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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도 목사고, 홍근수도 목사입니다.(0)
  기독교인 2003.01.14 00:52 조회 5 찬성 57 반대 0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바로 어제 성당을 처음 나간 친구에게서 "내가 나간 곳이 교회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야."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아내는 성당에 나가고 저는 교회에 나갑니다. 제 아이는 네 살인데 성당에 보냅니다. 제가 성당에 보내라고 합니다. 개인주의화되고, 기복신앙화된 교회들이 너무 많아서, 교회를 보내려면 골라 보내야겠는데, 잘 골라 보낼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합니다. 가톨릭은 교구제니 어느 정도는 성직자 분들 수준도 평준화되어 있고,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 범위 내에서(소위 건강한 범위 내에서) 사회와 개인의 조화도 교단적으로 맞춰주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놓입니다. 교리적으로야 제가 동의 못하는 부분도 많고(성인 문제나 교황권 문제 같은 부분이지요.) 그래서 저는 교회를 나가지만, 제 아이가 주기도문(가톨릭의 주기도문이지요.)과 성모송을 외우고 자는 모습이 참으로 흐뭇합니다.
다시 생각해도 부끄럽고 가슴아픈 일입니다. 오늘 저한테 성당에 나가 다행이라던 친구에게 그나마 자랑찼던 한국교회사의 순간들을 기억나는대로 이야기해 주고, 개신교가 민족의 수난 앞에 언제나 침묵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간신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목사라는 사람들의 닭짓을 함께 분개해 하기도 했지요.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닭짓하는 무리들이 한국 개신교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소수라고 말하기에는 좀 많지만, 엄청난 다수도 아닙니다. 여의도순복음이 워낙 큰 단일교회고, 광림이니 금란도 워낙 대형 교회들이라 그 교회 신자들만 동원해도 8만은 우습지만, 한국 개신교회에서 8만, 그리 큰 숫자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 무리들이 교회의 의견을 대변할 권리도 없습니다. 그저 교회사를 다소나마 공부한 사람으로서는 감리교 교단이 이 우스운 닭짓 퍼레이드에 끼어들었다는 것이 한국 개신교의 변질을 웅변하는 사건 같아서 씁쓸합니다. 감리교회에서 사도신경 대신에 받들어 외우는 감리교 신앙고백은 참으로 아름다운 글입니다. 거기 보면 대강 그런 구절이 있습니다.(정확히는 못 외웁니다. 저는 장로교인이거든요.)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된 이 땅이 천국의 현현임을 믿는다." 감리교회의 감리교회 다움을 한 마디로 웅변해 주는 그 구절을 그 닭짓하는 목사들의 교회에서도 바로 그 다음 날인 주일날 읊었겠지요?
부디 용서하십시오. 조용기가 목사인 것처럼, 범대위 상임위원장이신 홍근수 목사님도 목사이십니다. 조용기가 제딴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한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홍근수 목사님이 꿈꾸는 나라도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김홍도가 목사인 것처럼 문익환 목사님도 목사셨습니다. 그분의 통일을 향한 어기찬 열정은 구약을 히브리 민중사로 읽는 성경적 역사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 역사>> 아시죠? 그 책의 첫 제목은 <<성서적 관점에서 본 조선 역사>>였습니다. 교회 밖에 계셨지만, 그 어른도 기독교인이셨습니다. 많이들 변절하고, 많이도 훼절했지만, 식민지 조국의 해방을 위해, 민중의 넋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순교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교단이 워낙 많다 보니 올곧은 사람들보다는 시세에 밝은 사람들이, 불편한 이야기를 서슴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세상에 눈감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것이 한국 개신교의 현실이고, 덕택에 전반적으로도 보수화가 심한 종교가 개신교입니다. 그래도 침묵하는 수많은 성도들이 모두 그 닭 같은 무리들과 한통속인 것은 아닙니다.
부디 용서하십시오. 다시 한 번 역사와 역사의 길을 함께 걷는 많은 동시대의 벗들 앞에 참회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용서하고자 합니다. 비판을 버려서도 안되겠지만, 그들을 향한 올곧은 판단이 그 불쌍한 영혼들, 불쌍한 인간들에 대한 증오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성전에서 장사치들을 채찍으로 몰아내신 분도 그분이셨고, 자신을 죽이는 자들 앞에 기도의 모범을 보이신 분도 그분이셨습니다. 그분의 기도를 배우고자 합니다.

"주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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