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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주 조흥은행장, 최영휘 신한금융지주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왼쪽부터)이 22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조흥은행 3년간 독립경영 보장 등 9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 최영휘 신한금융지주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왼쪽부터)이 22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조흥은행 3년간 독립경영 보장 등 9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제34신- 22일 오전 9시 30분]

노사정, 독립경영 등 9개항 합의 서명
조흥은행, 월요일(23일)부터 정상영업


조흥은행 파업이 막을 내렸다.

2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과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 홍석주 조흥은행장,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노사정 대표 5명은 조흥은행의 독립경영과 고용 보장 등을 담은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사상초유의 전산망 마비까지 우려됐던 조흥은행 파업은 만 4일만에 노사정 합의아래 해결됐다. 합의서 서명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조합원들은 짐을 정리하고, 본점 주차장을 통해 귀가하기도 했다.

조흥은행은 신한지주쪽과의 합의가 타결됨에 따라 전산인력을 우선 긴급 배치해 전산망 가동준비에 들어갔으며, 월요일부터 정상적으로 영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은 합의서 서명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일괄매각을 철회시키지 못해 조흥은행 조합원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정부의 잘못된 금융구조조정의 정책이 빚은 결과이며 잘못된 정책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낳을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즉흥적인 금융구조조정 정책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도 "그동안 현장에서 고생 많이한 직원들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특히 조흥은행 고객에게 직원들을 대표해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파업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일부 합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일부 조합원들의 허탈감을 일정 부분 흡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통합 은행장을 조흥은행장으로 하자는 문제를 놓고 장시간 논의했으며, 신한쪽에서 받아들일수 없다고해 파국 위기도 몇번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노조는 8개월동안 독자 생존을 주장해왔으며 지난 금요일 공자위 매각 결정이후 짧은 시간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향후 노조 파업에 대해 김 장관은 이어 "정부는 앞서 말했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서 "대화와 타협이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며, 법과 원칙에서 벗어난 파업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새벽에 가진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전체 투표참가 조합원 5045명 가운데 찬성 3148표(59.09%), 반대 1811표(35.95%), 기권 78표, 무효 8표가 나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흥은행 파업을 마무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허흥진 위원장과 지도부
조흥은행 파업을 마무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허흥진 위원장과 지도부 ⓒ 오마이뉴스 공희정

"그게 무슨 투표야" 일부 조합원 성난 목소리도..

이날 오전 7시 45분께 은행회관에서 노사정이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본점에 전해지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12년차 이아무개 과장은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차선정도는 됐다고 본다"며 "노조도 나름대로 노력한 만큼 우리도 더 이상 파업을 지속한 명분이 많이 없어진 것 아니냐"라고 말해 노조의 합의안에 대해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본점에 근무한다는 한 조합원은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가 이런걸 얻으려고 지금까지 고생한 줄 알아"라며 큰 소리로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어 오전 8시 50분께 허흥진 노조위원장과 노조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조흥노조는 파업 찬반투표와 합의 과정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5000여 조합원이 참석했다.

10여명의 노조 지도부와 함께 단상에 오른 허 위원장이 "사인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하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성난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일부 조합원은 '그만해' '니가 유도한 것이잖아' '그게 무슨 투표야' 등 성난 목소리가 이어졌으며, 이에 대해 허 위원장은 "사기매각을 저지시키지 못해 여러분에게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은 조합원을 위한 일이었으며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종각 총무부장은 "이번 합의 과정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점"이라고 말하자, 일부 조합원들은 '그만해' 라고 소리치면서 자리를 박차 일어나기도 했다.

22일 새벽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이 조흥은행 매각 노·사·정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은행회관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2일 새벽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이 조흥은행 매각 노·사·정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은행회관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제 33신- 22일 오전 6시 30분]
"대등 합병을 통한 독립경영 보장"
은행쪽, 노조에 민형사상 책임 묻지 않기로
- 최종 합의문서 공개


조흥은행 노조와 신한금융지주쪽의 최종 합의안을 담은 문서가 공개됐다.

22일 새벽 조흥은행 노조와 신한금융지주쪽이 합의한 내용을 담은 문건.
22일 새벽 조흥은행 노조와 신한금융지주쪽이 합의한 내용을 담은 문건. ⓒ 오마이뉴스
'합의 내용'이라고 씌여져 있는 문서는 A4용지 한 장 분량이며, 9개항의 합의내용과 함께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될 사항을 명시해놓은 5개의 단서조항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번 합의내용 가운데 신한은행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부분에 대해 직급별로 인상분이 정해져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또 <참조> 사항을 별도로 두고, 이번 파업과 관련해 조흥은행쪽에서 사법처리와 민형사상 일체 책임을 묻지 않는 점을 명시해두고 있다.

한편, 오전 6시 25분 현재 조흥은행 노조 조합원들은 각 지부별로 이번 합의내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지부 조합원의 경우 합의 내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다음은 양쪽의 최종 합의내용이다.

