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댓글
호주제폐지이유 둘- 너희가 혈통을 아느냐?(0)
  나나 2003.05.24 17:19 조회 49 찬성 2 반대 4
많은 남성들이 다종다양한 이유를 들이대며 호주제의 존속, 부계혈통제의 사수를 목놓아 부르짖는다. 그 중에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가 호주제가 폐지되면 콩가루집안이 되며, 친인척의 관계가 사라지고 혈통의 개념이 무너지며 따라서 민족정기가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호주제가 폐지되어 부(夫)가입적과 부(父)가입적이 폐지되고 부계성씨 사용의 강제가 사라지면 정말 민족의 정기가 뿌리째 뽑힐까? '혈통 찾기'가 불가능해질까?


대학생이 200여명 모인 강의실에서 커다란 삼각형 그림을 나누어주고 조상과 나와의 관계가 드러나도록 삼각형을 놓아보라고 하였다. 95% 이상의 학생들이 위가 뾰족하고 아래가 넓은 삼각형을 택했다. 조상 하나에서 자손들이 퍼져 나왔다는 뜻이리라. 제주도의 삼성혈에서 고, 부, 양씨의 시조들이 알을 깨고 나왔고, 박혁거세도 알을 깨고 나왔으며...등등의 시조에 얽힌 신화들도 다양하다 이러한 시조와 후손과의 관계설정 때문에 종손의 경우 반드시 아들을 낳아 큰아들로 하여금 '대'를 잇게 해야 하고 종부(宗婦)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집안의 '대'가 끊어져 '가문이 망하게' 되므로 이러한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뱃속의 태아를 감별해서 죽이기도 하였다.('80년대 중반, 초음파기계로 태아성감별을 하게된 이후 지금까지 감별 후에 낙태된 여아의 수는 20만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운 것을 기억해 보자. 일반 체세포는 23쌍,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성세포인 난자, 정자는 그 절반인 23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모두 배웠을 것이다. 수정을 통해 비로소 23쌍, 46개(n+n=2n)의 염색체를 갖는 새 생명이 태어나므로 엄마, 아빠의 유전자는 똑같이 반씩 새 생명에게 전수된다. 누가 아직도 '남자는 씨, 여자는 밭'이라는 무식한 주장을 내 뱉는가? 우리 모두 이제는 솔직해지자! 우길 걸 우기자! 외줄기 혈통이란 존재할 수 없다! 혈통 찾기에 목매는 당신은... 맹구다. 당신의 10대 조상은 2의 10제곱 1024명, 20대 조상은 2의 20제곱, 104만 8,576명. 그들을 어디에서 다 찾을 것인가? 당신은 누구 한 사람의 혈통을 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혈통에 의미를 두자면 방법은 딱 한가지가 있다. 눈 따악 감고 '여자는 밭이요, 도구요, 수단'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시조는 딱 한 명일 수 있으며 중시조도 딱 한 명일 수 있으며 10대 조상도 딱 한 명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위에서 보았듯 거짓말이다. '권력을 가진 거짓말'이었을 뿐인 것을 이제 내가 알고 당신이 안다. 그런데 그 거짓말을 호주중심의 호적법이 뒷받침하고 있으니 정말 난리가 나게 생기지 않았는가. 아버지와는 성씨가 같아야만 하고, 어머니와는 성씨가 달라야만 하는 것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대한민국....정말 '비정상'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족보, 가문, 고추낳아 대잇기, 종중, 혈통...모두 허깨비다.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되는 거짓말이다. 여성을 도구요 수단으로 정의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코미디다. 종중재산이라고 '종손'에게 대를 물리고, 혹은 팔아서 남자들끼리만 나누어 갖으며, 동성동본이라고 반가워 얼싸안으며 돌림자를 확인하고 형님, 아저씨 하는 것도, 혹은 동성동본끼리 혼인을 하면 금수와 같다고 입에 거품을 무는 것도 모두 코미디다.

이런 코미디가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호주제를 통해 법적인 지원까지 받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코미디다. 이를 근거로 여성들을 '이등인간'쯤으로 치부하는 '일부' 마쵸들의 행태도 코미디다.

잠깐 마쵸들의 피에 맺힌 절규를 들어보기로 하자.

"성씨나 호주제는 우리가 살아 온 시간의 수 백 배의 시간이 투자되어 수립된 전통의 제도이다. 티끌만한 지식을 이용해서 그 오랜 세월 동안 수 많은 선조들이 경험에 의해 만들어 온 전통의 제도를 어떻게 평가한단 말인가? 알량한 감정을 내세워서 고래의 민족정신을 무참히 짓밟으려 하지 말라. 정신문화에 있어 우리의 것에 비하면 "짐승만도 못한 서양의 정신문화"에서도 전통은 목숨을 걸고 보존한다. 조상의 넋이 면면히 묻어 내려오는 전통의 문화를 값 싼 평등을(진정한 평등이 뭔지도 모르면서)내세워 존립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반민족적 행위를 그만 두지 않으면 당신네가 당신의 후손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조상이 될 것이다. 내 것도 못 지키는 자들이 어찌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는가? 법조문 들먹이며 전통을 논하지 말라. 법률에 대한 값싼 지식으로 전통을 논하려는 자기과시적 발언은 한민족의 전통에 먹칠을 하는 짓이다. 제도라는 것은 쌍방 중에 어느 한 편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절대적 평등이란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이상의 가치일 뿐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평등은 결국 또 다른 불평등을 부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절대적 평등을 주장하는 자들은 명심하라. 그대들은 이 자연을 파괴하고자 하는 역성혁명의 소수 게릴라일 뿐이란 것을." (한겨레 호주제존폐토론방 2001년 7월 9일 게시물에서 발췌)

