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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진보개혁세력의 후보단일화는 지상명제가 된 것일까? 1997년 DJP 연합,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이어 2007년에도 정동영-문국현을 중심으로 한 후보단일화도 기정사실처럼 되었다.

 

그 첫 물꼬가 터졌다. 정해구·서동만·손혁재·김호기 등 진보개혁 진영의 학자들로 구성된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 27'(약칭 '의제 27')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경쟁을 통한 진보개혁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중에는 정동영·문국현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수들이 포함되어 있어 그 실효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하수(연세대) 김연철(고려대) 교수는 정동영 캠프에, 홍종학(경원대) 안병진(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문국현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정당정치 위기 속, 언론 검찰 재벌이 정치 압도

 

이들의 문제의식은 정당정치의 위기에서 출발했다.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와 무관심이 심화되는 가운데 "재벌·언론·검찰 등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정치적 영향력은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다른 수단의 의한 정치가 정당과 정치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

 

특히 진보진영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좋은정책포럼·코리아연구원·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에서 활동해온 이들 학자그룹은 "민주적 경선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 점을 뼈져리게 반성한다"며 "앞으로 남은 후보단일화의 과정을 민주적으로 아름답게 진행시킬 때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후보단일화가 승리를 위한 정치적 야합이나 선거공학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들이 설정한 후보단일화의 대상은 이른바  범여권으로 묶이는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창조한국당), 이인제(민주당) 후보 외에도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도 포함됐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정동영-문국현 단일화를 핵심 축으로 삼는 분위기다.

 

위기에 빠진 진보 "후보단일화라도 아름답게"

 

대선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은 60여일. 이들이 설정한 단일화 추진 단계는 이렇다. 우선 각 후보의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책경쟁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의제 27' 소속 학자들은 생산적인 정책 경쟁을 위해 내주 초부터 '27대 진보개혁 정책 의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후보 단일화가 단지 후보 한명을 선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책 연합'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령 정동영 후보의 평화정책과 문국현 후보의 경제정책은 상호보완적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노동 분야에 있어서도 850만 비정규직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서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시키자는 것. 김호기 교수는 "후보들이 합의할 수 있고, 합의해야 하는 정책의 마지노선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신망있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후보단일화 기구'를 제안했다. 과거 단일화가 밀실거래에 의해 이뤄졌다며 정책경쟁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내년 총선을 겨냥, 권력 지분에 의한 단일화 협상을 경계했다.

 

'의제27'에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은 다음과 같다.

 

고동현(연세대, 사회학), 김근식(경남대, 정치학), 김연철(고려대, 정치학), 김영범(한림대, 사회학), 김정훈(성공회대, 사회학), 김종걸(한양대, 경제학), 김태일(영남대, 정치학), 김하수(연세대, 국어국문학), 김호균(명지대, 경제학), 김호기(연세대, 사회학), 문진영(서강대, 사회복지학), 박용수(서강대, 정치학), 박은홍(성공회대, 정치학), 박준식(한림대, 사회학), 서동만(상지대, 정치학), 서보혁(이화여대, 정치학), 손혁재(경기대, 정치학), 안병진(경희사이버대, 정치학), 오현철(전북대, 정치학), 이상이(제주대, 예방의학), 이태수(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사회복지학), 임채원(서울대, 행정학), 조현옥(이화여대, 정치학), 정상호(한양대, 정치학), 정해구(성공회대, 정치학), 최태욱(한림대, 정치학) 홍종학(경원대, 경제학)

 

이상 27명 (가나다 순)


태그:#의제27, #후보 단일화, #정동영,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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