<합의 내용>

1. 조흥은행(IT부분 포함)은 지주회사내에서 3년간 독립법인을 유지한다.
2. 독립법인 유지기간동안에는 최대한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한다.
3. 독립법인 유지기간 동안 CEO는 조흥은행 출신으로 한다.
4. 독립법인 유지기간 동안 조흥은행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5. 통합여부는 2년이 지난 후 통추위에서 논의하여 추진하되, 1년이내에 마무리한다.
6. 통추위는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양측 동수로 구성하여 위원장은 양측이 협의하여 제 3자로 한다.
7. 조흥은행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며, 인위적인 인원감축은 하지 않는다.
8. 3년간 임금수준은 단계적으로 신한은행 수준으로 인상한다.(1년차 30%, 2년차 30%, 3년차 40%)
9. 지주회사내 조흥은행 출신 임원 비율은 신한은행과 동수로 한다.
10. 통추위에서 통합이 결정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에 따른다.
(단서조항)
1) 대등통합을 원칙으로 한다.
2) 직원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인 인원감축은 하지 않는다.
3) 통합시 존속법인은 조흥은행으로 하고, 통합은행의 명칭은 조흥은행을 사용하되 이는 통추위에서 결정한다.
4) 직급 조정 여부는 실태파악 후 통추위에서 논의한다.
5) 점포 패쇄는 최대한 지양하고, 필요시 통추위에서 논의한다.

<참고>
- 조흥은행은 파업과 관련 사법처리를 최소한 하도록 노력하며, 민형사상 일체 책임을 묻지 않는다.
- 노동조합은 합의 이후 파업으로 인한 은행 경영의 어려움을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22일 새벽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이 밤샘 협상끝에 잠정 타결된 노·사·정 협상안을 들고 노조원의 찬반여부를 묻기 위해 은행연합회관을 나서고 있다.
22일 새벽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이 밤샘 협상끝에 잠정 타결된 노·사·정 협상안을 들고 노조원의 찬반여부를 묻기 위해 은행연합회관을 나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제 32신- 22일 새벽 5시 20분]
합의안 놓고, 조합원 각 지부별로 설명, 찬반투표 실시
최종 합의서 서명은 아침 9시께 가능할 듯


22일 새벽 5시, 조흥은행 6000여 조합원들은 전국의 각 지부별로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찬반투표를 하기 위해 본점 건물 사무실로 이동했다.

조흥노조는 5시 30분까지 각 분회별로 신한금융지주와의 합의안에 대한 설명과 투표를 실시하며, 분회장들은 이후 다시 모여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허흥진 위원장은 분회장 회의의 찬반 투표결과를 가지고 은행연합회로 돌아가 최종 서명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신한과 대등 통합은행으로"
조흥노조, "얻을것 다 얻은 셈"

조흥은행 노조와 신한금융지주쪽과의 합의안은 <오마이뉴스>가 21일 저녁 보도한 합의안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이번 합의안 가운데 '대등 통합 원칙'과 '조흥은행이 존속법인'의 부분은 사실상 조흥은행이 신한쪽으로부터 얻을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은 합의안 9개항이다.

▲ 조흥은행 독자 경영은 3년간 보장하며, 이 기간동안 조흥은행 출신 CEO를 임명하며 명칭도 그대로 사용한다.
▲ 양 은행 통합 여부는 2년 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며, 통추위 구성은 조흥, 신한 동수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예보와 협의 후 제 3자로 한다.
▲ 양 은행 통합후 명칭은 ‘조흥’ 이름을 사용하며, 통추위에서 결정한다.
▲ 통추위 합병 결정할때는 대등 통합을 원칙으로 하며, 존속 법인은 조흥은행으로 한다.
▲ 직원의 고용은 현 수준으로 보장한다.
▲ 직원의 임금은 단계적으로 인상하며, 2003년부터 조흥은행의 실적에 따라 신한 수준으로 인상한다.
▲ 지주회사격인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임원은 양 은행이 동수로 구성한다.
▲ 직원들의 직급 조정도 통추위서 추후 결정한다.
▲ 조흥은행의 점포 축소는 가급적 지양한다.

/ 김종철 기자
따라서, 조합원들이 이번 합의안에 찬성할 경우 빠르면 이날 아침 9시께 노사정이 합의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새벽 3시 10분부터 시작된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과 전국 분회장간의 회담은 1시간 30여분이 지난 4시 30분께 끝이 났으며, 주로 허 위원장이 각 항에 대해 분회장에게 설명을 하는 자리였으며 분회장들과 질문과 답변이 이뤄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분회장들은 대부분 ‘조흥 독자경영과 브랜드 유지 등 대등합병’에 대해서 만족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분회장의 경우 ‘신한의 독자 경영 보장’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조흥노조 사수대는 이날 지부장 회의를 비롯해 조합원들의 지부 회의 등을 현장에서 취재하려는 기자들을 철저하게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과 기자들 사이에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제 31신-22일 새벽 3시10분]
“3년 후 조흥은행이름으로 양대 은행 합병”


조흥은행 매각을 위한 노사정 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합의내용은 <오마이뉴스>가 보도한(아래 28신 참조) 합의안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흥노조쪽이 추가로 요구했던 통합은행 명칭의 ‘조흥은행’ 사용 여부도 3년 후부터 쓰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노사정은 ▲ 조흥은행의 3년간 독자 경영 보장 ▲3년간 조흥은행 출신 CEO 임명 ▲현 수준의 고용 3년간 보장 ▲통합 문제는 2년 뒤 통추위를 구성, 추진 ▲3년 뒤 임금 수준을 신한은행 수준으로 인상 ▲통추위는 조흥·신한 동수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예보와 협의 후 제3자로 한다 등 6개항이 포함됐다.

