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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오마이뉴스>와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코리아연구원은 공동으로 '미국 중간선거 결과의 함의와 과제'를 주제로 3편의 글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이 글은 총 3편의 글 중 첫번째로 법무법인 '자하연'의 김윤재 미국 변호사가 '공화당 장기집권의 좌절과 민주당 의회의 전망'을 주제로 썼습니다. 원문은 코리아연구원(www.knsi.org)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원문 바로가기=http://knsi.org/knsi/kor/index/index.php). <편집자주>
▲ 미국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사진은 미 국회의사당 건물.
ⓒ 강인규
성난 민심의 메시지였다.

부시는 2004년 재선된 직후 가진 회견에서 선거를 통해 정치적 자산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자산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꼭 2년 만에 부시의 이 정치적 자산은 바닥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33석을 추가했고 상원에서는 5석을 추가 하고 1석의 결과를 남겨놓고 있다.(AP통신은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5시현재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해 상원까지 장악한 것으로 보도했다.-편집자 주)

가능하리라 예상되었던 하원은 물론이고 상원에서의 다수당 지위도 눈앞에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기 위해서는 하원 15석, 상원 6석의 추가의석이 필요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인 것이다.

이로써 94년 의회장악에서 시작된 공화당 보수진영의 영구적 다수당의 꿈은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대통령의 재선이 허용되는 미국에서는 재선 대통령의 6년차 징크스가 있다. 한마디로 권력은 기강해이가 오고 국민은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재임 6년의 중간선거에서 국민은 야당에게 상당수의 의석을 몰아준다. 1958년 아이젠하워의 6년째 중간선거부터 1998년 클린턴까지 야당은 평균 하원에서 31석을, 상원에서 6석을 추가했다.

6년차 징크스를 넘어선 이는 클린턴이 유일하다. 그러나 그는 이미 94년 첫번째 중간선거에서 깅그리치의 공화당에 의회 권력을 넘겨주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민주당의 승리는 역사적 패턴으로 볼 때 예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패턴과 결정적 차이는 의회권력 교체

하지만 정말 그런가? 기존의 것들과 이번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의석수를 잃었지만 의회권력을 교체당한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86년 민주당이 80년 레이건 바람으로 잃었던 상원을 되찾아온 경우가 있지만 이것을 의회권력의 교체로 보기 어렵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6년차 중간선거에 나타난 민심은 권태기로 인한 별거 정도였지 이혼까지 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의사표시였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선거는 오히려 1974년과 1994년에 비견될 수 있다.

1974년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닉슨이 대통령직을 사임한 직후 치러진 선거였다. 기대를 모았던 제럴드 포드 신임대통령은 닉슨을 사면함으로 국민의 정서나 원칙 보다는 정치적 의리가 더 중요함을 보였다.

국민은 새로운 워싱턴의 정치문화를 요구했다. 이 요구에 부응하여 정치신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기존 정치인들을 꺾으며 후보가 되었고 선수파괴, 행정권력의 견제와 감시기능 강화 등 워싱턴 정치문화 청산과 개혁을 기치로 본선에서도 선전하면서 하원에서 48석을 상원에서 5석을 민주당에 추가시켰다.

68년 대선부터 진보진영이 주도한 반전과 민권운동에 맞서 '침묵하는 대중'과 '소외된 남부층'을 묶어 다수당에 조금씩 다가가던 닉슨의 전략은 그 자신의 스캔들로 인해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의회에 진출한 정치신인들은 '워터게이트베이비'라 불려졌다.

1994년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다. 클린턴은 임기 시작부터 각종 실수를 남발하며 민심을 잃었고 의회 역시 각종 스캔들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었다. 공화당의 야심가 뉴트깅그리치는 민주당의회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클린턴의 전국민의료보험정책을 집중 공격하면서 민주당을 개념 없이 예산을 낭비하고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부정하는 집단으로 몰아붙였다.

한편으로는 개혁보수주의자들을 규합했다. 그리고는 선거 한 달여를 남기고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10대 개혁안을 발표하고 공화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주면 이 아젠더를 첫 100시간 안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한다. 정치신인들은 이 개혁안에 공동으로 서명하는 행사를 의사당 앞에서 열었다. 단일화된 캠페인을 선언한 것이었다. 공화당은 94년 선거에서 하원 52석 상원 8석을 획득했다. 40년만의 의회권력의 교체였다.

