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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민혁당' 사건으로 8월 27일 국가정보원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우리말 우리글 살리는 모임'(진주) 사무국장 박종석 씨의 부인을 만났다.

부인 이영숙 씨는 연행 다음날인 28일과 30일 두 차례 국가정보원에서 남편을 면회했다. 국가정보원에서 면회를 거부하기도 했지만 어렵게 남편을 만나고 온 그의 심정과 박씨의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남편(박종석)은 언제 어떻게 만났는가?
"28일과 30일 두 번 만났다. 수사는 국정원에서 받는다고 했고, 잠은 서초경찰서에서 잔다고 했다. 면회는 국정원에서 이루어졌다."

면회는 쉽게 이루어졌는가?
"첫 날은 면회를 시켜주지 않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국정원에서 면회를 시켜 준다고 했다가 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변호사 접견이 있었기에 조사할 시간이 빠듯해 면회를 시켜 줄 수 없다고 했다. 남편에 대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하고, 17일(박종석 씨는 방송통신대학 시험지 교정위원으로 17일부터 27일까지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합숙을 하고 있었음) 이후 남편을 한 차례도 보지 못했다며 강력히 요구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면회를 시켜주지 않아도 법에 걸리지 않는다'며, 나중에는 사무실로 올라가 버렸다. 국정원 관계자는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조건으로 면회를 허락했다. 7분 정도 면회가 이루어졌다. 30일 두 번째 면회는 충분한 시간 속에 이루어졌다."

박종석 씨 건강 상태는 어떠했으며, 가혹행위 흔적은 없다고 했는가?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남편이 말했다. 다만 첫날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고, 잠을 재우지 않더라고 말했다."

다른 연행자들의 소식도 들었는가?
"다른 네 명의 연행자 소식을 들었는데, 며칠간 단식을 했다고 남편이 말했다. 남편은 건강이 나빠 단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어떻게 꾸리고 있는가?
"신재환 변호사 등 공동변호인단을 꾸릴 계획이다. 변호사들이 연행자의 면담을 하고 있다. 조만간 공동변호인단이 구성되면 개별적인 변호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남편은 어떤 조사를 받는다고 하던가?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주로 나눈 이야기는 사회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말을 나누었다."

10살된 아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빠의 구속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애가 충격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엄마로서 할 말이 없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 아이한테 들려준 말이 있다. '아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나쁜 일을 한 사람도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자. 우리 아빠를 믿자. 서로 믿고 씩씩하게 살자. 어려움이 있더라도 열심히 사는 게 아빠를 위하는 길일 것이다'고."

부인으로서 지금의 심정은?
"한마디로 기분 나쁘다. 황당하기도 하다.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싶을 정도다. 자기가 한 일도 아닌데 말이다. 다른 사람의 진술만 믿고 이럴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이 간첩이라 하면 간첩이 되는 꼴이다. 다른 사람이 국정원장 더러 간첩이라고 하면 간첩으로 몰리는 것과 같다. 요즘 정세가 통일로 가는 마당에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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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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