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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중학교 학부모 20여명은 3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학교 두 교사에 대한 부당한 징계철회를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장재완
대전의 한 사학재단이 두 명의 교사를 해임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학부모들이 부실한 학교운영을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명중학교 학부모 20여명은 3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를 마치 개인 재산인 양 착각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학교법인과 이사장은 각성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운영이 너무 부실해 학생들이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교실에는 방수가 되지 않아 양동이를 가져다 놓고 수업을 해야 했고, 학교 커피자판기 위에 CCTV를 설치해 학생들을 감시하다 항의를 받고 철거하기도 했다.

또한 교실에 냉난방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름에는 선풍기 두 대로 여름을 나야 했고, 겨울에는 석유 반통으로 하루를 지내야 해 외투를 입지 않으면 공부가 어려울 지경이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도서구입비가 책정되었음에도 새 책을 사지 않아 읽을 만한 책이 없고, 학교 중앙에 위치한 도서실을 학교 구석의 매점과 맞바꾸려고도 하는 등 학교운영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학부모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 뿐이 아니다. 이러한 내용을 항의하기 위해 지난 해 이 학교 교장과 면담을 실시했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몇 학년 몇 반 누구 학부모인지 파악하라'고 교직원에게 지시했다는 것.

또한 학부모들이 부실한 학교운영을 따져묻자 학교장이 "권상우·서경석 등이 이 학교학생이었다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 홍보비가 필요하다, 볼펜에 문구를 새겨 초등학교에 돌릴 계획이다"고 말해 찾아간 학부모들을 어이없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권상우·서경석 배출했으면 뭐하겠느냐"며 "심지어 학생들은 축구공이 없어 농구공으로 축구를 하기도 한다"고 개탄했다.

학부모들은 정치원·김종선 두 교사의 해임에 대해서도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바른길로 이끌어 주기위해 노력하여, 교육부총리 및 과학기술부장관 표창까지 받은 두 분 선생님을 해임했다니 학교 당국의 비민주적인 행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저희들은 아이가 동명중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혹시 불이익을 받을까봐 불평 한 마디 제대로 못했었다"며 "하지만 어느 학교 어느 선생님보다 열심히 아이들을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을 부당하게 징계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학교법인은 즉각 부당징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주장에 대해 동명중학교 김영길 교장은 "학부모들의 주장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오늘은 바쁘니 내일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학부모들은 시교육청 간부들과 면담을 갖고, 이러한 내용에 대해 시교육청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으며, 해당 관할 교육청인 동부교육청은 이날 오후 자체 대책회의를 열어 오는 6일 현장조사를 벌여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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