서양의 정신문화는 우리 것에 비하면 짐승만도 못한 것이란다. 남성중심의 호주제는 자연의 섭리를 반영한 것이란다. 조상들이 수많은 시간과 넋까지 투자하여 훌륭한 전통을 만들었으니 이것을 깨는 것은 반민족 행위란다. 아, 이 신령스러운 민족주의여! 그들에게 호주제폐지 주장은 악마의 소리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우리의 전통혼례는 남자가 여자의 집(장가: 杖家)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여자가 남자의 집(시집: 媤家)으로 들어가는 전통은 조선 중기에 남존여비의 주자학이 뿌리내리는 시기에 중국에서 수입되어온 문화이다. 칠거지악, 삼종지도,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장님3년... 하는 여성억압의 문화도 그 때 함께 수입되었다. 주자학을 이 땅에 뿌리 내리신 퇴계 아자씨는 "여자가 글을 배우면 폐해가 무궁하리로다. 여자는 눈을 크게 뜨지도 말고, 목소리를 크게 내지도 말며, 다리를 뻗고 앉아서도 아니 되며..." 이렇게 열심히 여자들을 길들이기 시작하지 않으셨던가? (무녈 아자씨는 아직도 자기 조상할머니의 목소리를 내어 퇴계 아자씨의 말씀이 진리라고 설파하고 있다.)

남자, 아들 중심으로 기록하는 족보도 중국왕실의 가부장적 종법제(宗法制)를 모방한 것이다. 목화토금수 항렬에 따른 돌림자를 넣어 부계혈통의 위계질서를 표현한 것도 역시 중국의 문화를 모방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20세기 들어 중국은 모든 전근대적 문화와 사고를 혁명을 통해 제거했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마쵸'들은 그것이 우리의 전통이며, 그것이 우리 민족을 살리는 길이라고 아직도 굳게 믿고 있다. 중국이 만들었고, 이제는 버려버린 제도와 문화를 끌어안고서 우리 조상의 넋과 혼이 배어있는 귀중한 우리 것이라고 부르르 떨고 있다. 게다가 남편이 죽으면 장자가 호주승계를 받는 현재의 호주승계순서는 너무도 분명하게 일제가 식민강점기에 만든 제도임이 학자들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런 코미디도 없다. 호주제는 자연의 섭리라고? 그런데 왜 지구촌에서 한국에만 남아있남? '자연'은 한국에만 남아있다남?

뿌리가 흔들린다고? 고래의 민족정신, 민족의 정통성이 흔들린다고? 그 민족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을 이등인간으로 규정해 놓고서? 이제 정말 남성들만의 민족정신은 깨어져야 한다. 이제 정말 남성들만의 뿌리는 뽑아져야 한다. 남녀가 함께 만드는 민족정신은 더욱 아름답지 않으리? 남녀가 함께 뿌리를 박으면 더욱 강고해지지 않으리? 자, 다시 한 번 입 속으로 외워보자.

부계혈통은 존재할 수 없는 거짓말.

부계혈통제는 지구촌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정하고 있는 제도.

부계혈통제는 우주적 질서에 위배되는, 생명의 창조자의 미간을 찡그려뜨리는 제도.

뒤늦게야 조상계산법을 알게된 어떤 젊은이가 자신이 그동안 다른 조상들의 존재를 모른 척 했던 호로자식이었음을 알게되었다며 자기 조상계산법을 알고 나니(2의 n제곱) 자기의 정체성이 흔들려 혼란이 온다고 고백하였다. 정말 부모양계를 모두 인정하고 나면, 부계혈통을 부정하면 자기의 뿌리는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자기의 정체성은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 다음 글을 통해 그의 궁금증을 풀어드리도록 하겠다. 기대하시라.


  제목 이름 입력일시 찬성 반대 조회
69
호주제
05.24 16:20
32
90
243
68
원조꼴통유림
05.24 16:19
13
0
78
67
아 대한민국
05.24 16:18
5
5
46
66
궁금이
05.24 16:17
2
1
24
65
고거참
05.24 16:17
5
2
84
64
수구꼴통들
05.24 16:15
7
3
45
63
이완용
05.24 16:14
5
0
57
62
허허
05.24 16:13
31
5
237
61
유림
05.24 16:12
15
0
107
60
딴소리
05.24 16:12
15
1
92
59
나 공자
05.24 16:11
1
2
46
58
쪼다들
05.24 16:10
36
1
212
57
남자찬성론자
05.24 16:10
6
3
46
56
...
05.24 16:09
2
0
33
55
史馬貴人
05.24 16:08
7
2
48
54
흐이구
05.24 16:04
2
3
58
53
닝기미..
05.24 16:03
7
2
64
52
변한세상.
05.24 16:03
3
1
47
51
산천
05.24 16:01
5
3
56
50
미친마쵸자식들
05.24 16:00
55
22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