이날 새벽 2시 50분께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은 이같은 합의안을 가지고 본점 주차장에 모여있는 조합원들에게 간단히 설명했으며, 3시께부터 구체적인 내용은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전국 각 지부 분회장 등을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허 위원장은 이날 새벽 주차장 단상에 올라 “5시간동안 협상을 했다”면서 “내용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없으며 아직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서명전에 여러분에게 동의를 받겠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의 발언 도중에 일부 조합원들이 “당장 설명하라”며 외치기도 했다.

새벽 3시 10분 현재, 본관 3층은 이번 합의안을 놓고 허 위원장과 전국 지부장간 회의가 진행중이며, 조합원들은 언론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제 30신 대체-22일 새벽 2시 30분]
“노사정 협상 사실상 끝났다”
"조합원 찬반투표 계획없다" 노조 번복


22일 새벽 1시 50분께 노사정 협상이 사실상 종결됐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정 협상이 끝이 났으며, 곧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2시께 발표될 예정이던 합의 내용은 2시 30분 현재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조흥노조 지도부는 새벽 1시 45분께 사내 방송을 통해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를 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을 본점 주차장으로 집결하도록 했다.

하지만 새벽 2시30분께 또 다른 노조 간부는 "핸드폰으로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잘못 나간 것"이라며 "찬반투표할 계획 없다"며 투표 계획을 번복하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사내 방송을 들은 조합원들은 본점 주차장에 모여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중이다.

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사정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조합원 6000여명이 이날 밤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가졌다.
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사정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조합원 6000여명이 이날 밤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가졌다. ⓒ 오마이뉴스 공희정
[제 29신-22일 새벽 1시 10분]
“우리가 이것 받으려고 머리 깎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니…”
- 합의안 내용 놓고, 전국 지부장 회의 진행중


정부가 정한 협상시한인 22일 자정을 1시간이상 넘은 이후에도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노사정 막판 협상이 진행중이다.

6000여 조흥은행 조합원이 농성중인 은행 본점 주변에는 경찰 병력이 꾸준히 추가 배치되고 있으며, 노조는 사수대를 중심으로 공권력 투입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오마이뉴스>의 합의안 보도와 관련해, 노조는 이시간 현재 본점 3층에서 전국 지부장회의를 갖고 있으며, 합의안에 대해 지부장들이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일부 지부장은 “지주회사로 들어가서 3년동안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느냐”라며 “현재 나와있는 합의안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김아무개씨는 “우리가 이것 받으려고 머리를 깎았나”라며 “지도부에서는 합의가 되는대로 조합원에 대해 찬반을 묻는다고 했는데, 보도를 보니 찬반투표를 진행하지도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며 지도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경남에 올라왔다는 이아무개씨는 “이미 합의된 것 아니냐”면서 “최종 타결된 내용은 아니라고 하니 좀더 지켜보는 수 밖에 없지 않나”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노사정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은행회관 9층 대회의실에는 회의 시작 2시간이 지난 밤 12시께 협상장으로는 김밥 등 야식이 배달됐으며, 일부 노총 간부들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타결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정부와 노조 등에 따르면 <오마이뉴스>에 보도된 합의안 이외 ‘조흥은행’ 명칭 사용 등을 놓고 협상 당사자간 이견이 좁히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상이 진행중인 은행회관 9층에는 언론사 취재기자를 비롯해 재경, 예보, 노동부 등 정부쪽 공무원 등 50여명이 협상 결과를 알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국정원과 검찰 관계자 등도 협상장에서 수시로 진행상황을 상부에 보고하는 등 공권력 집행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1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9층 대회의실에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 최영휘 신한금융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사·정 최종협상이 진행중이다.
21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9층 대회의실에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 최영휘 신한금융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사·정 최종협상이 진행중이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제 28신-21일 오후 10시45분]
“3년간 독립경영보장, 조흥출신 CEO 임명”
“3년간 고용보장과 임금 대폭 인상” 합의


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사정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신한금융지주회사쪽에서 향후 3년동안 조흥은행의 독자 경영을 보장하며, 조흥은행 출신의 CEO를 임명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밖에 현 수준의 고용을 3년동안 보장하며 임금수준도 대폭 올리는데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금융노조와 신한금융지주회사간 합의안’에 따르면 합의 내용은 모두 9개항이다.

이 가운데 핵심 내용은 ▲ 조흥은행 3년간 독자 경영 보장 ▲3년간 조흥은행 출신 CEO 임명 ▲현 수준의 고용 3년간 보장 ▲통합 문제는 2년뒤 통추위를 구성, 추진 ▲3년 뒤 임금 수준을 신한은행 수준으로 인상 ▲통추위는 조흥․신한 동수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예보와 협의 후 제3자로 한다 등 6개항이며 나머지 3개항은 지엽적인 내용이다.

한편, 이같은 합의 내용과 함께 조흥은행 명칭 사용 등 일부 세부 내용에 대해 조흥노조쪽에서 추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 노사정 막판 대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협상 결렬되면 어떻게..."
협상시한 1시간전, 주차장에 모인 6000여 조합원들

“12시 협상이 결렬되면 들어오는 거야?”
“응. 뉴스에 그렇게 나왔데…”
“.....”


그리고 더 이상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협상 마감시간을 1시간 30분여 남긴 오후 10시 30분. 조흥은행 본점 2층 로비에서 통유리를 통해 바깥 상황을 지켜보던 몇몇 노조원들은 점점 조여 오는 공권력 투입에 대해 우려로 긴장한 낮이 역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수의 노조원들이 통유리를 통해 바깥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2층 로비로 몰려들었다. 긴장감 넘치는 이들의 눈은 밖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간단한 대화만 주고받을 뿐이다.

