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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김지은 김진희 김덕련 기자
사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기자



▲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가보안법' 글씨를 태우고 난 뒤 나타난 '민주' 불글씨 주변을 돌며 대동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보법 폐지를 염원하는 촛불 18일 저녁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5000여명이 모여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대표자들이 '국가보안법' 화형식을 거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6신 최종신 : 18일 밤 9시20분]

7000여 참가자들, 대동놀이로 마무리


"둥둥둥"

거대한 북소리와 함께 대회장 무대 앞에 세워진 '국가보안법'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에 불이 붙여졌다. 현수막이 다 타자 그 자리에는 '민주'라고 적힌 불 글씨가 나타났다. 국보법이 폐지되어야만 민주주의의 참뜻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의 상징의식이다.

이어 밤 8시30분께 7000여명(경찰추산 5000명)으로 불어난 집회 참가자들은 모두 일어나 손을 맞잡고 행사장을 도는 대동놀이를 벌이자 흥은 최고조에 달했다. 행사장에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 울려 퍼졌다.

국민연대 측은 "오는 24일 성탄절 전야와 연말에 다시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만나자"는 메시지로 밤 8시40분께 행사를 마무리했다.

방독면 쓰고 단식농성 13일째
7000여 촛불 속에서 만난 사람들

▲ 13일째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청계천 노점상인 김정영씨.
ⓒ오마이뉴스 권우성
18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 정문 앞에는 촛불을 지켜든 수많은 사람들을 옆으로 한 채 홀로 방독면을 쓰고 말없이 앉아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단식농성 13일째 접어든 김정영(43. 국가보안법폐지시민연대)씨. 김씨는 '우리 국민은 자유로운 숨을 쉬고 싶습니다'라고 쓰인 노란색의 보자기를 앞에 깔고 방독면을 쓴 채 앉아 있었다.

청계천에서 노점상을 하고있다는 김씨는 "국가보안법으로 오염된 세상에서 숨쉬기 힘들어 방독면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5일 전부터 국회 앞 정문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방독면을 쓰고 있다"면서 "국보법 폐지가 진행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국회 앞으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답답하지 않은가'라고 묻자 김씨는 "가끔 숨쉬기가 거북하고 습기가 차서 안경을 자주 닦아내야 한다"면서도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날 수 없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금 김씨가 가장 먹고 싶은 것은 '빨간 초고추장을 듬뿍 찍은 회'. "국보법이 폐지되는 날까지 방독면을 쓰고 단식을 계속 할 것"이라는 그는 당분간 좋아하는 회를 먹기는 힘들 듯하다.

장애인 콜택시 불러서 나온 뇌성마비 부부

귀가 찢어질 듯 큰 노래소리가 들려나오는 스피커와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참가자들을 뒤로 한 채 휠체어를 타고 촛불을 들고 있는 남편과 그 옆을 지키는 아내가 눈에 띄었다.

남편 이동석(38. 민주노동당 강서지구)씨는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 뇌성마비를 앓았고, 아내 봉상희(30. 민주노동당 강서지구)씨는 어릴 때 경기를 앓아 신체 오른쪽이 마비됐다고 한다.

남편 이씨는 추운 날씨에 입까지 얼어 말하기가 더욱 불편해 보였지만, 차디찬 겨울 공기 속으로 따뜻한 입김을 뿜어내며 힘들지만 또박또박 입장을 밝혔다. 이씨는 "그동안 국가보안법으로 국민들이 너무 많은 억압을 받아왔다"면서 "이렇게 수많은 국민들이 원하는데 이제는 폐지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인터뷰 중 촛불이 꺼져버리자 이씨는 아쉬운 마음에 꺼진 촛불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이씨 옆에서 왼손으로 촛불을 꼭 움켜쥐고 있는 아내 봉씨. 휠체어를 탄 남편의 앉은 키 남짓할 정도의 자그마한 체구의 봉씨는 "외출하기 힘든 아파트에 살지만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서 광화문까지 왔다"며 "국보법 폐지를 위해 힘들게 단식하고 있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힘내라"고 격려했다.

봉씨는 또 "국회의원들은 편하게 살기만 할 뿐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른다"며 "국보법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꼭 연내 폐지되도록 노력해달라"며 17대 국회에 간절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 김진희 기자

▲ 18일 국보법 폐지를 위한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 의원, 김용갑 의원을 풍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함성을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5신 : 18일 밤 8시40분]

최민희 "<조선>은 남한 최대의 구라조직"


▲ 부모와 함께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어린이.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남한 최대의 구라조직'.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이 붙인 <조선일보>의 별명이다.

