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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인교대 중앙도서관. 임용고사 거부 철회 방침이 알려진 뒤 4학년들은 시험 공부에 열중이다.
7일 경인교대 중앙도서관. 임용고사 거부 철회 방침이 알려진 뒤 4학년들은 시험 공부에 열중이다. ⓒ 이상욱
하나: 전체 인원은 지금 다 줄었어. 그런데 서울교대 같은 경우는 이번 투쟁에 참여하지 않아. 왜냐하면 서울은 올해 티오가 800명 정도여서 교대 수급이 가능하거든. 지역별로 편차가 매우 심해. 당장 문제가 눈앞에 닥친 4학년의 경우는 자기 지역 티오가 적당히 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지. 우리 지역은 (정원이) 대전 171명, 충북 218명 났어. 그런데 시험 볼 사람은 공주교대, 청주교대 합치면 졸업생이 800명쯤 될거고, 재수생까지 합치면 더 많을거야.

연경: 그런데 인터넷에 보면 교대생들이 티오를 위해서 밥그릇 싸움하는 거라는 말도 있더라.

하나: 우리는 지금 당장 티오를 늘려 달라는게 아니야. 만약 그런거면 지금 4학년들이 들고 일어나서 투쟁해야 하지만 4학년들은 빠져있는 곳도 많아. 우리 학교처럼.

연경: 요즘 교대 폐지론도 나오더라. 인터넷에서 보니까 몇몇 사람들은 특별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학교에 교대는 포함이 되지 않는다면서 특수목적학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도 있어.

하나: 교대를 한번 다녀본다면 그런 소린 할 수 없을 걸.

연경: 어떤 측면에서 특수목적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건데?

하나: 처음에 왜 교대를 만들었겠어. 초등교사를 안정적으로 양성하고 수급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목적대학으로 만들었지. 교대에 들어오면 우리는 시간표를 스스로 짤 수조차 없고, 교수나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도 없어. 철저하게 초등학교 교사가 갖춰야할 것들만 배우게 돼. 예를 들면 단소, 피아노, 무용, 뜀틀 등등. 의과대학이랑 뭐가 달라? 의사 되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해서 배운건데 의사 안 뽑을테니까 너네 딴길 찾으라는 거하고 뭐가 다르다는 거지? 교대는 의대보다 덜 똑똑하다? 점수가 낮다? 그런건가?

연경: 에휴, 고등학교 때 보면, 교대 들어가기 위해서 공부 잘 해야하고, 또 재수, 삼수까지 하면서 들어가는 사람도 많잖아. 그게 다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가 있어서였는데 이제 그 틀이 깨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

하나: 노무현 정부가 대선에서 약속한 게 그거였어. 우리나라 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고, 안정적인 교원수급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 그런데 전혀 지키지 않고 있고 게다가 초등교육의 전문성까지 무너뜨리고 있지.

교원수급 정책 일관성이 없어

연경: 정말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하나: 지금 교육정책 완전히 실패했다니까. 언제는 교원 정년 단축해서 교사 모자라니까 아무나 뽑아서 교단에 세우고 교대 정원 늘려서 미봉책을 세우더니만, 그래놓고 지금은 임용인원을 줄여서 전국 교대생 절반을 실업자로 만들다니.

연경: 그럼 지금같이 티오는 적은데 시험인원은 많으면, 떨어지는 사람이 진짜 반이 넘는다는 건데 그 사람들은 어떡해?

하나: 재수를 해야지. 교대생들은 정말 선생님 뿐이니까. 사대같은 경우는 복수전공이라는 것도 가능하지만 교대에는 그런게 전혀 없어.

연경: 그럼 너희는 교대 입학정원 줄이는 건 어떻게 생각해?

하나: 우리가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그거야. 교대 입학생을 줄이라는 거. 처음에 교사 부족하다는 이유로 입학정원을 턱없이 늘려놓고. 사실 지금도 많다, 많다 하면서도 안 줄이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

연경: 결국 교대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나같은 일반 대학생은 너희를 부러워하잖아.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하나: 이제 그게 깨지려고 하는 거지. 우린 그 길 아니면 갈 곳이 없어.

연경: 그럼 너는 어떤 방향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거야?

하나: 지금 정부가 약속했던 걸 지켜줘야 해. 실패한 교육정책에 대해서 인정하고 일관적인 정책을 마련해줘야지.

연경: 태어나는 애들은 점점 줄어들테고, 선생님이 줄어들어야 한다는건 어쩌면 정해진 길이 아닐까?

하나: 그렇지만 선진국에 비해서 교실 안의 아이들은 넘쳐나잖아. 그걸 교육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야. 이 나라의 교육은 죽어가고 있어. 아유, 난 이만 가봐야겠다. 오늘 반가웠어. 다음에 보자.

연경: 그래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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