이미 각 층은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조합원들은 가방을 정리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공권력 투입에 대한 공포감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1층 로비에서 짐을 정리해 놓고 휴식을 취하던 한 여성조합원은 “지도부에서 가방을 싸놓고 기다리라고 했다”면서도 “하지만 공권력 투입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정문 밖에서는 사복경찰들이 수시로 무선을 주고받으며 현장 상황을 송고하고 있었다. 이미 조흥은행 정문은 20여명의 전투경찰들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몇몇 전경들의 손에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조흥은행 노조 간부들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가 들려있었다.

밤 11시 20분. 조흥은행 주차장을 가득 메운 6000여 조합원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 공희정 기자

조흥은행 매각 노·사·정 최종협상을 하기 위해 노조, 회사, 정부측 대표들이 21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9층 대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조흥은행 매각 노·사·정 최종협상을 하기 위해 노조, 회사, 정부측 대표들이 21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9층 대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제 27신-21일 오후 10시20분]
노사정 최종 협상 시작


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사정 최종 협상이 시작됐다.

21일 저녁 10시께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9층 대회의실에는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 등 노조대표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과 최영휘 신한금융사장 등 회사대표,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정부대표로 참석했다.

이미 이날 저녁 금융노조와 신한지주사이에 1차 잠정 합의안이 작성됐으며, 조흥노조에서 일부 세부내용에 대해 첨가해 놓은 상태여서 막판 대타결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의에 앞서 이들 노조 위원장들은 오후 9시 55분께 본점 주차장에서 열리고 있는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 “여러분의 힘을 얻어 협상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노조와 신한지주사이에 체결된 합의안에 대해 조흥노조에서 일부 세부사항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한지주에서 이를 받아들일 경우 막판 대타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편, 노사정 합의에 대해 조합원 찬반 투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제 26신- 21일 오후 8시 40분 ]
“통합추진위 구성, 즉시합병 불가, 3년간 고용보장”
21일 저녁, 금융노조와 신한지주간 합의
- 조흥노조 지도부, 합의안 받아들일지 여부 놓고 진통


조흥은행 파업 4일째인 21일 저녁 정부와 신한금융지주회사, 금융노조사이의 조흥은행 매각 등에 관해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이날 저녁 8시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금노 간부 10여명이 조흥은행 본점 3층 대회의실에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과 간부 등을 상대로 합의안에 대해 최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 파업 3일째를 맞은 20일 오후 한 조합원이 지인들로부터 걸려온 안부전화를 받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 파업 3일째를 맞은 20일 오후 한 조합원이 지인들로부터 걸려온 안부전화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1일 정부와 노조 등에 따르면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조흥은행 매각 합의안은 이날 오후 정부의 중재 아래 금융노조, 신한금융지주쪽에서 공동으로 작성됐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에는 신한과 조흥은행 통합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추진위원회에서 조흥은행의 명칭 사용여부를 포함해 통합은행장의 조흥은행장 출신 선임여부, 통합은행의 이사진 구성 등을 논의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특히 그동안 금융노조 등이 주장했던 신한과 조흥은행간 즉시 대등합병 요구는 신한쪽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실상 무산됐다. 대신 고용문제와 관련해 신한쪽에서 3년간 조흥은행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 당초 2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었다.

정부쪽 관계자는 “금융노조와 신한사이에 합의가 이뤄져 합의서가 이미 작성됐다”면서 “조흥노조쪽에서 최종적으로 이 안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오늘 중으로 최종 합의서에 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도 “합의서는 A4 용지 한 장 분량에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들이 들어있다”면서 “현재 최대한 조흥노조쪽과 이번 합의안에 대해 설득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협상시한 만료를 3시간여 앞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을 상대로 찬반 투표를 붙이게 될 경우 합의안이 통과될지 주목된다.

한편, 경찰은 정부가 21일 밤 12시까지를 최종 협상 타결시간으로 정한 만큼 은행 본점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대해 사실상 준비를 끝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합의안이 조합원의 전체 찬반투표에서 부결되고, 파업이 계속될 경우 노-정간 대규모 충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 25신 - 21일 오후 7시20분]
파업현장 경찰병력 추가배치, 긴장감 감돌아
노조는 타이어, 철조망으로 바리케이트 설치


조흥은행 파업 현장인 명동 본점 주변에 경찰병력이 추가 투입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1일 오후 공권력 투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오자 조흥은행 노조는 오후7시 30분까지 전 노조원에게 짐 챙겨 본점 앞마당에 집결할 것을 지시했다.

조흥은행 노조 집행부는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노조원 5000여명을 본관 건물에 모두 배치시킨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정문 입구에 사수대를 배치하고, 타이어와 철조망을 이용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

21일 오후4시에 예정된 노사정 협상은 조흥은행 노조와 정부, 신한지주회사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오후7시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정부가 협상할 의지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공권력 투입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노조내의 의견이 엇갈려 협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나 노조 모두 벼랑 끝에 서 있기 때문에 21일 밤 극적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 24신 대체- 21일 오후 5시]
오후 4시 예정됐던 '노사정' 협상, 이견으로 지연
김 부총리 "자정까지 합의못하면 공권력 검토"


김진표 부총리는 21일 오후 은행연합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자정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권력 투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부터 은행연합 회관에서 재개될 예정이었던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 정부, 신한지주회사의 '노사정 협상'은 지연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분회장과 분회 투쟁위원장 연석회의를 오후1시부터 2시 30분까지 진행해 협상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분회장과 분회투쟁위원장들은 회의 내용을 토대로 집회를 연기한 채 오후 4시까지 분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분임 토의를 진행하는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탄식과 "끝까지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분회별로 찬반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24일 예정된 금융노조 파업 찬반 투표 실시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여론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제 23신- 21일 오전 11시30분]
여전히 강경한 밑바닥 분위기, 금융노조 공개협상 검토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방침에 반발하며 파업에 들어간 조흥은행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 본사에서 향후 계획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방침에 반발하며 파업에 들어간 조흥은행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 본사에서 향후 계획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전산이 완전 다운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 조흥은행 본점에도 5000여명 노조원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 곳에 들어가면 어떤 공권력이 들어와도 끝까지 버틸 수 있다."

