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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2신 대체: 오후 6시>

시위대와 노사모 사이, 전남대 대강당 앞 두 풍경


오후 3시20분경 노무현 대통령의 전남대 강연이 끝났다.

'기념식 시위' 한총련 사법처리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전남지방경찰청은 대통령의 5.18 기념행사 참석을 방해한 주동자를 전원 검거, 사법처리 하기로 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18일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5.18 묘지 입구 도로를 점거,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탄 행사차량 진입을 방해, 기념식 지연을 초래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따라 "이날 시위현장을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폭력시위 주동자와 적극 가담자 검거에 나섰으며 이들이 검거되는 대로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학생들은 강제 해산조치하려고 했으나 뒤섞여 있는 일반참배객들이 다치는 등 불상사가 우려돼 대학생들은 현장에 붙잡아 두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총련 5.18 순례단 대학생 1천여명은 이날 기념식이 시작되기 10여분전에 5.18 묘지 입구 도로를 점거한 채 한미 굴욕외교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여 대통령 내외가 탄 차량이 식장에 진입하지 못해 기념식이 18분간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강연을 마치고 대강당을 나오는 노 대통령을 두고 두가지 풍경이 연출됐다. 하나는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시위 학생들. 다른 하나는 노사모 100여 명이 "노무현 당신을 믿습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서 대통령이 가는 길을 배웅하는 모습. 이런 두 장면은 오전 5·18 묘역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노 대통령은 이 사이에서 손을 흔들며 전남대를 나섰다. 노 대통령은 하루 전날인 17일 귀국했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18일 광주를 찾았다. 방미 기간중 노 대통령의 몇몇 발언을 두고 국내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그 후유증은 취임후 처음으로 찾은 광주에서도 나타났다.

서울로 향하는 노 대통령의 머리속에는 어떤 장면이 담겨져 있을까. 자신의 외교활동을 '굴욕외교'라며 규탄하는 학생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당신을 믿는다"는 노사모 회원들, 자신의 방미 활동을 이례적으로 '극찬'하고 있는 보수신문들...

노 대통령은 광주에서 여느때와 같이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자신의 굳은 의지가 변함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노 대통령은 이런 생각을 하며 5·18 23주년의 밤을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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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11신: 오후 3시30분>

일문일답 : "지지자들에게 해명하라"…"한반도 불안 막는 것이 1차 목표"


일문일답이 시작했다. 첫 번째 질문자로 나선 전남대 대학원생 노명석씨는 '방미 굴욕 외교'에 대해 따졌다.

- 방미 중 발언이 후보자 시절과 달라 시민단체와 네티즌 등으로부터 비난이 일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부분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해달라.

"내 생각에는 별로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다. 대등한 한미관계·소파개정 등의 문제를 후보 시절에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대통령으로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인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너무 쉽게, 너무 빨리 무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 불안이 팽배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1차 목표이다. 이 목표는 2차·3차 목표보다 무거운 것이다.

강연회가 진행된 전남대 대강당 옆에서 학생들이 '굴욕외교'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연회가 진행된 전남대 대강당 옆에서 학생들이 '굴욕외교'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안현주
두번째로 미국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가 있다. 비난도 있고 불만도 있지만, 지금 한미관계에서는 여전히 우호적이고 공조적인 관계로 가는 것이 맞다. 그 문제가 (다른 문제보다) 한 수 위에 있다는 것이 맞다.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국내적으로도 지도자가 올바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한미관계의 문제점은 그때그때 문제를 제기해서 수정할 것이 있으면 할테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

질문은 모두 세명이 했다.

노명석씨에 이어 김종현 전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운영위원장은 광양항 인프라 구축방안과 광주 문화수도 육성 방안을 물었다. 노 대통령은 광양항에 대해 "마음이 있으면 작은 정책들은 가게 되어있다, 도와달라"면서 "아주 중요하게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문화수도 육성 방안에 대해서는 "문화관광부 장관이 '퐁피두 센터'를 하나의 모델로 제시하면서 좀더 확장시키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더라"고 답했다.

지방대 육성 방안에 대한 이경재(전남대 경영학과)씨의 질문에 노 대통령은 "연구개발 투자예산이 5조원 정도 책정되어 있는데, 증가시켜서 지방대와 지방산업이 함께 커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나고 서운한 민심을 '다독인' 전남대 강연

ⓒ오마이뉴스 강성관
광주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의 안색은 밝지 않았다. 착잡한 심경이 역력히 배어 있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미국 순방의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광주를 방문한 그에겐 두 가지 해명해야할 것이 있었다. 우선 미국에서 쏟아낸 노 대통령의 '놀랄만한' 외교적 발언에 대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해명이 있어야 했다. 두번째로는 이른바 호남소외론으로 서운해 하고 있는 호남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해명이 필요했다.