1974년, 1994년 선거와 비견되는 이번 중간선거

▲ 의회 사환과의 섹스 추문으로 인해 공화당 선거전선에 큰 타격을 준 마크 폴리 전 의원.
ⓒ 미 의회 홈페이지
이처럼 두 선거를 보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와 의회권력의 각종 스캔들은 민심의 변화의 정도를 감지할 수 있는 핵심요인이다. 이번 선거에서 부시의 지지율은 30~40% 사이였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처럼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투르먼과 닉슨이 유일하다.

닉슨은 선거 이전에 사임했으나 사실상 닉슨에 대한 평가의 선거로 볼 수 있다. 투르먼은 4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33%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리곤 55석의 하원과 12석의 상원을 잃으면서 공화당에게 의회를 내줬다. 클린턴이 94년 선거에서 참패할 당시 지지율은 40%를 조금 넘어 선 정도였다.

공화당의 스캔들은 원내대표 탐 딜레이로부터 시작됐다. 거기다 워싱턴 최대의 로비스캔들이라고 불리우는 잭애브라모프 사건에는 수십명의 공화당 의원, 보좌진, 활동가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듀크 커닝햄, 밥 네이 등이 불법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들 모두가 공화당 지도부였다. 그 종지부를 마크 폴리가 찍었다. 십대 의회자원봉사 소년에게 보낸 성적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발각되면서 그는 의원직을 사퇴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십대소년의 안전 보다는 자기 동료의 의원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권에 변화는 필연적이었다. 94년 워싱턴을 바꾸겠다고 들어온 공화당의원들은 워싱턴에 의해 자신들이 바뀐 것이었다.

2004년 재선 당시 부시의 지지율은 50%를 밑돌았다. 국민은 흔쾌히 부시를 재선시킬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현역에 대한 거부가 도전자에 대한 선택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전자가 대안임을 입증해야 한다. 민주당과 케리는 대안으로서 국민의 마음에 포지셔닝 하는데 실패했다. 부시는 악화되는 이라크 상황에도 이라크전은 테러와의 전쟁의 일부분임을 설득하면서 전시상황임을 강조했다.

반면 케리는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전은 별개임을 강조하려 했으나 왜, 어떻게 그런 것인가를 설득하지 못했다. 입장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은 불안한 시대에 우유부단한 정치인에게 자신들의 미래를 맡길 수 없었다. 이처럼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는 부시를 상징하는 이슈였다.

이라크 침공 제외하고 부시, 좋았던 적은 없었다

▲ '부시 제국'의 시작 2003년 4월 미 해병대가 포로로 잡은 이라크 군들을 끌고 가고 있다.
ⓒ 미 국방부
사실 이라크는 침공 당시의 며칠과 사담후세인의 체포를 제외하고는 부시행정부에게 좋았던 적이 없었다.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상자들은 연일 그 수가 늘어났고 초당 수십만 달러의 혈세가 명분 없는 전쟁에 투여되었다. 이라크 내 반발은 더 거세졌다. 그러나 부시는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다. 반대의 목소리는 패자의 목소리이며 테러집단은 자신의 패배를 바라고 있다며 사실상 국민을 협박(?)했다.

이라크 재건을 위해 투여된 막대한 세금이 특정 기업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보도가 언론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9월에 유출된 정보보고서(NIE)는 이라크전이 테러와의 전쟁을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워터게이트를 파헤친 탐사전문기자인 밥우드워드는 부시행정부에 대한 세번째 책의 출간을 통해 이라크전쟁이 준비되지 않은 감정적인 전쟁이었음을 밝혔다.

죠지맥거번 (72년 대선에서 반전과 월남전철수를 기치로 닉슨에 도전했으나 참패를 당한 진보정치인)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민주당도 이라크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민은 부시와 공화당이 이라크 문제를 개선시킬 의지와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더 이상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 공화당은 민주당에 우위에 있지 않았다. 국민의 마음에서 안보 프레임이 걷히자 부시와 공화당은 벌거벗은 임금님의 신세였다. 새로운 프레임은 부시와 공화당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타락이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 중 가장 지저분한 선거로도 기록될 것이다. 공화당이 6억달러 가량을, 민주당이 4억5000달러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는 선거자금의 상당부분은 네거티브 캠페인을 위해 쓰였다. 민주당의 네거티브가 권력을 독점한 공화당에 대한 평가라면 공화당은 민주당 후보들의 개인적 비방에 치중했다. 매춘부도 등장했고 인종편견의 암시도 나왔다. 김정일이나 오사마빈라덴과 동격이 된 민주당 후보도 있었다.