"언론이 우리 이야기를 써주지 않는다. 밥을 한끼 굶어서라도, 신문에 광고를 내자."

21일 조흥은행 파업 4일째. 오전 10시부터 본점 앞마당에서는 전국 분회 투쟁위원장 난상 토론이 진행됐다. 분회 투쟁위원장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격앙돼 있었다. '매각 철회' 방침 이외에는 어떤 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일부에서는 20일 밤 전산인력을 긴급 수혈한 지도부 방침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20일 밤 투입된 전산인력은 철저히 노조 지도부의 지시대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 노조 지도부는 분회 투쟁위원장 난상 토론 자리에서 전산망 상태를 묻는 질문에 "월요일에 다운이 불가피 하다, 세부적인 사항은 다른 자리에서 이야기하자"고 언급해 모종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21일 새벽 2시부터 금융노조와 신한지주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 성과없이 마무리 됐다. 조흥은행 노조는 21일 오후 3시께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와 금융노조는 강경한 노조원들의 분위기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주말을 넘겨 다음주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이 요구하는 신한ㆍ조흥의 즉시 대등 합병, 고용 보장 확대와 CEO 선임 문제를 둘러싼 양측간의 입장 차이가 커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비공개 심야협상이 오히려 협상을 불리하게 한다는 판단에 따라 21일부터 신한지주와 공개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제 22신- 21일 새벽 0시 40분]
이남순 위원장, "분위기 격앙돼 있어 협상 어려웠다"
노-노간 마라톤 회의 별 진전없이 끝나


21일 새벽 0시 20분, 조흥은행의 파업 해결 방향을 놓고 한국노총과 금융노조, 조흥노조 간부들이 참여한 '노-노간 3자 회동'이 큰 진전 없이 끝을 맺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조흥은행 본점 3층 대회의실에서 시작됐던 이날 회의는 무려 8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진행되는 마라톤 회의였으며, 파업 해결을 놓고 난상 토론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남순 위원장은 이날 밤 회의를 마치고 나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면서 "(조합원들의)분위기가 격앙돼 있어 협상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대화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해, 지난 20일 새벽 정부와 신한지주쪽과 협상했던 조흥은행의 독립성과 고용부분 등에 대해서는 언급 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함께 회의장에 나왔던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도 "어제 새벽 상황에서 변한 것이 없다"면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음을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과 조흥은행 노조 간부 등 30여명이 참석했으며, 21일에도 이들 '노-노간 회의'는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21신 대체-20일 오후 9시50분]
전산요원 확보, 전산망 운영 '숨통'


조흥은행은 이번 주말 전산망 가동을 일시 중단하려던 방침을 바꿔 정상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주말에도 CD/ATM을 이용한 거래, 폰뱅킹, 인터넷뱅킹 등 온라인을 이용한 모든 거래가 가능하다.

20일 오후 정상영업중인 조흥은행 한 지점에서 대기인원이 50여명에 이르자 예금 인출을 하러 온 고객이 지루한 듯 시계를 보며 부채질을 하고 있다.
20일 오후 정상영업중인 조흥은행 한 지점에서 대기인원이 50여명에 이르자 예금 인출을 하러 온 고객이 지루한 듯 시계를 보며 부채질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준호 홍보실장은 "전산요원이 부족해 미결상황이 많아 주말에 임시로 전산망을 다운시키고 업무를 처리하려고 했으나, 일부 전산망 요원을 확보돼 주말에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다시 진행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흥은행은 이날 오후 9시 30분 홍석주 은행장 명의로 '대고객 통지'를 내고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불가피하게 온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20신-20일 오후 7시30분]


조흥은행 노조 파업 3일째를 맞은 20일 오후 한 조합원이 남편이 데리고 온 두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 파업 3일째를 맞은 20일 오후 한 조합원이 남편이 데리고 온 두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5층은 분위기가 어때요."
"비슷하지 뭐. 몸 아픈 사람은 없고요."
"몸은 괜찮은데, 마음이 많이 아프지."

파업 3일째. 조흥은행 본점에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원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노조원 분임 토의와 상집 회의를 열었지만 뾰족한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매각 방침이 결정됐지만 노조원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23년간 조흥은행에 근무했다는 한 노조원은 "정부가 매각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노조원들은 여기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면서, "허흥진 위원장이 복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절대 일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노조원은 "오늘 아침 정부의 매각 방침이 확정됐다는 보도를 듣고 가족들이 이제 다 끝났는데, 빨리 돌아오라고 전화가 엄청나게 걸려왔다"며, "그렇지만 이 상태로는 도저히 파업을 접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원들의 강경한 분위기 때문에 조흥은행 노조 집행부도 고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가 넘어서까지 정부와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웬만한 안을 가지고는 노조원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흥은행 노조는 19일 새벽 협상에서 통합은행 명칭사용과 조흥은행 출신CEO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어느 쪽도 신한지주회사가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요구다.

