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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박맹우 울산시장과 범야권 후보단일화 간의 대결구도 여부로만 관심을 모아왔던 6·2지방선거 울산광역시장 선거가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이 한나라당 공천을 통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다 11대, 15대 울산 국회의원을 지낸 이규정씨가 범여권으로 출마할 뜻을 밝히면서 울산시장선거가 복잡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3월 중순쯤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강길부 의원의 울산시장 출마설은, 사실상 수개 월 전부터 지역정가에 퍼졌다. 

 

기폭제는 지난 2월 4일 한 중앙일간지가 'MB의 부·울·경 복심 이들을 보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였다. 기사는 "강길부 의원의 거취는 이 대통령의 의중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출마한다면 이 대통령이 수락했거나 최소한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한 것. 때를 맞춰 강 의원은 본격적이 행보를 시작했다.

 

강길부 의원 측도 이같은 보도사실을 적극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 측근은 4일 "강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언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4대강 TF 팀장으로 임무를 잘 완수하지 않았나,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고 전했다.

 

이후 지역언론들도 '박맹우=친박' '강길부=친이'로 규정해 잇따른 분석 기사를 내보내면서 강길부 의원의 출마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울산시장 후보로는 한나라당에서 이운우 전 경남지방경찰청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공천을 따기 위한 활발한 선거활동을 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와 진보신당 노옥희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고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박맹우 시장과 강길부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은 상태다.

 

강 의원은 지난 3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와 울산MBC 취재에서 "세종시 정국이 마무리되면 당 지도부는 물론 청와대에서 후보 공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강길부 의원의 울산시장 출마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수 차례 박맹우 울산시장의 태화강 업적을 칭찬하면서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삼겠다고 한 사실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강길부 의원으로서는 임기를 2년이나 남겨 둔 상태에서 의원직을 내놔야하는 큰 모험이고, 박맹우 시장의 경우 3선에 올인해 놓은 상태로 다른 길이 없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공천 여부에 따라 휴유증이 클 전망이다.

 

강길부 의원과 박맹우 시장은 지난 2002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경선을 벌여 박 시장이 공천권을 따냈었다. 때문에 이번 공천 경쟁은 리턴매치가 되는 셈이다. 

 

야권은 표정 관리

 

강길부 의원의 한 측근은 "강 의원이 국가적으로는 4대강 TF팀장 역할을 잘 완수했고, 울산으로서는 KTX 울산역 유치, 울산국립대학 유치 등에서 많은 일을 했다"며 "이제 울산도 미래지향적인 비전으로 새로운 지도자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길부 의원이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8%로 시작된 여론 지지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출마선언을 하면 박맹우 시장을 금방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정당 등 야권에서는 "어느 시대인데 대통령이 공천을 좌지우지 하나"며 지적하면서도 내심 좋은 기회라는 반응이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한 당직자는 "강길부 의원의 출마는 진보진영으로서는 천재일우의 기회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실 야권단일화가 이뤄져도 박맹우 시장과의 대결은 8년간 시장을 하면서 쌓은 인지도 때문에 피나는 접전이 예상됐다"며 "강길부 의원 가세로 한나라당의 치열한 공천 경쟁과 뒤이어지는 여권 다자구도는 진보진영이 울산시장에 당선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는 만일 박맹우 시장이 공천 경쟁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 확실하다는 정가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외 지역 정가에서는 만일 강길부 의원으로 한나라당의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친박으로 분류되는 박맹우 시장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 등 친박계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울산시장 선거는 앞으로 한나라당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큰 격랑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맹우 시장 측은 이런 흐름을 일축하면서도 적잖이 경계하는 눈치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한나라당에는 당헌과 당규가 있는데 정정당당히 공천 경쟁을 하면 되는 것"이라면서도 "굳이 덧붙이자면 울주군민들이 군을 위해 일하라고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분이 이를 저버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규정 전 의원은 "이제 지역을 위해 마지막으로 일할 나이"라며 "현재 친박연대와 의사를 타진 중이며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강길부#울산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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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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