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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이 19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해 "그 사람이 집권하면 단군이래 희대의 정치보복이 난무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비판,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정대 원장은 이날 오후 총무원 청사에서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대선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니 당에서 떠나라고 쫓아내려 하고, 김광일 ·신상우씨에게 공천을 주지 않는 것을 보면 얼마나 독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대 원장은 이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하림각에서 열린 '국운융창과 국민화합을 위한 신년 대법회' 봉행사에선 "시골사람 한 명이 마음을 잘못 먹으면 기껏 세 사람 죽지만, 지도자가 한번 생각을 잘못하면 많은 사람이 피를 보게 된다"며 "앞으로는 불자들이 비상생하는 사람을 전부 쓸어내자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종교계의 부적절한 만남 - 유창선 기자

또 정대 원장은 안기부 예산의 선거자금 지원사건과 관련, "1천억원이 안기부 돈이든 정치자금이든 안기부에서 나온 게 문제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대 원장은 "여야 영수회담에서 상생의 정치에 합의해놓고 야당이 '한건을 가져가면 또 뭘 가져갈까' 궁리가 그것 뿐"이라며 "(여야 정쟁을)이제 끝내고 국민 마음을 편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그렇게 말한 게 사실이라면 내가 들은 말 중에서 가장 좋지 못하고 편향된 말"이라고 반박했다.

권 대변인은 "나라가 아무리 흐트러지고 정치가 아무리 엉망진창이 된다 하더라도 종교지도자만은 이성을 잃지 말고 편향된 자세보다는 중립에 서서 잘못된 정치 흐름에 대해 올바른 충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부대중을 구하고자 하는 큰스님이 해선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또 "참으로 믿고 싶지 않고, 있어서도 안될 말이 있었던 것 같다"며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편향되지 않은 자세를 갖고 사부대중을 구하는 심정으로 정치하는 사람에게 좋은 말을 들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계종 총무부장인 원택스님은 이같은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보복정치가 반복돼서는 안되고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조에서 말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정대 총무원장과 김중권 대표간의 문제의 환담 요지

정대 총무원장 "정권초창기의 여론은 잘한다는 것이었다. 미적미적해 여론이 돌아가고 있다. 1000억원이 안기부 돈이든 정치자금이든 안기부에서 나온 것이 문제 아니다. 영수회담에서 상생의 정치를 합의했다. 그런데 '한 건 가져가면 또 뭐 가져갈까' 궁리가 그것뿐이다. 이제 끝을 내야 한다. 국민들의 마음속을 편하게 해야 한다. 동해로 갖고 들어가더라도 5년 믿고 투표한 것 아니냐. 잘했던 못했던 지켜봐야 하는데...."

김중권 대표 "야당이 입만 열면 총선 민의를 주장하니 97년 대선 민의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5년 국정을 끌고 갈 책임과 의미가 있다. 야당이 대통령을 상대 않겠다고 말하는데 그런 발상을 보면 흠칫 놀라게 된다. 나라 운명 맡겨 놨으면 감싸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이 뽑았는데 국민에게 묻는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정대 총무원장 "야당이 정권재창출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잘하면 일본은 50년도 하고 미국은 3선, 4선도 한다. 잘하면 10년이고 1백년이고 하는 것이다. 안 맞는 소리 자꾸 한다. 그런데 국민이 그걸 들어요."

김 대표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국민들이 받아주지 않으면 곤란한데 이것을 나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대 총무원장 "자기들이 집권해도 그렇게 해야지. 대통령이 인기가 없다고 피켓을 밟고 당을 떠나라고 쫒아 내고 김광일, 신상우 공천 안주고 얼마나 독하냐. 그 사람이 집권하면 단군이래 희대의 보복정치가 난무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것을 국민들이 감시해야 하는데... 이 정권 실수한 것이 있다. 의약분업을 충분히 준비 않고 시행해서 민심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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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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