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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고 김춘봉 노동자 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빈소가 있는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족인 고인의 아들(가운데)과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석 본부장(왼쪽), 금속노조 이우봉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한진중 고 김춘봉 노동자 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빈소가 있는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족인 고인의 아들(가운데)과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석 본부장(왼쪽), 금속노조 이우봉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 윤성효

[8신 : 28일 오후 5시10분]

한진중 대표이사, 권영길 의원 등 조문


한진중공업 김정훈·홍순익 두 대표이사(조선부문)가 고 김춘봉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때마침 같은 시간에 빈소를 찾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을 만나 대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홍 대표이사는 28일 오후 4시30분 경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을 찾아 조문한 뒤 고 김춘봉씨의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한진중 두 대표이사는 "안타깝다"는 말을 전하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같은 시각 권영길 의원이 빈소를 찾아 김·홍 대표이사와 마주쳤다. 권 의원은 서울신문 파리특파원으로 있을 때 당시 파리에서 근무하던 김정훈 대표이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인연이 있으며, 지난해 김주익·곽재규씨 사망 사건 뒤에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빈소 앞 접견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편 한진중 사측과 '한진중 고 김춘봉 노동자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는 29일 오후 2시 한진중 부산 영도공장에서 첫 교섭을 벌이기로 했다.

고 김춘봉씨 빈소에는 노동단체 대표들의 조문이 줄을 잇고 있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28일 저녁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민주노총 금속연맹은 28일 오후 옥천에서 새 임원진을 뽑기 위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는데, 금속연맹 관계자들은 회의를 마치는 대로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동단체와 시민단체의 성명이 줄을 잇고 있다. 27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서 성명을 낸데 이어, 28일 참여연대는 '한진중 비정규직 노동자 김춘봉씨의 죽음, 더 이상 덮고 갈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비정규직의 무분별한 확산을 가져올 것이 명백한 파견법 개정안,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정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7신 : 28일 낮 12시10분] 대책위-한진중 29일 첫 교섭

27일 새벽 자살한 한진중 비정규직 고 김춘봉씨 사건과 관련해 사측과 대책위 간의 첫 교섭이 29일 열릴 예정이다. '한진중 고 김춘봉 노동자 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빈소가 마련되어 있는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에 대한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온 한진중 기업문화과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볼 때는 한시라도 빨리 교섭에 들어가는 게 좋다"면서 "문건이 접수되는 대로 교섭에 임할 것이며, 대책위에서 29일 교섭을 하자고 하니 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고인의 죽음 앞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어제부터 회사에서도 비상대책팀을 꾸려 가동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한진중지회(지회장 차해도)는 28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여부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진중은 부산 영도와 다대포, 울산, 마산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파업에 들어갈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대책위는 사측에 제시한 요구사항 중에는 60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으며, 2차 대책회의 등을 통해 요구안을 좀더 구체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대책위는 28일 저녁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위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단병호 의원이 28일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고인의 자살 현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민주노동당도 진상조사단을 꾸려 28일과 29일 마산에서 현지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고 김춘봉씨는 자살하기 하루 전날 누나와 금속노조 한진중지회 교육선전부장인 권용상씨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인은 누나한테 전화를 걸어 '딸을 부탁한다'는 말을 했으며, 이상하게 느낀 누나가 고인의 딸한테 전화를 걸어 회사까지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인과 같은 아파트에 살며 계모임을 같이 했던 권용상씨는 "26일 저녁 8시경 전화가 와서 사적인 이야기만 하고, 20년 넘게 근무했는데 안타깝고 괴롭다고 해서 촉탁직 기간종료에 대해 고민이 많은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권씨는 "고인은 아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아들 착하제'라 하며 눈물을 글썽여 요즘 생활이 힘들다는 정도로 생각했다"면서 "막상 사건을 당하고 보니 그 전화가 여러 가지를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윤성효

[6신 : 28일 오전 10시 30분]

대책위, 비정규직 차별법안 철폐 촉구


'한진중 고 김춘봉 노동자 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10시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측에 대해 '파견법 개악'과 '기간제 개악' 등 비정규직 차별법안을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정부와 자본은 비정규직보호법 폐기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철폐할 것"과 "정부는 국민들이 실업의 고통과 생존의 벼랑으로 몰린 절망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획기적인 사회안전망 확충방안을 제시할 것" 등을 제시했다.

