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24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국회 기자실로 향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현재 대통령도 당적이 있고… 우리나라의 정치란 것이 결국 여당과 정부가 함께 당정협의를 통해 정책을 수행하는 책임정치다. 책임적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당적 이탈'이 어떤 의미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명숙 신임 국무총리 지명자는 한나라당이 인사청문회까지 '당적 정리'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책임정치'를 위해 당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총리 지명자는 "국민이 보기에 내가 당적을 이탈한다고 해서 신뢰가 가고 진실하다고 생각할까"라고 반문하면서 "고민이 된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앞서 한 총리 지명자는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당적 자체보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앞으로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만약 통과해서 총리가 된다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원칙과 자세를 볼 때 정말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엄중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 지명자의 기자간담회는 24일 총리 지명이 발표된 지 1시간30여분만인 오후 3시30분 국회 본청 235호 제5회의실에서 열렸다. 애초 기자간담회는 한 총리 지명자의 의원회관 721호 사무실에서 열린 예정이었으나, 넓은 곳으로 옮겨 진행됐다.

첫 질문은 '총리 내정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였다. 국회 통외통위 소속인 한 총리 내정자는 "유라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아침 7시3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청와대로부터 노무현 대통령과의 오찬 연락을 받았다"며 "오찬 자리에서 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총리 내정자는 "국회 관문인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첫 여성총리가 되는데 나 스스로 말씀드리기 쑥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새로운 정치발전에 하나의 지평을 여는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첫 여성 총리 탄생의 예고에 대한 의미와 인사청문회를 앞둔 각오도 밝혔다. 한 총리 내정자는 "여성과 남성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지는 양성 평등이 급속 발전하고 있기에 남성과 함께 책임의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며 "우리 딸들에게 많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 총리 내정자는 '무난한 리더십'에 대한 지적과 '여성이기에 국정 장악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국회의원 재선과 두 번의 장관직 수행을 강조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한 총리 내정자는 "일단 두 번의 국회의원을 했고, 두 번의 장관을 하면서 국정에 관한 훈련을 쌓아왔는데 가장 높이 평가받은 것이 장악 능력이었다"며 "지금까지의 남성 중심의 군림형, 수직적 리더십보다 내가 가진 특징인 자발성 유도, 수평적 여성 리더십을 통해 스스로 일을 잘하고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도록 국정 운영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골프 쳐본 적 있지만 앞으론 안 치지 않을까"

▲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24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기자간담회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답한 한 총리 내정자에게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전임 이해찬 총리와 관련된 질문도 쏟아졌다.

한 총리 내정자는 '골프를 칠 줄 아느냐'는 질문에 "골프는 하나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골프를 쳐 본적은 있지만 너무나 못 치기에 앞으로 못 치지 않을까"라고 받아넘겼다.

이어 한 총리 내정자는 '이 전 총리가 일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담감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 전 총리는 아주 국정을 잘 운영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도 (내가) 행정운영을 두 번 한 경험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국정을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다고 높이 평가해줬는데, 다만 모자라는 부분은 열심히 공부하고 부지런하게 성실히 노력해서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한 총리 내정자는 "(오늘 오찬에서) 노 대통령이 앞으로의 정치가 대결구도에서 대화와 타협하는 협상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대통령보다 한명숙 총리 지명자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정치적 갈등 사안에 대해서 야당과 긴밀히 협상하고 설득하면서 최선의 합의점을 이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총리 내정자는 '여성의 리더십'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그동안 민생에 대한 불안이 컸고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참여정부 4년차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추진했던 정책에 일관성을 지켜나가 (정치권의) 갈등관계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와 상처를 저 자신의 리더십으로 치유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한 총리 내정자는 "(참여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책임 총리'는 결국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로서의 역할로 앞으로 계속해서 유지하겠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셨다"며 "나도 그 방향에 맞게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정책을 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왜 총리로 지명했는지 물어봤다"

기자간담회가 끝날 쯤 '총리가 된 다음 무엇을 해보고 싶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나를 총리로 지명했는지를 대통령께 여쭤봤다"면서 노 대통령의 대답을 소개했다.

"대통령께서 말하길, 지금 정치는 (갈등의) 조정을 잘 해내고, 협상을 통해 마찰을 최소화시키고, 최대한 합의 도출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한명숙 총리 지명자가 앞으로 이부분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어 한 총리 지명자는 "대결구도의 우리나라 정치 문화를 화합하고 따뜻한, 그리고 설득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정치문화를 일구는데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특별히 서민 생활의 안정화,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 이런 정책들을 여성과 모성의 관점에서 따뜻하게 국민에게 다가가고 낮은 자세로 경청해서 정책화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한 총리 지명자는 '지난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유신 문제'를 거론하면서 비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사실 정쟁을 하는 정치에는 개입하지 않아 실제로 특별히 어떤 사람을 심하게 공격하거나 그런 적 없다"며 "만약 총리가 된다면 총리 위치와 정치인 위치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한나라당의 의견, 야당의 의견을 많이 듣고 존중하면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끝으로 한 총리 지명자는 자신에게 큰 지지를 보낸 여성계를 향해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여성이 우리 사회의 약자이기에 약자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언제나 일해왔는데, 앞으로도 약한 사람을 늘 관심 갖고 염두해두는 정치, 화합하는 따뜻한 정치를 해내는 그런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 총리 내정자의 기자간담회장에는 열린우리당의 조배숙 최고위원과 김희선 의원 등 여성의원들이 찾아와 축하를 전했다. 또 취재 및 사진, 방송기자 등 50여명의 기자진이 자리를 가득 메웠으며, 한 총리는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10여분 동안 포토타임을 가졌다.

▲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24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후 동료 여성의원들과 함께 선전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