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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2일 밤 11시13분]

▲ 단식농성단이 묵언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독재의 탄압채찍 국가보안법 폐지하라!"는 플래카드의 구호가 선명하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국민단식농성단(이하 단식농성단) 참가자들이 건강악화로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다.

51일째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던 송현석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이 22일 오후 6시10분 묵언 촛불행진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2일부터 시작해 현재 단식농성단에서 가장 오랫동안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송 위원장은 단식 후유증으로 호흡곤란이 일어나 앰뷸런스에 실려 녹색병원으로 실려갔다.

이후 20분 뒤 역시 묵언 촛불행진을 벌이던 박영미 부산여성회장도 서울 종각 부근에서 고통을 호소, 앰뷸런스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박 회장은 17일간 계속된 단식으로 몸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다.

묵언 촛불행진 대열이 광화문에 도착할 무렵 이송자(전국연합 전주·완주연합. 단식 10일째)씨와 심진숙(민주노동당 부평갑지구당. 단식 10일째)씨가 쓰러져 다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송현석·박영미·이송자·심진숙·강신원... 후송자 속출

묵언 행진에 이은 문화제에서도 병원으로 실려가는 참가자가 속출했다. 문화제가 끝날 무렵인 저녁 8시25분경 강신원(한국청년단체협의회 서울지역협의회 사무국장. 단식 17일째)씨가 쇠약한 몸상태로 인한 심한 두통으로 또다시 병원으로 실려가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녹색병원에 실려간 5명의 농성단 중 송현석씨와 심진숙씨의 상태가 상당히 안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호 국민단식농성단 지원단장에 따르면 송씨는 입원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에도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수액 투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심씨는 소금과 물도 못 넘길 정도여서 "단식을 풀라"는 의사의 권고를 받고 있다.

이 지원단장은 "다른 3명은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안정을 취한 뒤 여의도 천막 농성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은 촛불이 거대한 횃불 되어 국보법을 태우리라"

▲ 단식농성단이 광화문 교보문고 옆에서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한편 영하의 기온도 국보법 폐지를 향한 단식농성단의 의지는 꺾지 못했다.

단식농성단은 이날 오후 5시15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출발, 광화문까지 2시간 동안 묵언 촛불행진을 벌였다.

단식농성단은 검은색으로 X표가 그어진 흰 마스크를 쓰고 촛불을 든 채 4열로 서서 1개 차선으로 행진을 했다. 국가보안법에 눌려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사회임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대열의 맨 앞에서는 "둥둥 둥둥둥" 울려퍼지는 북소리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차량 방송이 어우러지고 있었다.

차량 방송에서는 "국보법은 친일파가 만들었고 독재권력의 수문장 역할을 했으며 6.15 공동선언조차 무시하는 법이다, 자유를 보장하고 민주를 실현하기 위해 국보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오후 5시55분 단식농성단은 종묘 앞에서 잠시 멈췄다. 촛불을 점화하기 위해서였다.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의 염원을 담아 서로 불을 옮겨붙였다.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말없이 외치며 행진을 계속, 저녁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에 도착했다. 대열을 정비한 단식농성단은 교보문고 옆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 7시40분부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국보법을 영화 <반지의 제왕>의 절대 반지에 비유하며 "절대 반지가 사라졌듯 이 시대 절대 반지 역할을 하는 국보법도 반드시 폐지될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참가자들은 사회자 제안에 따라 묵언시위 동안 참았던 사자후를 터트리며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다.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밀실야합 중단하라" 등의 힘찬 구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40여분간의 촛불문화제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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