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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기독교..............(0)
  이기주의기독교 2003.01.14 04:20 조회 1 찬성 6 반대 0

5.18과 기독교
그 잔인한 폭력의 현장에서 교회는 무엇을 했었던가? 대부분의 교회는 침묵했다. 그들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피와 폭력의 향연을 보면서 정의의 목소리를 발하지 못했다. 당시 시내 중심가에 있던 대형 교회들의 문은 쫓기는 시민들에게 열리지 않았다. 쫓기는 사람이 숨어든 곳마저 철저하게 부수는 계엄군의 폭력성 앞에 교회는 무력했다. 도망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한 교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문을 굳게 잠갔다. 이러한 교회의 처사에 분노한 시민들 사이에 교회를 불태우자는 움직임이 생길 정도였다.

당시의 광주는 역사의 기로에서 민족이 져야 할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지만, 정작 십자가를 져야 할 교회는 외면했다.

교회의 대응이 침묵에 머무른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독재정권에 적극 야합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1980년 5월22일, 광주제일교회 당회장 실에서 목사 40여 명이 '기독교수습대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점점 악화되는 사태를 수습하고 기독교 차원의 대책을 강구하는 모임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성결교단의 중진 목사는

“이번 사태는 폭도에 의해 야기되었다. 도청에 가서 그들을 몰아내고 도청을 다시 접수하자. 그들이 폭탄을 터트릴 위험이 있으니 막아야 한다”
라고 강변했다.

5·18 항쟁과 관련한 교회의 타락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조찬기도회’만큼 잘 드러내는 사건도 없다. 이 기도회는 엄청난 슬픔 앞에 정신을 잃고 있던 광주 시민은 물론 신군부의 비도덕성에 분노하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사건으로 각인되었다. 1980년 8월6일에 열린 조찬기도회에는 한경직 정진경 김준곤 목사를 비롯해 저명한 기독인 23명이 참석해, 5·18 학살의 원흉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 방송과 신문을 통해 자세히 소개된 이 예배가 전두환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음은 물론이다. 교단의 중진 목사들이 신군부의 충실한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목사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회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개신교의 상징적인 인물로 추앙되는 한경직 목사도 신사참배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잘못을 고백하고 회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더 중한 죄악이라고 할 수 있는 조찬기도회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

교회와 성직자가 이렇듯 뒤틀린 역사 감각을 보이고 있을 때, 1980년 광주를 광주답게 만든 사람은 이름 없고 보잘것없는 민중이었다. 그들은 화려한 수사를 몰랐고 자신의 활동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할 능력도 부족했지만, 누구보다도 순수한 용기와 분노를 지니고 있었다. 부상자로 넘쳐나는 광주 병원에는 헌혈을 하기 위해 모여든 유흥업 종사 여성들과 중고생들이 긴 행렬을 이루었고,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광주갱생원에 있던 넝마주이와 부랑자, 식당종업원, 깡패였다. 광주항쟁을 지휘하던 대학생·지식인 들이 계엄군이 재진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부분 도청을 빠져나간 상태에서 이들은 목숨을 걸고 도청을 지키려고 했다.

위기의 순간에는 지식인, 가진 자는 늘 뒷전에 서고 민중이 희생한다. 역사를 통해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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