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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신등급 상대평가제 반대 추진' 카페(cafe.daum.net/freeHS) 첫 화면.

고교 내신등급 상대평가제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촛불시위가 7일 저녁으로 예정된 가운데, 일부 언론들은 내신제도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본고사 부활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내신등급 상대평가제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수능 강화와 본고사 부활을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

6일 저녁 내신등급 상대평가제 반대와 관련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 카페(cafe.daum.net/freeHS)의 첫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공지문이 실려있다.

"우리의 주장은 '입시 경쟁 교육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를 왜곡하고 '본고사 부활' 등을 이야기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취재에 가급적 응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신등급제, 수능시험, 본고사' 등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경쟁을 과도하게 부추겨서 서로 싸움을 하는 정책들은 몇몇 특수한 환경의 학생들에게만 혜택을 줄뿐 많은 학생들은 낙오하여 인생을 포기하고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내신등급 상대평가제 반대 추진' 카페 첫 화면 공지문 중)


이 카페의 운영자인 K(고 1)양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카페 회원들은) 입시 교육 제도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능 강화·본고사 부활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신등급 상대평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이를 수능 강화·본고사 부활 등과 연계한 일부 언론의 보도는 잘못됐다"며 "우리는 입시 위주 교육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K양과의 일문일답이다.

- 7일 촛불 집회는 예정대로 열리나.
"그렇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 7일 저녁 6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주관하는 '학교교육에 희생된 학생들을 위한 추모제'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질서를 유지하고 폭력 사태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카페 회원들과 뜻을 모으고 있다."

- 교육당국에서는 교칙에 의거해 학생들의 집단행동을 처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한마디로 어이없다. 우리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처벌하겠다는 건 결코 좋게 받아들일 수 없다. 나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 내게도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권리가 있다. 이를 무시하고 우리 권리를 억제하겠다니 황당할 뿐이다."

- 카페 회원들이 문제제기 하는 지점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외부인들 사이에 혼선이 있는 듯하다. 내신에 대해서만 문제제기하는 것인가, 아니면 입시 위주 교육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인가.
"후자다. 지난 50년간 대입 제도가 10여번 바뀌었다고 알고 있다. 내신 뿐 아니라 대입 제도 전반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우리는 입시 위주 교육 제도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카페 회원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인가. 일각에서는 수능 강화·본고사 부활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수능 강화·본고사 부활을 주장한 적이 없다. 내신등급 상대평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이다. 일부 언론에서 우리의 이같은 지적을 수능 강화·본고사 부활 주장과 묶고 있는데 이는 무리한 추측이다. 대안에 대해서는 회원들이 카페에 각자 자신의 의견을 올려 논의 중이다. 아직 정해진 바 없다."

- 카페 운영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학교나 교육청, 경찰 당국의 '압박'을 받은 적은 없나.
"이번 주에는 개교기념일 등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아 학교 반응은 잘 모르겠고 그밖에 특별히 연락받은 건 없다. 다음 주 월요일에 학교에 가면 뭔가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카페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 생각과 차이가 많이 나는 글들이 올라와 오해를 불러오는 부분이 있어 어수선해진 카페 분위기를 회원들과 함께 정리할 생각이다. 또한 우리가 7일 행사와 별개로 대정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느니, 7일 행사를 취소하고 14일로 미룬다느니 하는 등의 말이 돌고있던데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다. 7일 행사 이외에 정해진 일정은 없다."

"우리는 자유롭고 싶습니다"
[전문] '내신등급 상대평가제 반대 추진' 카페 첫 화면 공지글

다음은 '내신등급 상대평가제 반대 추진' 카페 첫 화면에 게시된 운영자의 공지글 전문이다... 편집자 주

우리의 주장은 '입시 경쟁 교육을 반대하는 것' 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요구를 왜곡하고 '본고사 부활' 등을 이야기하는 조선·중앙·동아일보의 취재에 가급적 응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신등급제·수능시험·본고사' 등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경쟁을 과도하게 부추겨서 서로 싸움을 하는 정책들은 몇몇 특수한 환경의 학생들에게만 혜택을 줄뿐 많은 학생들은 낙오하여 인생을 포기하고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교육은 산업이 아니고, 학생은 기계가 아닙니다. 교육정책이 언제까지 대학입시와 함께 학생들을 줄세우기 한다면 틀림없이 낙오자는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지금 고1에 재학중인 89년생만의 문제로 보이지만 7차 교육과정의 87선배님들, 그리고 중학교를 다니는 후배님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신등급제 문제 뿐만 아니라 입시교육 전반의 문제이며 학생을 경쟁화 시키고 서열화 시키고 학생을 기계로 만드는 어른들의 의식구조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싶습니다. 우리를 시험의 노예로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단순한 회유책으로 우리의 분노를 가라앉게 만들고, 뒤에서는 어떤놈이 반항하냐면서 협박과 처벌을 계획하는 등 두가지 얼굴을 보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 개인이 개설한 까페에 수많은 학생들이 가입해서, 운영자들이 집회를 계획한 적이 없는데도 회원들 사이에서 집회 소식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이미 운영자들도 막을 수 없이 집회가 거의 확정적으로 개최되는 것으로 알려져버린 상황이 되어버린 것은 결코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서도 아닙니다.

저희 까페는 집회를 선동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집회는 일부 회원들과 많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개최하는 것으로 저희 까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까페가 개설되기 이전부터 집회를 열자, 시위하자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무시하고 이 까페를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하겠다는 등 교육부의 대응은 정말 학생들의 의견을 모르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운영진은 집회를 선동한적도 없으며, 많은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것이고 이미 운영진도 집회나 다른 친구들의 요구를 막을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대한 공갈과 협박, 처벌과 징계가 아니라, 내신등급제의 병폐와 입시경쟁으로 죽음까지 생각하는 학생들 모두에 요구에 교육부에서 한번 깊이 생각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혹시라도 7일 촛불집회에 참여하시는 여러분들께서는 행사가 '추모제'라는 것을 결코 잊지 마시고 어떠한 '물리적 폭력'도 사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도 '물리적 폭력'이 없을시에는 처벌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 운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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