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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구청 앞에는 농성자들이 구청건물로 진입할 수 없도록 물청소차가 빼곡히 막아서고 있다.
ⓒ 이정훈
성람재단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 개정을 위한 공동 투쟁단(이하 공투단)이 7월31일 종로구청 앞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한지 6일째를 맞았다.

공투단이 종로구청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며 요구하는 것은 "종로구청이 이미 구속된 조태영 이사장뿐만 아니라 조속히 성람재단의 비리 이사진을 해임하고 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하라"는 것이다.

"장애인 요양소가 아니라 수용소"

▲ 이승현 위원은 성람재단 산하 장애인 요양원에서 자행되었던 장애인인권유린의 상태를 자세히 들려주었다.
ⓒ 이정훈
농성장에서 만난 공투단의 이승현 위원(장애인인권회복·성람비리재단 퇴진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은 "성람재단 산하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던 한 아이가 '지갑에서 돈을 훔쳤다'는 의심을 받고 침대에 손발이 묶인 채 이틀 동안 구타를 당해 숨졌고, 살인적인 추위로 유명한 철원에서 한겨울에 하루 1시간만 난방을 해 밤새 추위에 떨다가 동사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생활재활교사들과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이사장 소유의 한우농장에서 하루 14시간씩 정화조 청소, 식사 준비, 가축 도상 등 강제노동과 부당노동에 동원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람재단의 장애인 인권유린과 재단 비리 문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철원의 은혜 장애인요양원에서 2003년 노동조합을 결성해 장애인 인권회복과 성람비리재단의 퇴진을 요구하며 6개월간 파업농성을 진행하면서부터였다.

이승현 위원은 그 당시 철원에서 서울로 상경, 재단의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종로구청, 서울시청, 광화문 청와대 앞을 도보로 순례하며 알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가 관심을 갖고 보도했고, 이후 일반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이 위원은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비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여성시설생활인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경기도경이 수사하던 중 성람재단의 국고횡령 혐의도 포착하게 된 것"이라며 "이 시설은 송추에 소재한 서울정신요양원이다. 성람재단 비리에 대해 선전전을 벌이고 있던 4년 동안 27억 원을 횡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사태가 알려지자 조태영 이사장은 자신이 구속되기에 앞서 자신의 친구를 이사장에 앉히고, 아들을 이사로 취임시켜 지배구조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 종로구청 측이 농성장 철거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으로 부상을 입은 한 장애인.
ⓒ 이정훈
그러나 공투단이나 이 위원 등은 성람재단 이사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상태인데도 관할구청인 종로구청은 특별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타 시설에서 발생했을지도 모를 비리에 대한 수사 요청이나 횡령액 환수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또한 이 위원은 검찰에 대해서도 "처음에 횡령한 것으로 알려진 27억원 중에서 9억5천만원에 대해서만 횡령액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전용한 것으로 혐의 사실을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종로구청, 농성장 3차례 철거 시도

농성이 시작된 이후 종로구청 측은 세 번이나 농성장 철거 시도를 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장애인들과 활동가들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농성자들은 "종로구청 직원들이 만취 상태에서 장애인들과 활동가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여성 장애인들에게는 성추행도 저질렀다는 주장도 나왔다"며 "그러나 구청 측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람재단은 1984년 설립허가를 받은 사회복지법인으로 산하 4개 시설에서 매년 지원받는 국고만 약 100억원에 이른다.

또 산하에 동양최대규모라고 하는 서울정신요양원, 송추정신병원, 은혜·문혜장애인요양원 등 13개 시설을 운영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실비노인전문 요양시설을 추가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 농성장
ⓒ 이정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독교 인터넷 신문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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