이날 최 사무총장은 연단에 올라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태도와 조선의 보도행태를 냉소했다. 최 총장은 조선을 향해 "국보법이 폐지되면 광화문 네거리에서 인공기를 흔들어도 처벌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데, 진짜로 국보법이 없어지면 직원을 시켜 인공기를 흔들게 해보라"며 "우리 국민의 수준을 조선 정도로 폄하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또 최 총장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심재철 한나라당 의원, 김원기 국회의장, 열린우리당에게 "내 말대로만 하면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며 훈수를 두기도 했다.

최 총장은 박 대표에 대해서는 "대권에 그렇게 도전하고 싶으면 국보법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은 할 일 없어서 대권에 도전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문수 의원에게도 "주성영 의원이 간첩암약 주장했을 때 왜 가만히 있었나, 나는 아직도 김 의원이 고문을 받고 나온 뒤 '그 놈들은 완전 인간백정이었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며 "고문정당에 들어가니 고문이 '꽃놀이' 같은가"라고 비판했다. 최 총장의 훈계는 심 의원에게로 향했다. 그는 "80년대 심 의원과 함께 거리에서 군부독재 반대투쟁을 했던 우리가 부끄러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다"며 "더이상 동지를 팔아 입신하려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열린우리당에게는 "조선일보를 보지 말라, 과반의석 만들어주니 왜 뒤로 가고 엎어지고 미끄러지느냐"는 말을, 김 의장에게는 "'지둘려' 좀 그만 하라, 그 '지둘려'가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그만 지둘리라고 하고 의사봉 좀 휘두르라"는 조언을 남겨 큰 박수를 받았다.


[4신 : 18일 저녁 7시50분]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 "국보법 폐지안 상정이 날치기인가"


"열린우리당에 엄중히 경고한다. 더이상 수구보수의 눈치를 보지 말라. 적당히 타협하려는 정치적 술수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나라당과 함께 맛을 잃은 소금처럼 역사의 쓰레기통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이강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 공동대표의 대회사에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치켜들며 함성을 질렀다.

이 대표는 참가자들을 향해 "이 나라를 이끌어온 사람은 청와대 대통령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도 아닌 어둠의 길을 불로 밝힌 국민들"이라며 "우리 국민은 미군장갑차에 의한 효순·미선 희생사건 때도, 대통령 탄핵 때도 이곳 역사의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고 외쳤다. 이 대표는 "국보법 폐지는 하나의 법을 없애는 문제가 아니라 왜곡된 우리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남매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인 김삼석씨가 연단에 올라와서 '국가보안법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왔는데, 저는 살아서 나와서 죄송하다'며 큰절을 한 뒤 국가보안법에 의해 고문당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또 이날 무대에는 이른바 '남매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인 김삼석씨가 올랐다. 김씨는 무대에 오르자 시민들을 향해 큰 절을 한 뒤 "이런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죄송스러워 큰 절을 했다"면서 "국보법 때문에 숱한 사람이 죽어나갔지만 저는 안기부 지하실, 대전 교도소에서 살아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간첩단 사건으로 안기부 지하실에 갇혔을 때 그 수사라인에는 정형근(의원)이 있었고, 안기부 프락치에게 간첩사건을 만들라고 지시했던 지휘선상에도 정형근(의원)이 있었다"며 "'간첩공장당'이 바로 한나라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씨는 "당시 저를 성노리개처럼 고문하고 취급했던 수사관이 아직도 안기부에 있다"며 "국보법을 영원히 역사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큰 절 하는 고문피해자 "숱한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나는 살아나왔다"

▲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연단에 올라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에 앞서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도 연단에 올랐다.

최재천 의원은 먼저 자신을 '날치기 의원'이라고 소개했다. 최 의원은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로서 국보법 폐지안을 기습 상정한 일을 두고 누군가 '날치기를 했다'고 하는데, 합법적 법안상정인가 날치기인가"라며 물었다. 이에 참석자들은 "합법적!"이라고 화답했다.

