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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은 참사로 숨진 단원고 고 유예은양의 18번째 생일이다. 예은아빠 유경근씨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편지를 남기며, "예은이를 위해 생일초 18개를 따로 준비했는데 힘껏 불어 줄 거지?"라며 "(진실을) 다 밝힌 뒤 가겠다고 해 놓고 약속 못 지켜 미안해"라고 썼다.
▲ "예은아, 그간 내 딸로 살아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10월 15일은 참사로 숨진 단원고 고 유예은양의 18번째 생일이다. 예은아빠 유경근씨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편지를 남기며, "예은이를 위해 생일초 18개를 따로 준비했는데 힘껏 불어 줄 거지?"라며 "(진실을) 다 밝힌 뒤 가겠다고 해 놓고 약속 못 지켜 미안해"라고 썼다.
ⓒ 유경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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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고 유예은양의 18번째 생일이다. '예은엄마' 박은희씨는 이 날 오전 딸 예은양의 페이스북에 "엄마 뱃속에서 10개월, 이 세상에 나와서 16년 6개월…. 엄마의 기쁨이 돼줘서 고마워"라며 "엄마가 힘들어할까봐 늘 속으로만 삭히며 '괜찮다'고 하던 너, 거기선 눈치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예은 아빠'인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예은이를 보러 추모공원을 가려 한다"며 딸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예은이를 위해 생일초 18개를 따로 준비했는데 힘껏 불어 줄 거지?"라며 "(진실을) 다 밝힌 뒤 가겠다고 해 놓고 약속 못 지켜 미안해"라고 썼다. 해당 글은 올린지 한나절이 지난 15일 오후 5시께, 500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200여회 공유됐다. 

유씨에 따르면 유양은 1997년 10월 쌍둥이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겁 많고 몸 약한 소녀였지만 커서 '가수가 되겠다'며 보컬 학원에 다니는 등 당차고 열정적인 학생으로 자랐다. 지난 4월 16일, 단원고 친구들과 세월호 여객선을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던 유양은 참사가 발생한지 7일 만인 4월 23일, 차가운 시신으로 부모에게 되돌아왔다.

아래는 유경근·박은희씨가 딸 예은이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 전문이다.

# 아빠가 예은이에게

예은아, 아빠가 많이 망설이다가 말을 거네…. 

예은아… 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17년 동안 정말정말 자랑스러운 딸로 함께 살아줘서 고마워.
영원히 예은이 아빠로 살게 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아빠가 가장 필요할 때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해.
아직도 4월 16일이라서 미안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하면서도 매일 쓰러져서 미안해.

모든 게 다 미안해.
안산으로 이사 와서 미안해.
단원고등학교에 보내서 미안해.
수학여행 못 가게 할 걸 그러지 못해 미안해.
학교 앞에서 헤어질 때 커다란 과자상자 못 들어다 줘서 미안해.
그때 꼬옥 안아주면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할 걸 그러지 못해 미안해.
전화 왔을 때, 거기서 빨리 나오라고 말하지 못해 미안해.

그리고,
아빠가 예은이 아빠여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정말 못난 바보 멍청이 아빠의 딸로 다가와 준 예은아, 사랑해.
오늘은 예은이만을 위해 생일 초 18개를 따로 준비했어. 힘껏 불어 줄 거지?

예은아, 허락해준다면 예은이 보러 추모공원에 가보려고 해.
다 밝혀내고 오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약속 못 지켜서 정말 미안해…….

# 엄마가 예은이에게

예은아
엄마 뱃속에서 10개월
이 세상에 나와서 16년 6개월
엄마의 기쁨이 되어줘서
고마워
예은이가 아니었으면
힘들었던순간들
어찌 버텼을까
엄마가 힘들어할까봐
속으로만 고민하고
화를 삭혔던

그래서 늘 괜찮아를
입에 달고 살았던

그래서
고맙고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곳에서는 눈치보지말고
아프면 아프다
힘들면 힘들다
했으면 좋겠어
보고싶다
너무나 소중한 우리딸

생일축하해


태그:#유경근, #예은아빠, #유예은, #박은희,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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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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