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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4 대전교육감 선거에는 두 명의 진보진영 후보가 출마했다. 그리고 두 후보가 모두 낙선했다.

두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날선 공방을 벌였다. 그 중 하나가 이면합의 논란이다. 진보후보로 나선 최한성 후보는 지난 4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한숭동 예비후보 측에 자리를 양보해 줄 테니 교육감에 당선되면 좋은 자리를 달라고 했다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나는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감 후보에서 사퇴하는 조건으로 당선 후 좋은 자리를 요구했다'는 허위 내용이 유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진보후보로 꼽히는 한숭동 예비후보 측은 "최 후보 측에서 이면 합의를 제안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양 측 후보가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이 공방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면합의 공방은 선거가 끝난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최 후보 측이 "이면합의를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은 나도 잘 아는 전교조의 책임 있는 간부"라고 구체적으로 대상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최 후보 측은 또 이 같은 얘기를 양심선언한 지역의 활동가로 부터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지목된 '전교조의 책임 있는 간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이 때문에 최 후보 측이 이 같은 사실을 직접 확인해 줬다는 '지역의 활동가'가 누군인지에 이목이 쏠렸다.

최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대전충남보건의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소속 김아무개 운영위원(약사)이 먼저 최 후보 측에 "언급한 '지역의 활동가'가 누구냐"며 "나를 지칭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김 운영위원에 따르면 기자회견 하루 전인 지난 4월 3일 최 후보 측 선거관계자가 찾아와 그에게 '이면합의설을 누구에게 들었냐'고 캐물었다.

김 운영위원은 "이날 최 후보 측 관계자가 이면합의설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해 '누가 그 말을 꺼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고, 대전지역 진보교육감 후보가 단일화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 게 전부"라며 "이를 이면합의설을 유포시킨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양심선언으로 둔갑, 사실을 크게 왜곡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후보 측에 전화와 문자, 내용증명, 대면 등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최 후보 측이 답변을 하지 않자 김 운영위원이 속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전충남지부'(이하 건약)가 나서 최 후보에게 공문을 통해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10여 년째 의료민영화반대 등 연대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 운영위원은 물론 건약 등 보건의료단체 전체에 대한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다.  

최 후보는 지난 5월 27일 건약에 보낸 답변을 통해 "이면합의를 했다는 음해를 김 운영위원을 통해서만 들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김 위원은 본인이 직접 듣고 확인한 대로 우리 캠프 동지들에게 얘기해 준 것 뿐"이라며 "김 위원이 전교조 관계자와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덮을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면합의설'의 진원지가 전교조대전지부이고 이를 확인해 준 사람이 김 운영위원이라고 밝힌 것이다.    
  
최 후보는 지난 5월 28일 김 운영위원에게 보낸 휴대폰 문자를 통해서도 "김 위원이 최초 발언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결자해지를 해도 최초발언자가 해야 할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모든 것을 다 열어놓고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선거가 끝난 지난 17일 최 후보 등 선거사무소 관계자와 김 운영위원 등 건약 관계자 등이 마주앉았다. 하지만 문제해결까지는 가지 못했다.

건약 측은 "최 후보 측에 단일화에 대한 바람을 양심선언으로 왜곡시킨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며 "하지만 최 후보 측은 '김 위원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강조했다.

건약 측은 이날 ▲이면합의설에 대한 전면재조사  ▲ 최 후보 측과 김 운영위원간 당초 대화녹취록 공개 ▲이를 통한 최 후보의 정중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김 운영위원은 "최 후보 측의 기자회견 후 두 달이 넘게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했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까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개인의 명예는 물론 소속 단체 연대사업의 신뢰가 걸린 만큼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태그:#대전, #진보교육감, #이면합의설, #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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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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