최 의원은 "299명 국회의원 중 161명이 동의한 법안에 대한 상정과 심의조차 거부한 한나라당의 행동이 진정한 민주주의냐"고 성토했다. 최 의원은 다시 "악법을 폐지하는 것이 국회의원인가, 악법을 지키는 것이 국회의원인가"라고 되묻고는 "누군가는 민생이 먼저지 무슨 국가보안법이냐고 하는데, 인권, 사상·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게 바로 민생"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순 의원은 "50여년전 우리 역사에는 조봉암 선생이 이끌었던 진보정당이 있었지만 국보법으로 이내 사라져버렸다"며 "지금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서 국회에 등원했지만 아직도 국보법을 폐지해야 하는 역사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행사장 무대에는 노래패 우리나라 희망새가 올라 노래로 흥을 돋웠다.

"17대 국회 제 말 좀 들어보세요"
밥을 굶고 있는 이들이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국회 앞 국보법 폐지 단식농성단이 여의도를 잠시 떠나 광화문으로 모였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농성단 600여명이 배고픔도 잊은 채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촛불을 높이 치켜들었다. 어느덧 보름도 채 남지 않은 2004년. 이들이 17대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간절한 메시지를 들어봤다.

단식농성 13일째라는 엄병철(36. 민주노동당 관악갑지구당)씨는 "당리당략에만 치중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화가 난다"며 "많은 국민이 압박하면 결국 연내에 국보법이 폐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엄씨는 "한나라당은 국민이 아닌 자신들 집권을 위한 것을 원할 뿐"이라며 야당의 발목잡기를 비판했다.

단식농성 4일째에 접어든 이기선(20. 인하대학교 환경토목공학부 1년)씨는 "자신들 이익을 위해 국보법을 끝내 놓치 않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답답하다"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국회에서 나가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또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왔다갔다하는 모습에도 실망했다"면서 일관성 없는 여당의 태도를 꼬집었다.

단식농성 6일째라고 밝힌 이선년(41. 민주주의민족통일인천연합)씨는 이날 10살짜리 딸을 손을 잡고 광화문으로 나왔다. 이씨는 "딸에게 가장 큰 선물은 국보법 연내 폐지"라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오도록 국회의원들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국회의원들도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연내 폐지 결단을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단식농성 8일째인 조대영(28. 울산청년회)씨도 "17대 국회의원들은 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의 간절한 바람 속에 뽑혔지만 여전히 구시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씨는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발목잡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4대 개혁입법과 예산안처리 등을 적극 펼쳐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단식농성 6일째인 강예지(27. 부경총련)씨도 열린우리당의 행보를 비판했다. 강씨는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야합하고 있다, 올해안에 국보법을 폐지할 마음이 아예 없었던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강씨는 "여론조사에서도 국보법 폐지 의견이 우세하다"면서 "국민 여론을 잘 듣고 올해 안에 꼭 폐지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보법이 폐지될 때까지 단식을 계속 하겠다는 농성자들. 겨울 찬바람속 거리에서 밤을 새우면서 국보법 폐지를 촉구한 이들의 목소리가 전달되기에 국회는 너무 멀리 있는 것일까. / 김진희 기자

▲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에는 60대 이상 연로한 운동가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 18일 오후 6시43분]

국보법 폐지 촛불 5000개 일제히 점화


국보법 폐지를 위한 5000여개의 촛불이 일제히 켜졌다.

오후 6시20분께 집회에 참가한 5000여명(경찰추산 4000명)의 시민들은 30대 주부와 7살 여자 어린이의 점화에 따라 일제히 촛불에 불을 붙였다.

무대에 올라 촛불을 점화를 한 김진선(37세)씨는 "촛불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인천에서 올라왔다"며 "국보법 폐지를 위해 애쓰는 여러 어르신들과 시민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딸과 함께 왔다"고 밝혔다.

▲ 사회를 맡은 노정렬씨가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들의 성대묘사를 통해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풍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씨는 행사장에 딸을 데리고 나온 이유에 대해 "'국보법은 죄없는 사람도 잡아가둘 수 있는 나쁜 법이어서 너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 나쁜 법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많은 이모들과 삼촌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본행사 사회자 개그맨 노정렬 "요즘 '갑'자 들어간 분들 때문에 세상이 시끌"

오후 6시15분께 시작된 본 행사의 시작은 개그맨 노정렬씨가 맡았다. 노씨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가진 것이라고는 잘 생긴 얼굴과 7천만 동포에 대한 사랑뿐"이라며 "국보법 폐지를 위한 열망을 안고온 애국시민 여러분께 인사드린다"고 외쳐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노씨는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 문갑식 조선일보 기자 등을 언급하며 "요즘 이름에 '갑'자 들어간 분들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며 "어떻게 그렇게 하나같이 똑같은지 '갑갑'하다 못해 '깝깝'하다"고 말해 참가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본 행사가 시작되자 경찰은 광화문 네거리에 종각에 이르는 양방향 8차선 도로의 교통을 모두 통제했다.