노 대통령의 전남대 강연은 결국 두 가지 사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의 발언에 대한 논란과 관련 노 대통령은 '선 핵 후 소파'가 한미간 현안이라고 규정한 뒤 "미국이 너무 쉽게, 너무 빨리 (북한에 대해) 무력적 수단을 안쓰게 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문제와 직결된 북한 핵문제의 키워드를 쥐고 있는 "미국 사람 듣기 좋은 소리"를 했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해명이다. 노 대통령은 "실제로 관계를 돈독히 하고 왔으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두 번째 해명은 서운한 호남인들을 향했다. 노 대통령은 "(광주경선 1등 만들어 대통령 만들어준 것을) 잊지 않고 있고 있으며 선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로 호남과의 일체감을 재차 강조했다.

부산 신외항 개발과 대비되며 논란이 됐던 광양항 개발문제에 대해서 노 대통령은 "아주 중요하게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수도' 논란과 관련 "우리나라를 동북아 중심국가로 만들겠다는 전략에 반드시 문화와 문화산업 분야를 포함시키라고 하는 것은 광주전남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하고 "광주전남을 아시아 문화예술의 메카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의 5.18 전남대 특강은 '성나고 서운해 있는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5.18 해명'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착잡한 대통령의 안색'은 명암을 달리하게 될 것이다. / 이주빈 기자

<10신: 오후 3시>

"노무현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오후 3시경 노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끝났다. 현재 일문일답이 진행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강연은 전체적으로 '방미 굴욕외교' 논란과 '호남 소외론'을 다독이는 내용이었다. 노 대통령은 "노무현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하는데, 그렇다,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재야에 있을 때 두려움 없이 문제제기를 했고, 국회의원 초선 때도 비슷한 의정 활동을 했습니다. 당 중진 때는 대안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보니 중진 때 대안 생각하던 그런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대통령으로서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의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한지 80일 정도 됐는데,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예전에 '실패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버텼던 의지를 쉽게 버리지 않겠습니다. 실패한 후보자가 실패한 대통령보다 낫다는 생각을 관철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90년대 이후 정치적 역정 속에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화합과 통합'이라는 목표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9신: 오후 2시40분>

전남대 도서관 앞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시민과 학생들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의 강연을 보고있다.
전남대 도서관 앞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시민과 학생들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의 강연을 보고있다. ⓒ 안현주
순조로운 강연 시작...
도서관 앞 멀티비전에서 600여 시민·학생 경청


오후 2시15분경 강연이 시작됐다. 우려하던 바와 달리 노 대통령의 전남대 강연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진행되고 있다. 전남대생 100여명이 강연이 진행되는 대강당 옆 도로에서 시위를 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강연을 막지는 않았다. 다만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강연이 진행중인 현재까지도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대형 멀티비전도 설치됐다. '봉지'라고 불리우는 전남대 도서관 앞 잔디밭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에는 대강당 안에서 이뤄지는 강연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전남대 총장의 인사말이 끝나고 2시30분 경 노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았다. 멀티비전 앞에 있던 시민과 학생 600여명의 시선이 한곳에 고정됐다. 한편, 노 대통령의 강연이 시작되자 학생들이 "굴욕적인 외교발언 사과하라"며 학생회관에서 교내방송을 하기도 했으나, 학교측에서 전기 스위치를 내렸다.


<8신: 낮 12시50분>

긴장 감도는 전남대, 학생 50여명 노 대통령 식사장으로 몰려가고


오후 2시로 노 대통령의 강의가 예정된 전남대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강의 장소는 전남대 대강당. 낮 12시30분 현재 학생 50여명이 대강당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경찰과 대통령 경호실에서는 관광 버스와 학교 버스를 이용해 학생들 앞을 막고 있고 사복 경찰 50여명도 배치돼 있다.

약 10분 후 노 대통령이 전남대에 도착해 용봉홀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강당 주변에서 시위를 하고 있던 학생 50여명은 그쪽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식당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표면적으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학생은 "대통령의 특강 자체를 막으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면담을 통해 미국 방문 중 발표한 대북 관계에 대한 발언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 차가 5·18 묘역 후문으로 나와 전남대로 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 차가 5·18 묘역 후문으로 나와 전남대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7신: 낮 12시>

여야 정치인들, 묘역 담장을 넘어나오다


뒷문으로 출입한 노 대통령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담을 넘어 밖으로 나왔다. 물론 쫓기듯 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징적인 장면이 광주 5.18 묘역에서 연출됐다.