금융노조의 한 간부는 "노조원들이 삭발까지 하고 5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흥은행 노조가 협상카드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통합은행 명칭사용이나 조흥은행 출신CEO 가운데 어떤 것도 얻어내지 못할 경우 파업을 왜 했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조흥은행 노조 요구 사항이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아서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흥은행 노조 집행부는 오후7시쯤 부터 향후 계획과 관련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의 '벼랑 끝 전술'이 계속될 경우 정부도 '공권력 투입'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 19신-20일 오후 4시30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 서울 역삼동 중앙전산센터


"제발 소설은 쓰지 말아달라. 52명 전산요원 가운데 26명 노조원들이 오늘 새벽 3시에 나갔지만 전산망 운영은 아직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지금도 현금출금기(CD)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 뱅킹, 폰뱅킹 등을 통한 입출금은 가능하다. 일부 극히 제한적인 문제 부분은 있다고 할수 있지만 잘 돌아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흥은행 전산센터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흥은행 전산센터 ⓒ 오마이뉴스 공희정
조흥은행 노조 파업 사흘째인 20일 오후 1시 4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조흥은행 중앙전산센터 앞에서 정부쪽 파견 직원이 내부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그의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센터 주변은 그 여느때보다 긴장감이 나돌고 있었다.

내부 사정도 마찬가지다. 파업이후 그나마 유지해 온 관리자급 전산요원 26명이 이날 새벽 대거 본점 파업 현장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날 저녁 공자위에서 조흥은행의 매각 승인이 떨어지고 노조쪽의 합류 요청에 전격적으로 응한 것이다.

정부쪽에서 나온 직원은 이들의 파업 합류로 전산센터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주 전산기를 관리하는 요원이 아직 5명이 남아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비 노조원으로 이탈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당초 주 전산기를 담당하는 인원은 모두 15명. 이 가운데 조합원 10명은 지난 18일 새벽 사무실을 빠져 나간 상태다. 결국 5명이 15명분의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내부에선, 일단 20일 하루를 넘긴 후 주말은 어느정도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월요일부터. 현재 남아있는 요원들의 체력이 소진돼 가고 있고, 다음주부터는 월말로, 업무가 가중되면서 최소한의 업무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산센터를 책임지는 박내순 부행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새벽 중간 실무자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바람에 전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해결해줄 인원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며 ”이곳은 지금 어떤 사고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또 "어제까지는 52명의 전산 인원을 총동원해 별탈없이 오늘까지 이어올 수 있었지만, 오늘 마감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당장 내일부터 은행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오늘 새벽 전산 요원들이 나간다고 했을 때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막고 싶었지만 근로기준법상 위법 사항이기 때문에 손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며 "빨리 타협해서 요원들이 복귀하는 일만이 이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20일 낮 12시. 조흥은행 전산센터는 어느 누구의 출입도 금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산센터를 지키는 전경들의 입은 요지부동 움직이지 않았다. 파업 당일부터 방송차량을 이끌고 전산센터 앞에 진을 치고 있는 MBC, SBS 담당 기자들은 녹록치 않은 취재환경에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간혹 협력업체 직원들이 문밖을 나오기도 했지만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파업 당일부터 전산센터 앞을 지키고 있던 각 신문 방송기자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여기에 와 있는데 건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현재 조흥은행 전산센터 주변은 강남경찰서 소속 전경 2개 중대가 24시간 방어를 하고 있다.

[제 18신 - 20일 낮 12시]

"전산직원 25명 이탈했지만 충분히 가동 가능"
"내용에 구애없이 협상하지만 매각 철회 관철"


20일 오전 9시30분 홍보실. 은행 운영과 유동성 위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조흥은행 3명의 부행장이 나란히 섰다.

박찬일 부행장(자금기획본부장)은 조흥은행 가동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전산 직원이 25명 정도 이탈해 현재 76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산은 충분히 가동이 가능하다. CD, 인터넷 홈뱅킹은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점포는 상황이 허락하는 한 모두 열도록 하겠다."

유동성 위기 상황과 관련해 지동현 부행장(자금국제본부장)은 "19일 자금 부족분이 2조 8500억원이었다"면서, "한국은행 RP2조원과 콜머니를 통해 조달했다"고 말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다음 주 콜머니 조달도 어렵다는 게 지동현 부행장의 설명이다. 조흥은행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한국은행에 유동성조절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집행할 수 있는 유동성조절대출 금액은 3조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유동성조절대출 금액 3조원으로도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한편 조흥은행 노조는 고민에 빠졌다.
20일 오전10시 노조 브리핑에는 새벽1시 30분 전산실을 빠져 나온 직원들도 참석했다. 노조는 "28명의 직원이 빠져 나왔다"며 "전산실 운영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용규 노조 부위원장은 "형식과 내용에 구애되지 않고 협상에 임하겠다"면서도, "구걸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부의 전향적 조치'가 없을 경우 파업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노조가 한편으로는 "매각 철회를 끝까지 관철시키겠다"고 밝히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형식과 내용에 구애되지 않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상반된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노조는 구체적인 협상카드와 관련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확실한 고용보장 없이는 노조원들을 설득시킬 명분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조 주변에서는 20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이 기정 사실화된 상황에서 노조원들의 동요가 감지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오후 6시 예금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전철환 위원장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전 위원장 오른쪽으로 김진표 재경부장관,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 김광림 재경부차관이 앉아 있다.
19일 오후 6시 예금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전철환 위원장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전 위원장 오른쪽으로 김진표 재경부장관,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 김광림 재경부차관이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 17신-20일 새벽 05시]
조흥노조 “5자 협상 중단해달라” 요구
노-정 심야 회동 예고된 결렬


