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생중계 9신: 15일 오후 10시 20분> 국회파행 일단 봉합, 도대체 뭐하자는 건가

국회가 다시 정상화 됐다.

10시 20분 여야 총무 회담이 끝이났다. 여야 총무들은 김용갑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장이 접수는 하되 국회 본회의에 상정을 하거나 윤리위에 제소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를 보았다.

16일 오후 10시 24분 국회는 김용갑 의원 발언파문으로 이틀째 파행됐던 본회의를 속개, 박순용 검찰총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한데 이어 이한동 총리 등 관계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경제분야 첫날 대정부질문을 벌였다.

<생중계 8신: 15일 오후 10시>국회 다시 파행, 민주당 '김용갑 의원 국회의원 징계안' 제출

국회가 다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는 1시간 30분간에 걸친 2차 총무회담 끝에 국회정상화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민주당이 오후 6시 30분 김용갑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여야 총무합의 파기"라며 본회의 출석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정균환 원내총무 등 소속의원 117명 명의로 제출한 징계안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의 누차에 걸친 발언취소와 사과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더 이상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와 자격을 상실하고 직무을 저버린 것이라고 판단되므로 제명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화해, 교류를 갈망하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반민족적, 반통일적인 언행을 자행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고의적으로 음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양당의 총무들은 이날만 세번째 접촉을 갖고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징계안 철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생중계 7신: 15일 오후 6시>한나라당 "국회 파행 유감"

김용갑 의원 발언으로 인한 국회 파행이 일단락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양당 총무들은 2차 총무회담을 거쳐 '김용갑 의원의 민주당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파문'과 관련해 속기록 삭제건은 국회의장에게 일임하고, 김용갑 의원 사과건은 교섭단체 대표 위원의 사과로 대체하는 한편,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에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민주, 한나라 양당은 15일 오후 7시 30분 본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총무회담이 끝난 직후 열린 38차 의원총회에서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공당으로서 국회정상화에 역점을 둘 수 밖에 없었다"며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해하고 참으면서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회담 결과가 알려지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말도 안되는 합의"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감'을 표명하는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 오마이뉴스 공희정

한편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같은 시각 "김용갑 의원의 발언으로 국회가 파행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민생현안이 산적해있고 어려운 경제 여건을 조속히 해결하려면 국회가 하루 속히 정상화돼야겠다는 충정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 총무는 또 "다시 한번 국민에게 잠시나마 국회가 파행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6신: 15일 오후 5시>지리하게 이어지는 2차 총무회담

3시부터 시작한 2차 총무회담이 2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 본관 320호 운영위원장실에는 40여명의 기자들이 양당 총무들의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다. 일간지 기자들은 이미 초판 기사는 나갔고 개판을 위해서 두 개의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 파행 기사'와 '국회정상화 극적 타결' 기사.

일간지 기자들은 양당 총무 한마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한나라당이나 이회창 총재의 사과보다 김 의원 본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는 김 의원의 발언이 당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돌출성 발언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김 의원의 이러한 `소신'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자존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2시간째 양당의 총무를 기다리는 기자들ⓒ 오마이뉴스 공희정

하지만 문제는 김용갑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소신'이라며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는데 있다.

운영위원장실에서 총무회담 결과를 기다리던 한나라당 김무성 수석부총무는 기자들과의 대화를 나누던 중 "어제 김 의원과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사과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의원은 내가 이런 말하려고 국회에 들어왔다'면서 사과를 거부하더라"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무성 부총무는 또 "민주당이 모욕을 느꼈다면 미안하다고 해야하지 않느냐"면서 "나보고 사과를 하라고 한다면 본회의장에 나가서 유감을 표시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지도부가 김 의원의 설득에 성공하느냐 여부가 국회 조기정상화 여부를 가름할 것이나 김 의원이 평소에 보여준 성격상 쉽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5신: 15일 오후 3시>국회 정상화 미궁속으로, 여야 1차 총무회담 결렬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총무회담을 갖고 김용갑 의원 발언 파문 수습과 국회정상화 방안을 협의했으나 양당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1차 회담에서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김용갑 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속기록 삭제는 물론 본인의 직접 사과, 한나라당의 김 의원에 대한 출당 등 응분의 징계조치를 요구한데 반해 한나라당측은 속기록 삭제 국회의장 위임, 총무선의 유감 표명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본회의장에서 여당을 `노동당 2중대'라고 용공음해 차원의 발언을 한 것은 의원의 자질문제로서 재발방지책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면서 "이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적당히 넘어가려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속기록 삭제와 유감표명을 할 수 없다는 김 의원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해 야당이 본인을 설득해서라도 속기록 삭제를 국회의장에게 위임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오후 3시 다시 총무회담을 갖고 절충점을 찾을 예정이나 양당의 의견 접근이 쉽지 않아 국회정상화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한편 이날 오전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강경일변도로 치닫는 의도는 명백하다"면서 "동방사건수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비난여론을 희석시키고, 국회를 공정시키켜 '탄핵소추정국'을 무산시켜 보겠다는 속셈이다"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또 "이 총재는 청문회시기를 위로 늦춰가면서까지 경제회생을 위해 추가공적자금 투입을 선처리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바 있다"며 "사사건건 국회내에서 야당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협박을 일삼는 행태도 버려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날 한나라당 대변인실에서는 권 대변인의 성명에 이어 장광근 수석대변인의 논평도 이따랐데 권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과 사뭇 다르다.

