사해 발표한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호감도 격차는 13%포인트로 벌어졌다. ⓒ 한국갤럽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34%로 국민의힘과 동률의 호감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6%p 상승해 40%를 기록했다. 두 정당의 호감도 격차는 무려 13%p로 벌어졌다. 위 차트에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조국혁신당의 호감도는 36%, 개혁신당은 19%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과 비교해도 오차범위를 넘는 격차(9%p)로 열세다.

정당 호감도는 지지도 문항과 달리 각 정당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지를 따로 물어본다. 그렇기 때문에 위 수치는 절대평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이같은 호감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민의힘은 큰 선거에서 결코 야당을 이길 수 없다. 비호감도가 65%인데, 어떻게 야당 대비 비교우위를 점할 수가 있겠는가.

국힘 호감도 하락이 뚜렷한 계층은 어디? 

필자는 이같은 호감도의 하락이 어디에서 주로 발생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전체 7%p 하락을 견인한 계층이 어딘지를 확인해 봤다. 아래 표는 국민의힘의 호감도가 가장 높았던 2022년 4월(a), 그리고 총선 전 2023년 11월(b), 총선 이후 이번 5월 5주(c)의 결과와 함께, 변화폭을 정리한 것이다. 
 

국민의힘 호감도 하락폭 (한국갤럽 5월 5주) 정당별 호감도 중 국민의힘 호감도가 크게 하락한 계층을 확인해본 결과이다. 호감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와 지난해 11월 등 두 결과와 이번 5월 5주의 호감도를 비교했다. ⓒ 한국갤럽

 
국민의힘은 2022년 4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41%라는 가장 높은 호감도(a)를 보였다. 그런데 그에 비하면 이번 5월 5주(c)엔 14%p 하락했다. 또한 총선 전(b)과 비교해도 이번 조사에서는 7%p 하락한 결과다.

두 비교에서 평균 하락폭 대비 더 높은 비율로 하락한 계층을 표시했고, 두 비교 모두에서 평균 대비 크게 하락한 계층을 살펴봤다. 지역별로는 '충청권'에서 하락폭이 컸고,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중에서 하락폭이 상당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에서 2022년 4월 대비 하락폭이 20%p를 넘었다. 

지역별로 볼 때는 최대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충청권에서 호감도 하락이 두드러졌고, 이는 총선의 결과로 바로 이어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연령대 중 50대는 경제활동인구 중 중심이 되는 연령대라고 할 수 있겠다. 자영업자는 경기 동향에 가장 민감한 직업군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니, 지난 대선 이후 그리고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민생 경기에 가장 민감한 계층에서 호감도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그 결과로 격전지에서도 호감도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2022년 대선 직후에는 모두 평균보다 높은 호감도를 보였던 계층에서 이제는 평균보다 더 낮은 호감도를 보인 것이다.

암울한 민생 경기 후퇴가 나은 파장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이 두 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3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생선가게 앞에 폐업 관련 안내가 쓰여있다. ⓒ 연합뉴스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소상공인 경기동향 전망 추이에서 올해 2월 전망이 가장 낮은 65.2였고, 6월 전망이 그 다음으로 낮은 67.4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방증이다. 

한국갤럽의 향후 1년 경제 전망 조사를 보면, 2021년 5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중에서 이번 정부 출범 전후부터 지금까지 경기 전망 Net.S('좋아질 것'에서 '나빠질 것'을 뺀 수치)는 빨간색 두 자릿수가 지속되고 있다.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히 우세하다는 의미다. 결국 경제정책, 민생 경기에 대한 중장기적인 평가로 여당 호감도는 낮아지고 있었고, 그 결과가 선거에서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

최근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두고 정치권이 뜨겁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민간 전문가 중에는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혹자는 '산유국의 꿈'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꿈'이 엄혹한 현실에 놓인 자영업자의 삶에 과연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덧붙이는 글 [인용한 여론조사]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 표본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제584호(2024년 5월 4주): 2024년 5월 21~23일 조사
제585호(2024년 5월 5주): 2024년 5월 28~30일 조사

※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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