대책위는 한진중 사측에 대해 "고 김춘봉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힐 것"과 "재발방지대책을 제시할 것"도 함께 촉구했다. 대책위는 고 김춘봉씨 자살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똑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받고 길거리로 내몰리고, 결국에는 목숨마저 버려야하는 비참한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끝장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하여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대책위는 이번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장례를 진행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고 김춘봉씨의 유가족들은 장례 등 모든 내용에 대해 민주노총에 위임해 놓은 상태다. 또 대책위는 29일부터 사측과 첫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대책위는 금속노조(위원장 김창한)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지부장 문영만), 금속노조 경남지부(지부장 허재우), 민주노총 부산본부(본부장 최용국),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이흥석)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대책위는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하고 민주노동당과 노동단체,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5신 : 28일 새벽 0시 40분]

노동계 대책위 구성, 29일 사측과 첫 교섭 벌이기로


민주노총 부산본부.경남본부, 금속노조는 27일 밤 12시경 한진중 마산공장 비정규직 고 김춘봉씨 자살사건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열고 요구사항과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노동계는 대책위 이름을 ‘한진중 김춘봉 노동자 대책위원회’로 정하고,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로 했다.

대책위원회는 오는 29일 한진중 사측에 대해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대책위원회는 사측에 대해 유족보상과 장례 절차 진행과 관련해 협의를 벌일 것으로 보이며, 60여명인 사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요구사항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측에 대해서는 파견법 등 근로기준법 개악 시도 중단과 노동자 권리 입법 쟁취를 위한 요구사항도 내놓을 예정이라 밝혔다.

김춘봉씨의 빈소가 마련된 마산 삼성병원에 노동자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춘봉씨의 빈소가 마련된 마산 삼성병원에 노동자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 윤성효
[4신 : 27일 밤 10시]

김춘봉씨 빈소에 노동자들 조문 줄이어


27일 새벽 한진중 마산공장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한 고 김춘봉씨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는 마산 삼성병원 영안실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노동자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한진중 부산공장 노동자들을 비롯해, 금속노조 이우봉 부위원장과 부산양산지부 문영만 지부장, 경남지부 허재우 지부장, 한진중지회 차해도 지회장 등이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빈소에서는 고 김춘봉씨의 아들(25살)과 딸(23살)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한진중공업 소속인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이흥석 본부장은 “오늘 서울 국회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단식농성에 결합하기 위해 상경하다가 소식을 듣고 빈소로 왔다”며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유족측은 금속노조 한진중지회 차해도 지회장 앞으로 모든 문제를 위임한 상태다. 차 지회장은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이흥석 본부장과 이우봉 부위원장, 차해도 지회장 등 지역 노동계 대표들은 이날 밤 10시경부터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차 지회장은 “아직 대책회의의 이름도 정하지 않았으며, 오늘 저녁 회의를 해봐야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나올 것”이라 말했다.

차 지회장은 “요구사항에는 재발방지대책과 사내 비정규직 문제해결책 마련, 유가족 보상문제 등이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차 지회장은 한진중공업 울산, 마산, 다대포, 영도공장에는 총 60여명의 비정규직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고 김춘봉씨와 같이 정규직으로 있다가 희망퇴직한 뒤 촉탁직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촉탁직으로 들어온 직원, 간접고용 형태의 파견 직원도 있다.

한편 김씨의 빈소에는 마산동부경찰서 관계자와 한진중 사측 관계자도 나와 대책회의 진행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3신 대체 : 27일 저녁 8시 30분]

'비정규직 대책' 요구하는 노동계 성명 줄이어
한진중 사측 "사태해결 방법 찾고 있다"


고 김춘봉씨.
고 김춘봉씨. ⓒ 윤성효
한진중 마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김춘봉씨 자살사건과 관련 노동계가 비정규직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가진 자들이 다들 크리스마스의 흥겨운 기분에 취해 곤한 잠에 빠져있을 시간에 한 노동자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무슨 말을 덧붙이겠는가. 옛말에 백성이 풍족해야 경제가 산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 "지금 한국은 백성이 죽어가고 있다. 이런 판에 위정자들은 시장경제가 어떻고 고용유연화가 어떻고 하면서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식자들이 이런 꼴이니 백약이 무효다. 유식한 당신들은 들어야 한다. 김춘봉 동지가 남긴 말을"이라고 질타했다.

