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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회사측인 노조게시판에 PIP 교육관련 글을 올린 과장을 찾아내 컴퓨터를 압수하는 등 사후처리에 돌입하자 이를 비난하는 조합원들의 글이 노조홈페이지 게시판에 있따라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 회사측인 노조게시판에 PIP 교육관련 글을 올린 과장을 찾아내 컴퓨터를 압수하는 등 사후처리에 돌입하자 이를 비난하는 조합원들의 글이 노조홈페이지 게시판에 있따라 올라오고 있다
ⓒ 현대차일반직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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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간부사원인 과장이 24일 오전 울산 동부경찰서에 현대차 회사측을 권리행사방해죄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현대차 인사부서는 지난 20일 오후 3시께 현대차 울산공장 한 부서에 있던 A과장 업무용 컴퓨터를 압수하면서 당사자에게는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A과장은 곧바로 울산 동부경찰서에 회사를 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출동하지 않자 24일 경찰에 직접 고소장을 접수하러 나선 것.

취재 결과 A과장은 공대와 대학원을 나와 지난 1990년 당시 현대그룹 대졸 공채에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후, 현대차 울산공장을 희망 지원해 지난 23년 동안 근무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소위 현대 엘리트 사원인 그는 왜 회사를 고소까지 하게 된 것일까?

현대차, '간부사원 취업규칙·PIP 교육'에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들 반발

A과장은 이날 현대차 회사측을 고소하기에 앞서 현대차노조의 법률자문을 구한 후 도움을 약속받았다. 그가 속한 간부사원들의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일반직지회'는 현재 현대차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고소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일 오후 3시쯤 벌어졌다. A과장은 인사부서 사람들이 "회사의 기밀문서를 노조 홈페이지에 올려 기밀을 누출했고, 컴퓨터는 회사가 지급한 것"이라며 압수하자 반발했다.

그가 올렸다는 글에는 현대차 회사측이 과장 이상 간부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역량강화교육(Performance Improvement Plan, 이하 PIP) 관련 글이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4년부터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시행해 왔는데, '본분에 어긋나면 해고', '월차수당 없음', '연차는 25개 이내' '3년간 2회 이상 징계면 해고' 등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PIP 교육으로 고용불안을 느낀 간부사원들은 지난 3월 노조를 결성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현대차일반직지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실행한 PIP 교육 이수자 271명 중 75명이 자진 퇴사 또는 해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PIP 교육 후 점수가 낮으면 징계를 받는데, 간부사원 취업규칙에 있는 '3년간 2회 이상 징계면 해고' 라는 지침이 곧 'PIP 교육 대상자는 해고' 라는 불안감을 자리잡게 하고 있는 것.

A과장은 지난 3년간 매년 2회씩 모두 6번의 PIP 교육을 받았고, 징계도 받은 바 있다. 고용 불안을 느낀 그는 노조게시판에 자신이 경험한 PIP 교육 관련 사항을 올렸던 것. 또한 IP 추적을 통해  PIP 교육 내용을 게재한 당사자를 찾은 회사측은 곧바로 컴퓨터를 압수하고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A과장은 "현대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후 그동안 회사를 위해 일만 해왔다"며 "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2003년 말 정리해고 대상이 된 후 고통을 겪어 왔고,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PIP 교육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고용불안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일반직 지회는 "사용중인 컴퓨터를 압수하는 행위는 형법 제323조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며 또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현대차 단체협약 제22조(인권및 개인정보 보호)를 위반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노조게시판에는 회사측의 컴퓨터 압수를 비난하는 조합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승건 일반직 지회장은 "불법행위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만약 편파적으로 수사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당사자가 회사 보안문서를 유출해 이를 적발하고 그 내용을 보려하자 거부하길래 컴퓨터를 가져간 것"이라며 "컴퓨터는 회사 소유이기 때문에 보안 문서 유출을 조사하기 위해서 해당 컴퓨터를 수거한 것은 정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태그:#현대차 PIP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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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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