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8일 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만나 국가보안법 처리를 비롯한 임시국회 정상화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당 원내대표는 오늘(19일) 밤 또한번의 회동을 통해 임시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양당이 이번 회동을 통해 4대 개혁법안에서 국보법을 분리함으로써 대타협을 이루어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즉 국보법 처리는 내년 초로 미루고 예산안과 파병연장안을 23일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한 뒤 국보법을 제외한 3대 개혁법안은 상임위에서 논의하자는 것.

현재 양당이 협상의 전권을 지도부에 일임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당 지도부가 당내 온건파의 '현실주의 노선'을 선택할 경우 이러한 대타협안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양당 강경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우리당 "예산안-파병연장안 처리부터"...한나라당 "국보법 법사위 상정 철회"

양당은 18일 비밀회동에서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등은 조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데까지는 공감했지만 4대 개혁법안 처리방식에 대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현재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당의 주장을 단순화하면 열린우리당은 '협의처리'를, 한나라당은 '합의처리'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임시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국보법 처리문제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국보법의 처리시점만 명확하게 해준다면 굳이 연내처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국보법을 제외한 과거사청산법 등 일부 쟁점법안은 상임위에 공식 상정해 연내에 처리하자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에 관한 한 '연내처리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지난 17일 전격 제안한 것처럼 국보법은 법사위가 아닌 별도의 기구에서 논의하자는 기존견해를 되풀이하고 있다.

다만 열린우리당이 4대 개혁법안에 대한 합의처리를 약속한다면 특히 국보법의 법사위 상정을 철회한다면 연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예산안과 파병연장안은 처리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처리 시점을 명확히 한다면 국회 법사위 논의를 전제로 국회내 특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을 연내처리 하지 않겠다는 점을 전제로 민간이 참여한 협의기구나 여야간 원탁회의 설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여야는 달이 뜨면 피고 해가 뜨면 지는 월야화 같아"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9일 낮 출입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이 4대 법안에 대해 합의처리를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의견차가 현격하다"며 "오는 23일까지 당내 의견을 수렴하면서 대야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재천 의원은 "국보법에 관한 한 한나라당의 당론은 없다"고 일축한 뒤 "단일안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독자안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태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의) 법사위 상정을 철회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 달라"며 "공은 이미 열린우리당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정국을 푸는 책임도 여당에 있다"고 열린우리당을 압박했다.

특히 임 대변인은 현재의 여야관계를 '달이 뜨면 피었다가 해가 뜨면 지는 월야화(月夜花)'에 비유하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양당 협상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열린우리당은 오늘 밤 있을 원내대표 회동결과를 바탕으로 내일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수렴에 나서고, 한나라당도 오전 상임운영위를 열어 임시국회 정상화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김원기 의장, 23일 본회의 사회 볼까?

양당의 원내대표 회동 결과와 함께 김원기 국회의장의 대응도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오는 23일 본회의를 강행해 예산안과 파병연장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김 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볼지 불투명해 단독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김 의장은 지난 16일 여당이 단독소집한 국회 본회의의 사회에 응하긴 했지만 여야 합의를 강조하며 안건 의결은 거부해 명분을 쌓은 터라 여야가 합의점을 못찾을 경우 '국익'을 명분으로 여당의 단독처리에 협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는 18일 아침 김원기 의장을 만나 예산안과 파병연장안을 연내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