적당한 선에서 끝내야지 도가 지나치면 추태

해학과 비유 그리고 풍자가 없는 정치는 '죽은 정치'다.

더욱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시중의 소리를 소개하는 것조차 봉쇄된다면 이는 아예 국회를 없애자는 발상과 같다.

말마다 트집잡아 징계니 제명이니 협박하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다.

어떻게 야당의원이 여당 입맛에 맞는 발언만 하기를 강요하는가?

'野'字는 말 그대로 '들野'로서 일부 거친 표현이 있을 수 있다.

야당시절 자신들이 행했던 그 숱한 '言語의 暴力'을 벌써 잊었는가?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모른다'더니 자신들의 과거를 너무 완벽히 잊은 것 같다.

몽니 부리기도 적당한 선에서 끝내야지 도가 지나치면 추태다.

경제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라. 이래도 민주당은 국회를 공전시키려는가?

2000. 11. 15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장광근


<4신: 15일 오전 11시>민주당 한 발 물러서, 국회정상화 가능

15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정상화의 최소조건으로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본인의 사과와 문제 발언의 속기록 삭제를 요구키로 했다.

이는 민주당이 그동안 김 의원에 대한 출당 등 `징계조치 선행'을 요구한 데서 상당부분 물러선 것이다.

이로서 이날 오후로 예정된 여야 정책협의회의공적자금 논의 및 박순용 검찰총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보고 등 전반적인 국회일정도 정상화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해 여야 공동으로 주의.경고 등의 징계를 할 것과 아울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사과는 계속 요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여야는 이날 이른 시간부터 최고위원 간담회와 총재단회의, 의총 등을 잇따라 열어 김 의원 발언파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데 이어 총무접촉 등을 갖고 국회 정상화 등 사태수습 방안을 협의했으나 서로 기존입장을 고수, 진통을 겪었다.

<3신:14일 밤 11시 12분>:야 내부에 `2중대'발언 비판론 제기 - 신지홍 기자

국회 본회의의 14일 대정부질문에서 돌출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을 계기로 당내 '극우적 대북관'과 '영남정서'를 경계하는 비주류 진보성향 의원들의 결집 움직임이 이는 등 발언파문이 야당내로도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를 비롯 김원웅, 김홍신, 서상섭 의원 등은 비공식 모임에서 '김 의원의 발언이 분단상황의 극복을 위한 민족적고뇌가 결여된 행태'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심각한 우려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김 의원의 발언에 당내 주류인 영남권 의원들이 적지않게 공감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이번 사태가 '김대중 대통령을 무조건 비판하면 표가 나온다'는 이른바 '영남정서' 분출의 빌미가 될 것을 상당히 우려했다고 한 참석의원이 전했다.

실제 이날 김 의원이 발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일부 영남권 의원들이 김 의원을 격려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는 또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의 전반적인 기류가 김용갑 의원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외부에 인식되면 안된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부영 부총재가 이날 밤 한나라당 의원총회 후 "한나라당이 경상도당이냐", "경상도에서만 표를 얻으려고 하느냐. 조선노동당이 무슨 소리냐"며 강하게 반발한 것도 비주류의 이같은 기류와 무관치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원웅, 서상섭 의원 등은 이에 따라 당내 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들과 접촉을 갖고 김 의원의 발언으로 부상한 대북문제 등을 둘러싼 `진보 대 보수'의 이슈와 `영남정서'를 공론화하는 장을 마련키로 하는 등 세력을 결집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김용갑 의원의 돌출발언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그간 잠복해있던 야당의 이념적 갈등을 터뜨리는 쪽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신: 밤 11시>민주당 '격앙', 한나라당 '냉담'

한나라당의 김용갑 의원의 문제의 발언으로 14일 정기국회는 속개되지 못하고 파행되고 말았다.