한국노총도 '비정규직 차별 철폐하라'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고인의 죽음은 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 없이 비정규직만 양산하려는 정부와 사용자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얼마나 더 많은 비정규직이 목숨을 끊어야 비정규직에 대한 미련을 버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회는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의 비정규관련법안을 일방적이고 강제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노사정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풀 수 있는 사회적 틀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이날 개인 성명을 내고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확대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비정규직 확대, 노동유연성 증대는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고, 이들을 고용불안정에 몰아넣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중 사측도 김씨의 죽음에 관련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한진중 김동진 상무는 27일 저녁 8시경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이 대책회의를 거듭해서 갖고 있다"면서 "회사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우리 사업장 내에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회사는 이 문제에 관해 좋은 길이 열리도록 모든 방법을 다 찾고 있고, 장례 절차를 유족과 협의하고 회사에서 모든 성의를 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비정규직이란 직업이 정말로 무섭다"
[유서 전문] 고 김춘봉 한진중공업 노동자

24년간 이 회사를 위하여 몸과 청춘을 바쳤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이렇게 밖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누구를 원망하지도 미워할 수도 없지만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정말로 죽이고 싶다. 돈없고 힘없는 사람은 모두 이렇게 해도 좋단 말인가.

그 당시 마산 및 부산, 울산 공장에서는 많은 동료들이 명퇴를 하였다. 타의든 자의든 생활건이 멀리 떨어져 불안한 마음으로 명퇴를 하고 또 나이가 많다고 명퇴시키고 근무지가 편안하다고 명퇴를 시켰다.

나 역시 그중 한사람이다.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 시달리며 명퇴권고를 받았다. 그 당시 단지부장 김영수, 노무차장 이창형 두 사람이 나에게 수없이 권고하였다. 또한 그 당시 산재환자도 보상을 해주면서 일괄정리 해고하였다.

나는 이곳 현장에서 작업 중 다리를 다쳐 병원생활을 10개월 하였다. 그후 노동부로부터 9급이라는 산재등급을 받았다. 회사 노무팀에서 나에게 이러한 제안이 들어왔다. 산재보상보다는 명퇴를 하고 돈이 좀 작더라도 미산공장 운영할 때까지 촉탁근무를 해주겠다고 하면서 나에게 권하였다.

나 역시 많은 생각 끝에 촉탁근무를 하기로 하고 명퇴를 하였다. 그후 2003년 5월 1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마산공장 운영시까지 촉탁을 연장시켜 준다는 문구가 없어서 아니된다고 하니 관리부장 노무차장이 회사규정상 그러한 문구를 삽입할 수 없으니 이해하여 달라면서 저희 두 사람이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서명을 권하기에 믿고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후 두 사람은 회사 공금을 착복하여 회사에서 해고당하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나가라고 하여 정말로 미치겠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관리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나에게 말 한마디 없이 올 6월부터 공장장 이상준, 시설차장 이남수, 관리 김종현 과장 등 관리팀에서는 외주(성광기업)를 주기로 구두계약을 하며 성광에서 고압가스 교육을 가도록 하였다.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11월 23일 면담을 해보니 모두가 끝난 상태였다. 회사는 자기 편한대로 또한 자기들 하고 친하다고 이렇게 할 수 있냐. 한사람 가정이 파탄하는 줄 모르고...

그후 공장장 이남수 김종현 등 많은 면담을 해보았지만 안되었다. 절대 못 나간다, 차라리 여기서 죽겠다고 수차 이야기를 하여도 도와주지도 보지도 않았다. 힘없고 돈없는 사람은 모두 이렇게 되어도 되는지 정말 회사는 너무하다.

현재 마산에서는 촉탁근무자가 나 외에 6명이 더 있다. 이들 역시 나처럼 나가라고 하겠지. 그 사람들도 나와 똑같은 이유로 명퇴 촉탁을 하였다. 부탁도 하고 애원도 해보았지만 모두 허사다. 계약만료일만 되면은 쫓아내겠지.

다시는 이러한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 나 한사람 죽음으로써 다른 사람이 잘 되면.. 비정규직이란 직업이 정말로 무섭다.

벌써 혼자서 집에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며 생활한지도 21일째다.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구나 나도 지쳐진다. 저번에 다친 허리가 왜 이렇게 아픈지.. 꼭 이렇게 하여야만 회사는 정신을 차리는지...