정동영, 신기남, 천정배, 김영환, 김성호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기념식이 끝나고 정문으로 걸어오다 학생과 경찰에 의해 정문이 막혔음을 알았다. 난감한 상황. 뒷문까지 가려면 한참을 가야한다. 이들은 출입문 옆을 돌아 담장을 넘어 밖으로 나왔다. 그리 높지 않은 담장은 넘기에 좋게 되어 있다.

다른 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그 후 정문 앞에 도착한 최병렬 한나라당 의원과 김원웅 개혁당 대표도 막힌 정문을 돌아 담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사진기자들이 있음을 알고 한참을 담따라 걷던 이들은, 결국 담을 넘었다.


<6신: 오전 11시50분>

노 대통령, 나갈 때도 후문으로


노 대통령은 5·18 묘역을 나갈 때도 들어올 때처럼 후문을 이용했다. 정문이 여전히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정문 앞 학생들은 노 대통령이 입장 한 후에 자진 해산 하려고 했으나 둘러싼 경찰들은 포위를 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통령께서 퇴장할 때까지 감싸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묘역을 막 빠져나간 현재도 경찰의 포위는 계속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과 참배를 마친 뒤 후문으로 나와 전남대 강연을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과 참배를 마친 뒤 후문으로 나와 전남대 강연을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5신: 오전 11시45분>

망월동 패션, '안티조선' 고깔모자


노 대통령의 기념사에 이어 '님을 위한 행진곡'이 망월동 묘역에 울려퍼지며 공식 기념식이 끝났다.

지금 망월동 묘역에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기념식에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안티조선 신문'을 정문 밖에서 나눠주고 있는데, 그 신문이 묘역 안에서는 고깔모자로 변했다. 더운 날씨에 참석자들이 모두 고깔모자를 만들어 썼기 때문이다. 졸지에 5.18 행사장에는 '안티조선' 모자가 유행이다.

망월동 묘역 주변에는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이끄는 '명계남과 함께하는 부산대 빛고을 순례단'도 눈에 띈다.

"학생 시위 이해하지만, 글쎄…"
대통령 특강 앞 시위 바라보는 광주 시민들

▲ 5·18 묘역 앞에서 한총련 학생들 약 1000여명과 이를 막는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
ⓒ안현주


취임후 처음으로 찾은 노무현 대통령의 광주방문은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반증하듯 시민들은 노 대통령의 특강 예정시간보다 두시간 이른 정오부터 전남대로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노 대통령의 굴욕적 외교를 비판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학생들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광주 용봉동에서 왔다는 황동열(56)씨는 "노무현을 선택했으면 잘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는 '책임론'을 주장했다. 황씨는 "아직까지 우리가 처한 상황이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굴욕적 외교라고 하는데 대통령을 한번 믿어보자"고 말했다.

전남대에 재학중인 박효정(23)씨 역시 "국가정책을 다루는 입장과 대통령 개인의 생각은 별개"라며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광주가 맞은 모처럼 큰손님인 노 대통령의 5·18기념식 참석과 전남대 특강이 학생들의 시위로 인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학생들의 입장은 이해하나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시민은 "그래도 국가원수가 5·18항쟁 추모와 특강을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아왔는데 학생들의 시위 때문에 행사일정에 차질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교대생 이영희씨는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늘은 약간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 이승후 기자

<4신: 오전 11시40분>

노 대통령 "국민통합은 역사의 소명"


노 대통령은 5·18 기념사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내부분열로 시간과 국력을 낭비해서는 시간이 없다"면서 "대립과 투쟁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집중과 통제에서 분권과 자율로, 소외와 차별에서 참여와 공존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통합은 참여정부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역사의 소명"이라며 "우리 함께 손잡고 나가자"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문 앞에는 학생 1000여명과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 도민 여러분.

오늘 광주 민주화 운동 23주년을 맞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5.18 영령들 앞에 앞에 머리 숙여 감사드리면서 삼가 명복을 빕니다.