민주당, 한나라당 양당은 14일 저녁 8시 30분, 9시 30분 각각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채 국회를 나섰다.

14일 오후 8시 30분에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김용갑 의원과 한나라당을 성토하는 장을 방불케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결 같이 "사과 수준에서는 절대로 안된다"며 "당론을 모아 김용갑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연사로 나선 의원들의 발언 요지

설송웅 의원 "격양된 심정을 억누룰 수 없다. 우리가 조선노동당 2중대라면 한나라당의 정체는 무엇인가. 한나라당은 반통일적, 반민족적, 반국가적 단체이다. 만약 한나라당의 정체가 이렇지 않다면 우리당의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 김용갑 의원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고 의원직 제명을 해야 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의원총회에 임하는 민주당 중진 의원들ⓒ 오마이뉴스 공희정

이재정 의원 "내가 왜 정치권에 들어왔나 하는 회의가 든다.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억누룰 수 없다. 이번 김용갑 의원의 발언은 한 개인의 발언이 아닌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반통일, 반평화 세력이다. 화해와 협력의 세계를 가로막는 세력이다."

정세균 의원 "애처롭고 서글픈 생각이 든다. 그냥 묵고 할 수 없다. 철저히 반성하게 해야 한다. 제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우리당은 확실한 의지를 모아야 한다."

송영길 의원 "민주 인사들을 빨갱이로 몰아 탄압하던 과거 정권의 하수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김민석 의원 "김 의원의 발언은 평화통일에 대한 노력 자체를 용공으로 음해하는 극악한 매카시즘이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는 김의원과 같은 생각인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낙연 의원 "국민과 국민을 이간시키는 거다"

김경천 의원 "국회의원 자질을 떠나 인간으로서 그럴수는 없는 거다"

김근태 의원 "놀라운 발언, 충격적이다. 정부의 대북 정책은 비판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당을 적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 과거 민주주의를 외치는 야당과 국민은 무어라고 규정을 했는지 의구심이 간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미국은 그렇다면 조선노동당 3중대인가.
김용갑 의원의 발언은 의회민주주의의 난폭한 유린이다. 책임을 철저히 요구해야 한다."

반면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공적자금 국회동의 등 할일이 산적한 만큼 김 의원 문제는 계속다루더라도 15일 국회는 정상화 하자"고 고언했다.

논란 끝에 의원들은 15일 아침 원내대책회의와 의총을 다시 열어 본회의 참석 여부를 결론짓기로 했다.

한나라당 의총 '냉담', 이부영 의원 "도대체 정치의식 왜 그 모양인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된 한나라당 의총은 시종 '냉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창화 총무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나온 발언들을 소개할 때마다 콧소리를 내며 비웃었다.
국회 예결위장에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앞서 정형근, 김문수, 이주영 의원등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마이뉴스 공희정

심지어 정 총무가 '민주당이 김용갑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말을 전하자 자석 뒷자리에서 이규택 의원은 "진짜 조선노동당 2중대 아냐"라며 동료 의원들과 귓속말을 이었다.

'냉담'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자 정창화 총무는 의원 발언 없이 의원총회 시작 20분만에 종료를 선언했다.

한편 이날 한나라 의원 총회에서는 이부영 의원이 동료의원들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정 총무는 "김 의원을 설득해 문제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토록 하겠다는 입장과 총무 선에서 유감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당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김종하 의원이 "왜 민주당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양보했냐"며 정 총무에게 고함을 친 것.

그러자 이부영 의원이 "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조선노동당 2중대와 국정을 논했다는 거냐" 면서 "도대체 정치의식이 왜 그 모양이냐"고 다그쳤다.

또 이부영 의원은 "이 당이 경상도 당이냐"며 "아직도 표를 경상도에서만 얻으려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경상도는 들먹이냐"며 볼멘소리를 하며 말다툼을 했다.

최병렬 부총재가 이 부총재를 만류에 끌고 나가면서 상황은 일단락 되었다.

<1신: 오후 3시 30분>"민주당은 조선노동당의 2중대다."