지금 밖에서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꼭 그 사항이 이루어지길 간곡히 원하고 싶다. 그렇게 하여야만 나같은 사람도 인간대접 받을 수 있지.. 한진중공업에서도 비정규직이 죽었다는 것을 알면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은 좋은 대우를 해주겠지...

차 지회장님. 그리고 권용상 김동웅 이홍은. 나의 이러한 고충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으며 꼭 이 문제를 풀어주길 바랍니다.

2004년 12월 26일 김춘봉


[2신 : 27일 오후 5시 30분]

유족측, 민주노총에 장례절차 등 위임


민주노총은 27일 새벽 한진중공업 마산공장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김춘봉씨 자살사건에 대해 유족측으로부터 장례절차 등에 대해 위임을 받아 향후 일정을 밟아 나가게 된다.

김씨의 아들(22, 공익근무요원) 등 유족들은 이날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앞으로 사측과의 교섭과 장례절차, 보상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와 금속연맹 경남본부 등 노동계는 27일 저녁 고인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는 마산삼성병원 영안실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동계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할 것으로 보이며, 한진중의 정리해고까지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28일 마산에 파견할 예정이다.


한진중 마산공장 비정규직 촉탁직 김춘봉씨가 남긴 유서 일부.
한진중 마산공장 비정규직 촉탁직 김춘봉씨가 남긴 유서 일부. ⓒ 오마이뉴스 윤성효
[1신 : 27일 오전 11시 20분]

한진중공업 마산공장 촉탁직 사원이 27일 새벽 '비정규직의 설움'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 회사 가스창고 담당자 김춘봉(50)씨가 한진중 마산공장 도장공장 입구 계단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경비용역업체 옥아무개씨는 이날 오전 7시경 아침 청소를 위해 도장공장으로 가던 도중 김씨를 발견, 경찰서와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옥씨에 의하면, 김씨는 도장공장 입구 계단 위쪽에 나일론 끈으로 목이 매인 채 달려 있었다. 김씨의 시신은 구급대에 의해 마산삼성병원으로 후송되어 영안실에 안치되었다.

김씨는 1980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타코마(주)에 입사했으며, 2003년 5월 명예퇴직한 뒤 촉탁직으로 재입사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중이다.

유서 발견 "아무런 성과 없이 쫓겨나"

김씨의 집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었다. 유서에서는 "24년간 회사를 위해 몸과 청춘을 바쳤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이렇게 밖으로 쫓겨나게 되었다"면서 "누구를 원망하지도 미워할 수도 없지만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정말로 죽이고 싶다.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은 모두 이렇게 해도 좋단 말인가"라 되어 있다.

또 김씨는 "자의든 타의든 생활권이 멀리 떨어져 불안한 마음으로 명퇴를 하고, 또 나이가 많다고 명퇴시키고, 근무지가 편안하다고 명퇴를 시켰다"면서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 시달리며 명퇴 권고를 받았다"고 적어 놓았다.

또 "나는 이 곳 현장에서 작업 중 다리를 다쳐 병원생활을 10개월 했다"면서 "회사 노무팀에서 나에게 이러한 제안이 들어왔다. 산재보상보다는 명퇴를 하고 돈이 좀 적더라도 마산공장 운영할 때까지 촉탁근무를 해주겠다고 하면서 나에게 권했다. 나 역시 많은 생각 끝에 촉탁 근무를 하기로 하고 명퇴를 했다"고 내 놓았다.

김씨는 최근 촉탁직 연장과 관련해 사측과 면담한 과정도 적어놓았다. 유서에서는 "11월 23일 면담을 해보니 모두가 끝난 상태였다. 회사는 자기 편한 대로, 자기들 하고 친하다고 이렇게 할 수 있냐. 한 사람 가정이 파탄하는 줄 모르고 …"라며 "절대 못 나간다. 차라리 여기서 죽겠다고 수차 이야기를 해도 도와주지도 않는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은 모두 이렇게 되어도 되는지. 정말 회사는 너무한다"라 되어 있다.

편지지 5장에 쓰여진 유서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지금 밖에서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고 있다. 꼭 그 사항이 이루어지길 간곡히 원하고 싶다. 그렇게 하여야만 나 같은 사람도 인간 대접받을 수 있다. 한진중에서도 비정규직이 죽었다는 것을 알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은 좋은 대우를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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