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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타격을 초래할 조선의 특종. (마침표를 찍으며...)(0)
  손병관 2001.07.07 14:11 조회 0 찬성 0 반대 0
이 기사에 대한 많은 의견이 나온 지금 저도 일단 정리를 하죠.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게시판으로 접하고, 메일도 몇 통 받았습니다(대부분 힐난하는 내용). 기사와 관련됐는 지는 모르지만, 그중에는 바이러스 메일도 있었습니다. (첨부화일을 무턱대로 실행하는 성격이 아니라 바로 알고 삭제했습니다)

먼저, 제가 처음 글을 쓴 의도 그대로 사람들이 글을 이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조선일보를 두둔했던 이문열씨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 있다"고 그랬는데, 일견 맞는 말이라고 봅니다. (이씨 등의 지식인이 조선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아닌 쌍욕을 먹는 것에는 저도 반대합니다. 그러나 이 대목을 이씨를 지지한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기사 어느 대목에서 추미애 의원의 행동을 두둔했습니까? 저는 사안의 본질은 욕을 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그같은 실수가 기사화됐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하고싶은 말못하고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느낀 카타르시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추의원 자신의 이미지에 플러스가 되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추의원의 발언은 조선일보에 대한 공세라는 측면에서도 분명히 전술적 실책으로 지적되어야 합니다. 당연히 영웅시되어서는 안되겠죠. 그같은 욕설을 퍼붓지 않더라도 이미 조선에 대해서는 충분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미 당사자가 사과까지 한 사안에 대해 토를 다는 것도 우습겠죠?

그러나 '공인'은 술 마시고 인간적으로 무너지는 모습도 보여서는 안되는 지 여전히 의문이군요. 한국 사회가 주변 사람에게 술 마시고 욕도 못할 만큼 도덕적으로 환골탈태했나요? 이름 조금 알려진 사람이 '공인'으로 포장되고, 그것을 빌미로 기자의 '사냥감'이 되었다는 부분이 저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번 '추미애 사태'를 계기로 그 힘을 더욱 실감하게 됐지만,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자들도 공인 아닙니까? 공인이 신문 지면을 일기장으로 써도 되는 겁니까?

아닌 얘기로, 문제의 기사를 쓴 이모 기자님이 술집에서 놀다가 술기운에 흥분해서 동행에게 손찌검을 했다고 합시다. 한국 사회 관행에서 이 기자가 폭력 혐의로 기소가 될까요? 아니겠죠. 그렇다면, 평소 이 기자에 대해 앙심을 품은 다른 동료 기자가 "술 먹고 추태를 부렸다"고 보도를 한다면 또 우습겠죠? 바로 추미애 기사는 그런 갈등 구조속에서 '나와서는 안될 기사'가 나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는 겁니다.

250만부가 배포된다는 조선일보라는 칼의 위력을 아는 중견 기자라면, 그 칼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지 않을까요? 조선일보는 당신이 휘두르기에는 너무 날 선 칼입니다. 회사와 취재원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그것을 셀룰러폰에 녹음하고 보고를 했다는 그 기자님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가슴에 손을 얹고 조선과 민주당의 갈등이 아니라면, 그 기사가 과연 1면으로 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창자론'은 또 다릅니다. '창자론'은 실언이 아니라 97년 7월 이전에도 몇 차례 나왔기 때문에 기자들이 주의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충분히 다를 수 있는 사안이었다고 봅니다. 이총재의 거친 입은 대선 국면에서 중앙일보의 모 기자가 작성한 '대선전략 보고서'에서도 "술 자리의 입 소문이 안 좋다는 지적이 있다"는 대목이 포함될 정도로 그 사회에서는 유명했으니까요. '입'에 대한 한 할말이 없는 분들이 위선을 떠는 상황에서 아직 그분의 그런 측면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사실 관계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들에게 소문이 아닌 '팩트'였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총재를 지지하는 분들에게는 참 불쾌한 대목이겠지만, 이총재의 '창자론'을 비롯해 순화가 안된 그분의 말버릇은 97년에 그분의 이런 면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아마 차기 대선에서 당사자를 괴롭히는 악재중의 하나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영화평을 주로 쓰던 저의 정치적 색깔을 읽고 실망했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러나 좋은 영화평을 쓰는 것과 정치적 무뇌아가 되는 것이 상관 관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치우치는 행위 자체가 비판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정치를 싸잡아 욕할만큼 초연하고 중립적인 분들,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균등한 양비론'을 펴는 분들이 많은 듯 싶은데 왜 이분들의 중용이 먹히지 않는 겁니까? 분쟁의 당사자들을 화해하고 설득할 의지도 능력도 없으면서 양쪽을 싸잡아 공격하는 게 중립입니까?

저는 내심 보수요, 한나라당 지지자이면서 자신의 입장에 대해 비판적이라서 '편파'를 운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않겠습니다. 솔직히 그런 분들에 비해서는 "나 경상도인데, DJ를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응원한다"는 분들의 말이 훨씬 덜 위선적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정치문화를 찬양할 생각은 없지만, 죽으나 사나 나는 공화당이다, 나는 민주당이다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특정인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노선에 대한 신념을 가지는 분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사과기사를 요구한 '해직당한 언론계 선배님', 제가 함자도 모르는 선배님께 무엇을 사과하고 정정하고 왜 정치 기사를 쓰지 말아야 하는 지는 모르지만, 선배의 해직 사유가 뇌물수수가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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