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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끄러워라. 한국의 의사들. 먹이싸움에 환자들 내모는 의사들. 낮 뜨거워라, 이제 국민들이 나설 때가 왔다.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파업한 의사들은 한국뿐이다. 의사이기 전에 인간이 되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계의 집단재폐업"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100여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한 '의약분업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은 '국민건강권 수호와 의료계 집단폐업 철회를 위한 범국민대책회의'를 8월 12일 오전 발족하고 낮 12시에는 서울역광장에서 '의료계 집단폐업 철회를 위한 시민규탄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날 집회에는 서울 대형병원 환자보호자들로 구성된 '환자보호시민행동본부(본부장 홍정식)' 회원들과 의료계 폐업으로 인해 입원이 거부돼 지난 8월 6일 사망한 정금단(35)씨의 유가족 남준복(인천시 계양구)씨 등이 참여하여 의료계 집단폐업에 대해 규탄 발언을 했다.

남씨는 "정금단씨는 지난 8월 2일 구토, 발열, 두통 등으로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하려 했으나, 입원을 거부당해 4일만에 죽게됐다"며 "의사들은 명분 없는 폐업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복귀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뇌수술 받은 후 후속치료를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김순옥(68)씨의 아들 유수열(40.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씨는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바라만 보다가 너무 답답하고 속이 뒤집혀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범국민대책위는 12일 서울역 집회를 시작으로 16일에는 용산 의협회관과 전국 각 지역의 의사회관을 인간띠로 포위하는 전국 동시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또 범국민대책위는 시민행동지침(아래 전문 참조)을 마련해 폐업철회 촉구 차량 경적시위, 의사출입금지 스티커 부착 운동 등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정부와 의사협회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공동청구 할 수 있는 원고인단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서울역 집회에 앞서 오전 11시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국민건강권 수호와 의료계 집단폐업 철회를 위한 범국민대책회의 발족 기자회견'에서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은 "협상을 주도할 대표부가 불명확하고, 폐업투쟁의 목표와 방향이 통일되어 있지 않는 의료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무작정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정부는 대화와 협상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의료대란을 조속히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 총장은 "일단 의사들의 주장이 잘못됐더라도 재폐업에 돌입할 경우 국민들의 불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재폐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인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며 범국민운동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12일 오후 연세대 '전국의사대회'의 풍경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의권쟁취 우리의 사랑, 믿음으로 이룬 사랑....너와나 너와나 철의 전공의...."

연세대 백양로에 때아닌 손님들이 찾아왔다.
12일 오후 4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4000여명의 전공의, 의과학생들이 백양로에 앉아 손뼉을 치며 의협이 개사한 '철의전공의'를 부르며 집회를 가졌다. 경찰은 불법 집회라면서 정문에서 이들이 연세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았다.

애초 대한의사협회는 12일 오후 3시 중앙대 운동장에서 1만5천여명의 전공의, 전임의, 개원의가 참석한 가운데 '전국의사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의 원천봉쇄로 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방향을 바꿔 연세대 백양로를 기습 점거(?)했던 것이다.

12일 의협 집회는 여느 때와는 다른 특이한 모습들을 연출했다.

첫째 경찰들은 이날도 방패를 휘두르며 시위대를 막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어느 집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봉이 전경들의 손에 들려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규모 충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부상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의사들의 이런 집단행동을 고무하는 이들이나, 질타하는 이들 모두 '국민건강'을 내세우고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일까. 분명한 사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의 문턱을 오고가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둘째 의사들과 전경들이 충돌하면서 양쪽에서 일부 부상자가 발생할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들이 다치면 어디 가서 치료를 받지?"
다행히 기자의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들 스스로가 의사였던 것이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옆에 있던 동료들이 달려와 응급처치를 해 주었다.

집회참가자들과 몸싸움 과정에서 일부 경찰이 실신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흥미로운 것은 자신들과 충돌해 실신한 전경들까지 치료를 해준다는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일부 의사는 "야이 새끼야 엄살 떨지 말어!" 등의 감정적인 욕이 나오기도 했지만...

덧붙이는 글 |
다음은 범국민대책위가 발표한 의료계 폐업철회를 위한 시민행동 9개항 


1. '의료계 폐업철회' 스티커 및 안내문를 부착합시다. 
의료계 폐업철회를 촉구하는 스티커 및 안내문을 상점 및 택시, 버스 등에 부착합시다. 

2. "의사폐업 즉각 철회, 일방적 의료비 인상반대" 현수막을 게재합시다. 
노동, 시민, 사회, 종교 단체, 가능한 시민들께서는 건물외벽 잘 보이는 곳에 "의사폐업 즉각 철회, 일방적 의료비 인상반대" 현수막과 깃발을 답시다. 

3. 매일 오전 12시 의료계를 향해 경고성 자동차 경적을 울립시다. 
운전중 오전 12시가 되면 자동차 경적을 울립시다. 의료계 집단폐업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의 소리가 얼마나 큰지, 자동차 경적소리로 들려줍시다. 

4. 폐업을 한 의료기관 앞에 '의료계 폐업철회를 요청하는 편지'를 붙입시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 문이 닫혀 있다면, 쪽지를 붙이고 옵시다. 폐업으로 인한 피해사례나 폐업철회를 요청하는 쪽지를 붙여, 의사들이 환자들의 고통을 알고 환자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합시다. 

5. "의료계 폐업철회" 배너를 답시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시민운동을 전개합시다. 8월 14일 http://www.ccej.or.kr로 오셔서 배너달기 관련사항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6. 의료계 집단폐업에 따른 물질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합시다. 
의료계 집단폐업으로 인한 환자들의 직접적인 건강상의 피해와 함께 시민들 또한 정신적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물질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합시다. 청구인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T:754-8841, F:757-7382, http://www.ccej.or.kr) 

7. 지역별로 '지역시민항의방문단'을 조직하여 폐업 병의원 및 시도의사회를 방문합시다. 
의료계 집단행동를 철회하기 위한 직접적인 시민행동이 필요합니다. 가까운 이웃 및 직장동료들로 조직된 시민항의방문단을 조직하여 폐업 병의원 및 시도의사회를 방문합시다. 자체적 조직이 어려울 시는 가까운 지역시민단체에 연락하십시오. 

부산 의약분업시민운동본부 : 051-464-6258 
청주 의약분업시민운동본부 : 043-221-8006 
대전 의약분업시민운동본부 : 042-253-8176 
대구 의약분업시민운동본부 : 053-428-9798 
광주 의약분업시민운동분부 :062-528-4851 
기타지역은 각 지역 시민단체로 연락 

8. 12일, 16일 의료계 집단폐업철회를 위한 시민규탄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합시다. 
8월 12일(월) 오전 12시 서울역 광장, '의료계 집단폐업철회를 위한 시민규탄대회' 및 16일(일) 오전 12시 대한의사협회 앞 및 시도의사협회 앞 전국 동시 집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의료계 집단폐업에 항거하는 시민의 행동을 보여줍시다. 

9. 대한의사협회와 의쟁투위원회에 항의전화, 항의 팩스, 항의우편을 보냅시다. 
대한의사협회와 의쟁투위원회에 수시로 항의전화, 항의팩스, 항의우편을 보내 의사회 지도부가 즉각적인 폐업철회를 결의하도록 합시다. 

대한의사협회 T:794-2474, 794-9922 F:792-1296, 793-9190 (서울시 용산구 이촌1동 30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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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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