동서를 막론하고 여당이 인기 없을 때 야당은 평가의 선거로 전국선거를 치루기를 원한다. 반면 여당은 각 지역별로 후보간의 선택의 선거로 가기를 원한다. 공화당은 극심한 네거티브를 통해 두 가지 노림수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이미 돌아선 중산층이 아예 투표장에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각종 연구를 통해 네거티브캠페인이 상대 지지율 하락에 효과가 있지만 부동층이나 무당파층의 기권도 가져온다는 결과가 나와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민주당 후보의 인격이나 가치를 공격하여 유권자의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이다. 차악의 선택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각종 스캔들로 실망한 공화당 지지기반에게 투표장에 나올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공화당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반대하라는 논리이다. 갈 때까지 간 공화당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더 추해져만 갔다.

더욱 추해져만 간 공화당의 마지막 몸부림

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민주당의 의석 수 추가는 예상했지만 그것이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섣불리 예측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공화당이 구조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공화당은 정치에서 모유로 비유되는 자금 면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었다. 박빙의 승부에서 막판 미디어전과 조직가동력의 차이는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 이것은 자금의 힘이다.

다음으로 기존 변화의 선거와 달리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은 재선에 출마했다. 74년이나 94년의 경우는 민심의 흐름을 읽은 현역 정치인들이 대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미 하원에서 현역의 재선율은 98%에 이른다. 현역을 꺾기란 대단히 요원한 일이다. 거기다 공화당은 2000년 인구조사를 통한 지역구 재조정에서 일부 주들에서 민주당 지역들을 나누고 공화당 지역들을 늘리는 무리수를 감행했다. 이 결과로 435석의 하원 의석 중에 접전을 벌일 수 있는 의석은 50석이 조금 넘었다.

이러한 모든 구조적 유리함도 변화의 요구를 막을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여론은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뛰어넘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워싱턴의 의회에서 다수당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 건국 당시 하원을 중심으로 국가운영을 디자인했던 미국의 정치시스템에서 하원 다수당의 힘은 절대적이다. 의회권력이 교체되면 모든 것이 바뀐다. 전문인력은 물론이고 의회의 식당 운영업체와 식당 메뉴까지도 바꿀 수 있다. 한 석의 우위가 특정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도 사장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는 다수당이 차지하고 선수를 존중하는 결정권은 하원의장에게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6년간 의회는 부시행정부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도 단 한차례의 청문회도 열지 않았다. 쉽게 말해 다수당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를 통해 상당한 정도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

무엇보다 아직 대통령은 부시이다. 그는 2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6년간 거의 사용하지 않던 '거부권' 행사는 그가 살아있음을 보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동할 것이다. 하원이 법을 통과 시킨다 해도 상원과 협의를 해서 공동의 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대통령이 서명을 해야 법안이 될 수 있다. 자칫하면 의회와 행정부간의 이견과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

뉴스의 흐름을 주도하는 칼로브와 그의 참모들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교착상태에서 그 비난을 모두 민주당에 떠넘길 수 있다. 럼스펠드의 전격적 경질의 타이밍은 선거 결과의 관심을 돌리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의혹을 거두기 어렵다.

물론 체니의 동의 없이 한 결정일 경우 앞으로 둘 사이의 관계도 관심거리이다. 또한 외교안보 문제에서 하원이 개입할 여지는 예산지출 등에 관여하는 정도로 한계가 분명하다. 부시의 감세의 지속성 여부 결정도 대부분은 2010년 의회에서 다루어지게 되어있다.