[2신 : 18일 오후 5시50분]

지역 단체들 도착 지연... 1시간 늦은 6시 경 시작할 듯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대행진은 애초 시각보다 한 시간 정도 늦어진 오후 6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오후 5시50분 현재 행사 장소인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 도로에는 대형 무대차가 설치돼 있으며, 무대 앞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민주노동당·민주노총 등 소속 회원 3200여명이 줄지어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어 참가자는 좀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풍물패가 공연으로 흥을 돋우거나 윤민석씨의 '빠이 빠이야' 노래에 맞춰 대학생들이 율동을 하는 등 사전집회를 시작했다.

김성란 국민연대 사무총장은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단체들의 도착이 늦어져 행사 시작을 한 시간 미뤘다"며 "곧 참가자들이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 50개 중대 약 5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또 광화문 네거리에서 종각 방향 4차선과 반대편 1차선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우유부단한 열린우리당 이해할 수 없어"
[인터뷰] 47일째 단식 중인 송현석 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 47일째 단식중인 송현석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오마이뉴스 권우성
"마음은 고요하고 눈은 맑아지고 분노는 파도와 같이 커졌다."

지난달 2일부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송현석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은 그간의 투쟁을 이렇게 정리했다.

오늘로 단식 47일째. 국보법 폐지 단식농성단 중 최장기 농성자다. 그 사이 몸무게는 23㎏이나 빠졌다.

송 위원장은 최근 국회 상황을 생각하면 화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국회에서 국보법 처리 문제를 두고 상생·협의 운운하는데, 누구를 위한 상생이고 협의인줄 모르겠다"며 "여기에 개혁·민주를 위한 국민들의 열망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 위원장은 "감정적으로 표현하자면 폭탄을 들고 국회로 뛰어가 터뜨리든지, '국회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하자'고 외치고 싶다"며 "어느 게 민주이고, 보편적 인류가치인지 모르는 국회가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위원장은 한나라당보다도 열린우리당 태도를 더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을 향해 "유일하게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4대법안 처리인데 지나치게 우유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국보법 폐지 발언 전에도 우왕좌왕하더니 아직도 길을 못 찾는 걸 보면 어이가 없다"고 성토했다.

지난 47일간 오로지 물과 소금만으로 연명하고 있는 송 위원장의 단식이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송 위원장은 인터뷰 중간에도 힘에 겨운 듯 배를 움켜쥐거나 숨을 고르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 결심한 뜻이 흔들린 적은 없다"며 "인터넷을 통해 격려하는 네티즌의 글이나 7·8년만에 안부를 묻기 위해 농성장을 찾아온 친구나 선배들이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육체적으로는 언제까지 단식을 계속 할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지만 의지로는 국보법이 폐지될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 김지은 기자

[1신 : 18일 오전 11시3분]

오늘 오후 5시 '국보법 폐지' 광화문 촛불집회


오늘(18일)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리는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에서 북 1000개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라고 적힌 대형 불글씨가 타오르는 장관이 펼쳐질 전망이다.

북 1000개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민 623명과 릴레이 하루 단식에 참여하는 400여명을 상징하는 숫자다.

김성란 국보법폐지국민연대 사무총장은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단식자 1000명이 모두 북을 하나씩 들고 나와 울릴 것"이라며 "국회가 민주의 소리, 민의를 들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진도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석달윤씨의 아들 권호씨가 나와 국보법의 피해를 증언하고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연단에 올라 국보법 폐지의 당위성을 설파한다.

또 가수 안치환씨와 노래패 '우리나라', '희망새'가 출연해 축하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회는 입담 좋은 개그맨 노정렬씨가 맡았다.

행사 막바지에는 참가자들이 흥겨운 대동놀이를 벌일 계획.

한편, 이에 앞서 통일연대와 민주노동당도 각각 종묘공원과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연 뒤 광화문 행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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