조흥은행 전산망 가동중단 위기
직원 이탈로 운영인력 고갈

조흥은행 전산센터 직원들이 대거 이탈함으로써 사상 초유의 은행 ‘전산다운’(전산시스템 가동 중단) 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흥은행 노동조합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매각 승인 결정과 노.사.정 협상 결렬에 따라 전산센터 잔류 인력 52명 중 정규직원 25명을 철수시켰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 중앙전산센터에 근무하는 정규 직원은 27명으로 감소했으며이중 7명도 이날 오전 출근하지 않아 전산망의 정상 가동이 어려워졌다.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새벽 노.사.정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전산다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흥은행 전산 담당 박내순 부행장은 “전산센터 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못해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데다 노조 지도부가 근무지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제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이탈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현재의 인력으로 주말까지는 버틸수 있으나 교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탓으로 잔류 직원들이 워낙 지쳐 있어 다음주 월요일(23일)부터는 전산센터가동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합뉴스
이미 예고된 결렬이었다.

지난 19일 밤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4시간동안 진행됐던 노-정 5자회담은 협상진행중이던 새벽 3시30분께 조흥은행 노조의 요청에 따라 결렬됐다.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은 20일 새벽 회의장을 나오면서 “조흥지부에서 협상 중단을 요청해 와 노-정 5자회동의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과 함께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대표와 정부쪽에선 김진표 경제부총리,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나왔고,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5자회담은 이미 협상 초반부터 회담의 성격을 두고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조흥에 대한 매각철회부터 지주사의 독립성 등을 염두에 뒀던 노동계는 이미 고용조건만을 위한 협상으로 규정하고 들어온 김 부총리쪽과 는 대화 진행이 쉽지 않았다.

기자들에게 공개된 자리에서 이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해 들은 이용득 금노 위원장은 “고용문제라면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데…”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옆에 있던 이남순 노총 위원장에게 “그렇다면 허흥진 위원장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협상은 조흥노조로부터 정부쪽과의 협상 단일창구로 역할을 위임받은 이용득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초 노조쪽에서는 공자위에서 정부안을 승인하기 전에 최대한 노조쪽과 협상을 통해 노조의 입장이 반영된 정부안이 통과되길 원했다.

하지만 이는 무시됐다. 공자위는 거의 원안대로 정부안이 승인됐고, 이후 정부는 당사자가 아닌 제 3자 입장이라며 사실상 노-정간 협상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날 협상 테이블에 노동계를 대표하는 이들 위원장이 나선 것 자체가 판단 착오라는 지적이다. 이미 매각을 인정한 상태에서 곧바로 고용 부분만을 놓고 이야기하자는 테이블에 노동계가 명분을 줘 버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을 의식이라도 하듯, 이용득 위원장은 회담 시작 전에 “이번 협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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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조흥노조쪽 입장은 한마디로 싸늘하다. 정부 매각승인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자칫 오해를 받을수 있는 협상 테이블에 지도부가 나선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은 이날 새벽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칫 현장분위기와 무관한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는 협상”이라며 “이용득 위원장으로부터 협상 참가의사를 받았지만, 어떻게 정부 발표가 얼마나 지났다고 협상에 앉을수 있겠느냐”라며 협상 자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김진표 부총리는 “이날 5자 회담의 결렬이라는 부분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협상이 잠시 중단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조흥은행 조합원의 정서상, 공개적으로 지도부가 신한지주쪽과 만나 향후 매각과정에서의 내용을 논의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물밑 협상은 어느 정도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향후 파업과 매각 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제 16신- 20일 새벽 0시 20분]
은행회관서, 노-정 심야 긴급회동 진행중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9일 저녁 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승인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날 밤 11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9층 대회의실에서 정부와 노동계, 신한금융지주회사쪽 대표자들이 긴급회동을 갖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정부쪽에서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과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노동계에서는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그리고 신한지주금융회사의 최영휘 사장과 송병국 신한지주 경영지원부장 등 모두 6명이 참석했다.

회동에 앞서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은 "공자위의 결정을 연기하고 회동을 갖자고 제의했는데 결정이 내려진 다음에 이런 자리를 갖게 돼 유감이다"며 "이번 자리는 조흥은행 매각 철회와 지주사 독립성, 고용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쪽에서 내놓은 공자위 보도자료 내용은 너무 일방적"이라며 "정부쪽도 당연히 협상의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진표 부총리는 "오늘 공자위 결정 논의과정에서 조흥은행 노조 파업으로 인한 여러 가지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면서 "노동계 쪽에서 신한지주와의 협상을 요청한 만큼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 같은 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야 회동은 신한지주와 노조간 고용조건을 협의하는 자리지만 정부가 협상당사자로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노동계의 정부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은 "공자위 결의에 따라 신한지주가 오랜 역사와 유능한 인재가 많은 조흥은행과 합병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을 뗀 후 "현재 조흥은행 직원들이 심한 고통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조흥은행 노조와 원만한 해결책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 15신- 19일 오후 10시50분]
공자위, 조흥은행 3조3700억원 매각승인
조흥노조, "완전 헐값 매각" 격앙


3시간이 넘는 난항속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9일 저녁 조흥은행의 정부지분 모두를 3조3700억원에 매각하겠다는 정부쪽 협상결과를 승인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 내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회사와 본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19일 오후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조원들.
19일 오후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조원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밤 9시30분께 공자위가 내놓은 회의결과에 따르면 매각 조건으로 신한지주는 정부지분 가운데 51%를 주당 6200원씩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9%는 조흥은행 1주당 신한은행 0.3428주 비율로 바꾸게 된다.