그날의 아픈 상처와 함께 지금까지도 슬픔과 고통을 겪고 계시는 유가족들과 부상자 여러분들께도 충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이러한 아픔을 겪으면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오신 광주시민과 전남 도민여러분께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영령들에게 헌화분향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영령들에게 헌화분향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광주 민주화 운동은 우리의 민주화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남겼습니다. 1980년 당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광주의 함성은 정부와 언론에 의해서 불순분자와 난동으로 왜곡되기도 했습니다. 자유와 정의, 인권을 부르짖은 시민들은 폭도로 매도됐습니다. 정의와 양심의 분노가 군부독재의 총칼 앞에 무참히 짓밟혔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5.18 광주는 승리의 역사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5.18광주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뜨거운 열기는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져 마침내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룩하는 토대가 되었고 오늘 참여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참여정부는 바로 5.18 광주항쟁의 숭고한 희생이 만들어낸 정부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참여정부는 5.18광주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개혁과 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국정 목표인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 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실현함으로써 광주 민주화 운동을 최종적으로 완성시켜 나갈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수많은 개혁 과제들이 있습니다. 사회각 분야에서 원칙과 신뢰를 바로 세우고,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뿌리내려야 합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지방 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을 이루는 것도 숙제입니다. 무엇보다도 국민이 진정한 주인으로 대접받는 정치와 행정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정직하게 땀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아야 할 때입니다.

내부분열로 시간과 국력을 낭비해서는 시간이 없습니다. 대립과 투쟁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집중과 통제에서 분권과 자율로, 소외와 차별에서 참여와 공존으로 나가야 합니다. 참여정부의 국정원리인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자율과 분권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바로 국민통합입니다.

국민통합은 참여정부가 반드시 이루내야 할 역사의 소명입니다. 우리 함께 손잡고 나가십시다. 개혁과 통합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희망찬 시대를 열어갑시다.

이곳 5.18 국립묘지에 잠들어 계신 애국 영령들이 우리를 지켜주시고 또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 참석한 여야정치인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 참석한 여야정치인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3신: 오전 11시30분>

남총련, 규탄 성명 발표 "전남대 강연 불참 호소하겠다"


1000여명의 남총련 학생들은 망월동 묘역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명서 제목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사죄와 반성 없는 노무현의 망월동 참배와 전남대 방문을 반대한다>.

이들은 "(노 대통령이) 망월동 참배와 전남대 강연을 통해 사대성을 숨기고 개혁성으로 포장하려하고 있다"면서 "계획적이고 음모적인 이번 광주 방문은 광주에 대한 모독이며 5월 영령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주장하며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한미 공동성명을 철회하고 오월 영령과 민족 앞에 사죄하라.
미국의 간섭을 무시하고 지속적인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라.
한반도 전쟁을 조장하는 부시의 대북 적대정책을 반대하라.


이들은 노 대통령의 전남대 강연과 관련해 참석하려는 학생들에게 불참을 호소하고 방문 규탄집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전남대 강연은 2시로 예정돼 있다. 망월동 묘역 앞에서 벌어진 대치 분위기가 오후 2시 전남대에서도 또 한차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대통령이 도착하자마자 공식 추모행사가 시작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5·18 오전 11시20분>

노 대통령, 망월동 신묘역 후문으로 진입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 망월동 묘역 후문으로 들어갔다.

11시12분 노 대통령 내외가 탄 차가 망월동 묘역으로 진입했지만, 5·18 신묘역 정문 앞에는 학생들 1000여명이 경찰과 대치중이었다. 기념식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학생들과 이들을 막는 경찰로 인해 정문은 자연스럽게 봉쇄되었다. 한차례 심한 몸싸움이 오간 후 학생들은 정문 도로에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이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차가 망월동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정차를 하고 않은 채 곧바로 신묘역 후문으로 이동했다. 노 대통령은 후문을 통해 망월동 묘역으로 들어갔다.


<1신: 5.18 오전 11시>

5·18 기념식장 앞 대학생 1000명 시위


노사모 회원들이 5·18 묘역 앞에서 잡초를 뽑는 그림을 들고 있다.
노사모 회원들이 5·18 묘역 앞에서 잡초를 뽑는 그림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5·18 광주민중항생 23돌을 맞는 18일 오전 11시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묘역에는 '5·18 민중항쟁 23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약 1000여명의 유족과 정치인, 시민단체, 일반인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 노 대통령 내외가 행사장에 도착하지 않아 행사가 지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5·18 묘역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망월동 신묘역 정문 앞에서는 광주지역 대학생 약 1000여명이 경찰과 대치중이다. 이들은 지난 17일로 끝난 노 대통령의 방미 결과를 '굴욕적인 외교'라며 "굴욕외교 노무현은 광주를 떠나라", "광주학살 미국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생들은 한때 경찰의 저지를 뚫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1명이 실신해서 실려나갔고, 여러 명이 다쳤다.

한편 오늘 기념식은 개회식과 국민의례, 헌화, 정수만 유족회장의 5·18민주화운동 경과보고, 김준태 시인의 헌시낭송, 노 대통령의 기념사, 광주시립합창단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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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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