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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과 구청직원들의 집회장소 불허 덕에 30도가 웃도는 폭염 속에서 차양막도 없이 장애인들은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이정훈
"여러분의 투쟁은 단순히 한 비리 재단에 대한 투쟁만이 아니라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위대한 행동입니다."

인권·복지·장애인 단체들이 연대하여 만든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이 2일 오후 3시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요구하는 3차 투쟁 결의대회'를 종로구청 앞에서 개최했다.

공투단은 투쟁결의 대회를 통해 "종로구청장이 이번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라"며 "조속히 성림재단 비리 이사진을 전원 해임하고 민주 이사진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장소불허와 햇빛을 피할 차양막도 없이 집회 가진 장애인들

▲ 투쟁결의대회에 참석한 중증 뇌변 장애인. 뜨거운 태양을 그대로 받아야 했다.
ⓒ 이정훈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30도를 웃도는 폭염 가운데서도 중증 뇌변 장애인들과 장애인단체 활동가들, 그리고 강원도 철원 소재의 성람재단 소속 문혜·은혜요양원 해직재활교사 어머니들 100여 명이 참석해 투쟁결의대회를 가졌다.

그러나 투쟁결의대회가 시작되기까지는 3번의 집회 장소 이동과 1시간여가 지체되는 악조건을 견뎌야 했다. 왜냐하면 이날 집회를 종로구청과 구청 옆 파출소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거부 이유는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것과 경찰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쳐 놓은 차양막도 옮기지 못한 채 거리 한 가운데서 사람들의 편견뿐만 아니라 뜨거운 태양과도 싸워야 했다.

공무원들 변명은 어느 도시나 똑같다(?)

▲ 혼자의 힘으로 몸도 가누기 힘든 뇌변 장애인들이 그들의 요구를 외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 이정훈
투쟁결의대회는 김정 활동가(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사회로 경과보고, 투쟁발언, 연대발언 순으로 이어졌다.

김순호 위원(청암재단 노조)은 투쟁발언을 통해 "얼마 전까지 저도 여러분들이 싸우고 있는 똑같은 문제 때문에 대구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은 "사정을 들어보니 종로구청 직원들이 하고 있는 변명이 대구 동구청 직원들이 했던 변명과 똑같은 것 같다"며 "전국의 공무원들은 어떻게 똑같은 말을 하도록 한 곳에 모여서 훈련을 받는 것 아니냐"고 공무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은 "에바다 재단이 정상화될 때까지 7년을 싸운 것이며, 우리 청암재단 정상화까지는 7개월이 걸렸다"며 "성림재단 정상화는 더 빨리 해결될 수 있을 것이며, 그 사이 끝까지 견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여러분의 투쟁은 비리 재단 척결만이 아니라 사회정의를 세우는 위대한 행동"

이어 연대발언에 나선 조영권 위원장(희망사회당 서울시)은 "사람이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하지만 종로구청 직원들은 왜 이렇게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거리에 장애인들이 나와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또 "이렇게 여러분이 하시는 투쟁은 단순히 한 비리 재단에 대한 투쟁만이 아니라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위대한 행동"이라고 격려했다.

투쟁결의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종로소방서 옆에 위치한 종로구청 측면에 자신들의 요구가 적인 유인물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종로구청, 성람재단 문제 "재판결과 지켜보고 처리하겠다"

▲ 투쟁결의대회를 마치고 종로구청 옆 면에 참석자들의 요구가 적힌 유인물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유인물을 지켜보고 있는 한 중증 뇌변 장애인.
ⓒ 이정훈
문제의 성람재단 조태영 전 이사장은 현재 27억의 국고 횡령혐의로 구속되어 있고, 지난 7월 28일 의정부 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애초 경찰이 밝혀낸 27억원 가운데 9억5천만원에 대해서만 기소했고, 그것도 개인이 횡령한 것이 아니라 법인이 공금을 전용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성람재단 문제와 관련해 종로구청은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관리감독의 직무를 유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종로구청은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경찰조사를 보겠다"고 했으며, 현재는 "재판결과를 지켜보고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독교 인터넷 신문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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