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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권에 의해 부산 인재들이 싹쓸이 당하고 있다"
"YS와 민국당 관계 다 밝히면 깜짝 놀랄 일 많다"
"언론이 나를 막가파로 만들었다. 나는 '영도다리' 왜곡 보도의 희생양"

부산 서구에 출마하는 민국당 김광일 후보와의 열린인터뷰의 제목들이다. 이 제목들을 보고 어떤 생각들이 드는가? 난 오마이뉴스가 갑자기 한심하게 여겨진다.

이런 내용들을 제목으로 뽑다니?
오마이뉴스가 김광일 후보의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하루아침에 지역감정의 전파자로 나섰나?

흔히 신문을 볼 때 우리들은 제목을 먼저 본다. 그리고 제목이 쇼킹하거나 도발적이면 그 아래 본문기사를 보게 된다. 그만큼 제목은 중요하다.

열린 인터뷰가 무엇인가? 인터뷰를 열어놓는다는 뜻이다.
동시에 인터뷰를 당하는 사람도 열려 있어야 한다. 즉 오마이뉴스는 인터뷰 대상과의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당연히 가해야 한다. 그런데 김광일 후보와의 열린 인터뷰 내용들을 보면, 기존의 언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대표적 인사로 언론에 거명된 김광일 후보. 그에게 오마이뉴스는 마치 면죄부를 주는 듯한 일부 유도성 질문을 던지고 있고, 그러한 내용을 여과없이 그대로 싣고 있다.

이 인터뷰를 본 독자들의 반응을 보자.
오히려 열린 인터뷰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갑 씨는 '말만 합리주의자인가?'라는 의견을 통해 "어떻게 지역감정에 대한 말 중에 호남사람 중 똑똑한 사람은 모두 기용이 돼 충분히 누릴 만큼 누렸다는 식의 말이 나올 수 있나 갑자기 호남사람들이 똑똑해져 떼거지로 고위직에 올랐다는 식의 말을 할 수가 있나 참으로 답답한 언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탈지역주의민이란 이름으로 의견을 올린 이는 제목을 "이런 얘기 들으면 부산 사람들까지 싫어진다"라고 뽑았다. 그리고 "부산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예전에 노무현 떨어뜨리고 허삼수 뽑아준 일부터 해서 요즘 지역감정의 첨병에 선 꼴이며. 김광일 씨, 김기춘 씨 같은 사람이 영남의 인재이고 물먹은 인재입니까? 요번에 노무현 씨 또 떨어뜨리면 부산사람들 싫어하고 싶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지역감정을 정화해야 할 오마이뉴스의 기사로 인해 지역감정이 유발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오마이뉴스 인터뷰 진의 질문 또한 지적하고 싶다. 질문과 답변에 나오는 '부산사람들'이 그것이다.

부산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를 지칭하는가?
부산에 사는 모든 사람은 부산사람들인가?
토착 부산주민을 말하는 것인가?

부산에 살면 다 지역감정에 앞장서고, YS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DJ는 무조건 반대하는 것인가? 천만에 그렇지 않다.

지난 15대 총선에 부산지역의 투표율은 60%에 머물렀다.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

부산지역의 정당별 투표율을 보자.
당시 신한국당은 총 유효투표 1,581,518표 가운데 882,583표를 획득했다. 국민회의, 민주당을 비롯 비 신한국당·무소속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가 698,935표에 달했다.

부산지역의 경우, 지난 91년 민자당 합당 이전을 상기해보자.
당시 YS가 이끌던 야당인 민주당의 아성이었다. 당시에 민주당을 지지하던 그 표가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물론 후보들도 대부분 그대들이다.

이러한 현상을 볼 때 지역감정이 정치의사를 통해 발현되는 현상을 단순하게 '부산사람들'이란 뭉뚱그린 단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대단히 비과학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한 의식인 것이다.

부산사람들의 계층과 연령, 출신지 등에 따른 다양한 정치의식을 고려하지 않고, 이를 도식화시켜 '부산사람들'이라고 표현하고, 질문을 한 오마이뉴스 취재진의 의식의 오류를 지적하고 싶다.

오마이뉴스의 열린인터뷰는 날이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는 지향점과 방향을 아직은 찾지 못하고 있다.

냉철하고 과감하게 공격적인 질문과 때로는 인터뷰 대상자를 무릎꿇게 하는 용맹성을 열린 인터뷰는 보여야 할 것이다. 열린 인터뷰의 대상자들의 일방적인 얘기만을 오마이뉴스에 열어주는 것이 '열린 인터뷰'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어불성설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오마이뉴스의 열린인터뷰는 지금 명백히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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