민주당의 의회장악으로 가장 기대해 볼 수 있는 분야가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이다. 이라크전을 포함한 각종 사안에 대해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청문회를 진행할 것은 분명하다. 특히 상임위원장 자리를 기다리는 의원들은 존 코니어, 찰리 랭글, 바니 프랭크, 헨리 왁스맨 같은 진보주의자들로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부시를 탄핵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선거직전 인터뷰에서 부통령 체니가 밝힌바와 같이 백악관 역시 이러한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것이다. 출석 여부 등을 놓고 법리논쟁과 여론주도 싸움이 벌어질 경우 민주당의 의회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회사나 의약회사 등 일부 대기업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우회적으로 백악관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각종 의혹 청문회 추진할까

▲ 내전상태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사진은 미군 순찰대에 돌을 던지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들.
ⓒ AP=연합뉴스
물론 국민의 최대 관심은 민주당 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이라크 문제를 개선시킬 것인가이다. 민주당은 부시의 이라크 정책의 '현상유지'를 반대했다. '변화'를 주장하며 캠페인을 했지만 그 변화의 내용은 아직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시도 이 점을 알고 반대는 정책이 아니라며 민주당에 대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이 볼 때 정책을 제시하고 집행하는 것은 다수당의 책임이지 소수당의 역할은 아니다.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 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과감한 철수를 시도해야 한다는 측과 자칫 잘못하면 2년 뒤 안보문제로 다시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따라서 베이커-해밀턴의 초당파적 이라크 정책검토보고서가 나온 뒤 거기에 따라 점진적인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첫 여성 하원의장에 내정된 낸시 펠로시는 선거직후 첫 일성으로 "국민은 당파성(partisanship)이 아니라 동반자관계(partnership)를 원한다"고 했다. 권력을 잃어 본 사람은 권력의 소중함을 안다. 민주당은 과도한 강공으로 실수를 범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의원들을 면담하면서 자리보장을 조건으로 독단적 행동이나 발언의 자제를 약속받았다. 법사위원장이 될 80세의 존 코니어 의원은 부시탄핵을 공언했으나 펠로시와의 면담 이후 입장을 선회했다.

펠로시의 민주당은 제110대 국회를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다. 선거기간에 '국민과의 약속'의 민주당판이라 할 수 있는 2006년의 6가지 아젠더 (여담: 왜 6인가? 7월 경 의원 워크샵에서 한 마케팅컨설턴트가 5는 너무 적고 7은 너무 많다고 하자 메시지 결핍에 시달리던 지도부가 6으로 정했다)을 새 의회가 들어서는 첫 100시간동안 펼쳐 보이려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라크 문제와 함께 최저인금인상, 대학생융자혜택, 의료보험개선, 이민 등이 우선순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특히 대선이 있다. 2008년 대선은 1952년 이후 현역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후보로 출마하지 않는 첫 번째 선거가 된다. (딕 체니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말이다).

대선주자들은 향후 2년의 의회운영이 백악관 탈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접근을 희망할 것이다. 2004년 승부처였던 오하이오에서 주지사와 상원을 획득한 것은 민주당에게 상당한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백악관 탈환 나선 민주당 '신중 또 신중'

민주당의 내부적 관계 역시 대담한 접근이나 일방적 운영을 어렵게 한다. 이번에 의회에 입성한 의원들은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의 복원도 있지만 대부분 인디애나,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네브라스카 등 남부나 중서부 지역인 전통적 공화당 우세지역이었다.

이들은 2008년 재선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민주당 주류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오거나 진보적 정책을 추진한다면 순순히 거기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합의추대로 지도부를 선출하던 전통을 깨고 서열 2,3위 등에 도전장을 던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다수당으로의 민주당 연합의 시초가 될지 아니면 부시에 대한 평가로써 끝날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모든 변화를 업고 의회에 입성한 세력은 국민의 사명을 가지고 있었다. 74년의 워터게이트베이비들이 당내개혁을 포함한 워싱턴 전반의 정치문화 개혁의 사명을 받았다면 94년 깅그리치 사단은 보수개혁정책의 실현에 있었다.

2006년 펠로시의 민주당은 이념을 초월한 상생의 정치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 사명을 받은 정치세력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경우는 두 가지 중 하나이다.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거나 주어진 사명 이상을 하려 했을 때이다. 워싱턴은 매일매일이 선거이다. 이미 2008년 캠페인은 시작됐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을 쓴 김윤재 미국 변호사는 미국 뉴욕, 뉴저지 변호사로 한국과 미국의 공공문제, 정치분야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법무법인 자하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연구원'(코리아연구원)은 연구자, 정책담당자, 현장전문가 등이 설립한 '네트워크형 민간 싱크탱크'로 외교안보 및 양극화 관련 정책대안 및 국가전략 제시를 목적으로 연구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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