대정부 질문 이틀째인 14일 국회는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이같은 발언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한국 정당정치의 역사를 새로 쓸만한 엄청난 사건이다. 최근 국감장에서 동방금고 불법 대출비리 사건과 관련된 정치인의 실명을 확인 없이 폭로했던 한나라당이 또다시 '사고'를 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4번째 질문자로 단상에 올라 최근의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안보문제 등을 거론하다 발언 종료 무렵 문제의 발언을 터트렸다.

김 의원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당의 정강정책까지 바꾸면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런 식의 개정추진은 결국 김정일이 자신의 통일전선 전략을 남한 내에 구현하는데 집권여당이 앞장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고, 이러니까 사회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선노동당 2중대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민주당 천정배 수석부총무는 의사진행발언 을 통해 강력히 반발했고, 이만섭 국회의장도 "아무리 의원이라도 남의 당을 조선노동당 2중대라고는 얘기할 수 없지 않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용갑 의원의 본회의 발언 직후 긴급 의원총회와 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김 의원의 발언을 "국민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반민주적, 반통일적 언행"으로 규정하고 김 의원에 대한 출당, 의원직 제명 또는 사퇴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박병석 대변인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정부의 남북교류 및 협력, 긴장완화에 대해 계속 발목을 잡아 당겨온 근저에는 김 의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작용하고 있었다"며 "한나라당은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우리의 요구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김무성 수석부총무 등은 김용갑 의원 발언 이후 속기록 삭제 문제를 김의원과 협의했지만, 김의원은 "국회의원직을 그만두더라도 속기록을 삭제하거나 사과할 수 없다"며 아직까지도 완강히 버티고 있다.

14일 오후 3시 40분 현재 국회는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김용갑 의원은 누구인가?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극우 보수성향의 재선 정치인이다.

지난 9월 2일 비전향장기수 송환을 반대하며 임진각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는 '안보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왼쪽에서 세 번째가 김용갑 의원이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현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도 높게 비판해 왔으며,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6.29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 관여한 그는 88년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중간평가 실시에 대한 문제가 생기자 "중간평가를 통해 좌익세력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무처장관직을 내던지는 등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올 초 '운동권 386세대'가 전면 배치된 한나라당의 공천이 "정통보수 정당으로서 당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회창 총재에게 전면 재공천을 촉구하기도 했다.

육사 17기 출신으로 5공 시절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과 대통령 민정수석, 총무처장관 등을 지냈으며 15대 국회동안 안보와 관련된 성명서를 38차례나 냈고 안보 관련 전문서적을 4권이나 썼을 정도로 국가보안법 존치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현재 '나라의 안보를 걱정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연합뉴스(신지홍 기자)가 보도한 <김용갑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발언을 사과할 용의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소리를 의정단상에서 제대로 밝혔는데 왜 사과하나. 국회의원직을 그만두더라도 속기록삭제를 요구하거나 사과할 뜻이 없다."

- 발언의 진의는.
"택시를 가끔 타면 기사들이 `도대체 모르겠다', `(민주당이 조선노동당의) 2중대 아닌가'라는 말을 듣는다. 민주당이 국가보안법을 인권 운운하며 스스로 개정하려 하고 있지 않은가. 국가보안법에 따른 인권 남용사례가 어디 있나. 인권과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 순전히 국가안보법으로 보아야 한다. 북한의 통일전략이 구현되는 과정에서 국가보안법만 폐지되면 우리 사회에서 자생 공산당도 충분히 탄생할 수 있다. 그 지령을 받은 대통령도 출마할 수 있다. 집권당이 앞서서 정강정책을 바꾸는 것은 말도 안 된다."

- 소신인가.
"택시기사의 얘기를 전한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바꾸는 것은 공산당을 허용하겠다는 것이고 북한의 요구에 스스로 앞장서는 것이다.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고 사회일각의 얘기를 하는 것이다."

- 택시기사의 얘기에 동의하나.
"알아서 쓰라."

- 본인의 생각은 무엇인가.
"국가보안법의 3조, 7조, 10조를 빼버리면 알맹이가 다 빠져 북한공산당 말고도 자생공산당도 생길 수 있다. 여당 스스로 정강을 개정해 마련해 주는 것 아닌가. 평소 그런 생각이 있었는데 택시기사가 내가 국회의원인줄도 모르면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 상당수 국민이 이런 소리를 한다."

- 발언 이전에 당과 상의했나.
"혼자 결정했다. 혼자 원고를 간직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총무에게도 사전에 얘기하지 않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