논란이 돼 왔던 사후손실부분은 최대 6500억원까지만 보장해주기로 했다. 조건은 SK글로벌과 카드채 등 9개 부실 여신에 대해 부실이 확정될 때만 사후에 정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에 따라 정부는 사후 손실을 다 해줘도 최소한 2조72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이는 공적자금 금액의 대부분을 회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조흥노조쪽에서 정부와 신한금융지주 등 3자가 참여하는 협상을 제안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협상 당사자는 조흥노조와 신한금융지주회사이며 정부는 직접 참여보다는 환경을 조성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날 저녁 7시부터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문화제 행사를 벌이고 있는 조흥은행 조합원들은 "정부안은 완전한 헐값 매각"이라며 "정부가 노조의 의견을 이렇게 묵살할 지는 미처 몰랐다"며 격앙되면서도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도 앞으로의 파업 방향에 대해 삼삼오오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자위 회의는 예정됐던 시간을 훨씬 넘겨 밤 9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회의 중간에 민간위원과 정부쪽 위원들 사이에 매각 내용의 세부 사항을 놓고 난항이 있었으며 한차례 정회를 하기도 했다.

이날 저녁 8시 40분께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기자실에 들어와 "조금전인 8시30분께 공자위 회의가 1차 정회됐으며 지금 회의장에 일부 도시락이 배달됐다"면서 "민간위원들과 정부사이에 매각조건의 일부 세부사항 3~4가지에서 내용을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전철환 공적자금위원장은 기자회견중 '정부안에 반대하는 위원이 있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애써 "공자 위원들의 만장일치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지만, 이후 "회의가 끝난후 이래저래 말이 많으면 좋지 않다"고 말해 합의가 쉽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유재훈 여의도 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정부의 매각안은 헐값 매각과 함께 신한에 대한 특혜성이 짙다"며 "매각안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었다.

"예상했던 결과, 하지만 끝까지 간다"
공자위 매각 결정 순간 조흥은행 노조원들은...

▲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을 가득메운 6000여 노조원들
밤 9시 30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매각 승인 결정이 전달되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이틀째 문화제 행사를 하던 6000여 노조원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몇몇 노조원들은 집회 도구로 사용하고 있던 '응원 막대봉'를 터트렸고, 일부 여자 노조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결과라며 이내 마음을 다잡고 파업의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신림동 지점의 최흥순(43) 차장은 "예상보다 공대위 회의가 길어진다고 해서 조금은 기대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공대위 통과는 예상했던 일로 처음 다짐처럼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며 이제는 일부 지점에 남아있는 전담 텔러들도 불러서라도 이 싸움을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사수대로 집회 현장을 지키던 경북 지점의 한 아무개(33) 대리는 "억울하고 분하지만 우리는 집행부를 따라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제 외국 자본에 민족 자본을 넘겨주려고 작정한 것 같다. 우리는 약하기 때문에 짓밟힐 수밖에 없지만 아이들에게 어떻게 나라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태원 지점의 구에스더(32) 씨 "이미 각본에 쓰여있는 대로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가 띠 두르고 이런 다고 바뀌겠냐"면서 "이러다가 결국 한국은 외국의 투기자본에 의해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건전한 자금도 아닌 외국의 투기자본의 돈을 지급보증까지 서서 조흥은행을 판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집에 4살짜리 아이가 있는데 할머니가 봐주고는 있다. 그런데 아이가 집 거실 불을 끄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불이 꺼지면 엄마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이다"고 울먹이면서도 "아이가 보고 싶지만 이대로는 안되며 아이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가좌동지점 서성관(37) 대리도 "예상한 결과다. 우리가 파업을 한다고 해서 유리하게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면서 "다들 껍데기만 가지고가라는 마음인 것 같다. 한마디로 같이 망하자는 심정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 대리는 이어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직원들도 오히려 힘을 내는 것 같다. 불확실했던 연대투쟁이 현실화되면서 우리에게 많은 힘이 되는 것 같다. 은행원은 여리다. 하지만 이번 투쟁을 통해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지점 양은미(28) 씨도 "조금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듣고 보니 허탈하다"면서도 "우리의 투쟁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서둘러 매각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만 헛수고 한 것이며 우리의 결심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날만 힘들었지 이제는 익숙해지는 것 같다. 내년에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서 "하지만 지난주 사내 결혼을 한 신혼부부도 있는데 이 까짓 것 못 참겠냐"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용규 조흥은행 노조 부위원장도 "완전한 헐값 매각이다. 앞으로 매각 무효화를 위해 더욱 더 강력한 파업을 전개해 나가겠다"며 말했다.

한편 노조는 공자위의 매각 승인이 날 경우 전산센터에 남은 인력 49명(필수요원 34명과 예비인력 15명)도 모두 철수시킨다는 경고를 던진바 있어 사상 초유의 '전산다운'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공희정 기자
/ 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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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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