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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9일 오후 2시 35분]

▲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인과 국회의원 기자회`견이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려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역사가 2006년 17대 국회를 '문화주권을 지켜낸 자랑스러운 국회'로 기억하게 될 수 있길 진심으로 호소한다."

김재윤(열린우리당)·정병국(한나라당)·손봉숙(민주당)·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 등 여야 4당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스크린쿼터 현행 146일 사수에 앞장서 나섰다.

이들은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이하 영화인대책위)'와 공동주최로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인과 국회의원 기자회견'을 가졌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여야 의원들은 스크린쿼터 현행유지 법문화를 결의하면서 "문화다양성협약을 이끌어낸 국제적 문화정책 스크린쿼터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문화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회는 고유권한인 입법부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제 국가의 문화와 외교의 자주를 지키는 '진정한 국익'을 위해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자랑스런 문화정책인 스크린쿼터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문화산업의 선봉장인 영화인들의 자존심을 언 땅에 팽개치는 역사적 오류를 범할 수는 없다"며 "당을 초월해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도록 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재윤 의원이 참석한 의원들에게 "당을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말을 꺼내자, 이에 정병국 의원이 "스크린쿼터 사수당을 만들자"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안성기·정진영·신우철·최민식(집행위원)·양기환(대변인)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또 국제문화전문가단체(Coalition For Cultural Diversity)의 국제운영위원회 대표인 로버트 필론씨와 한미 FTA 협상 반대를 주장하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인과 국회의원 기자회`견이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문광위 법안심사에서 스크린쿼터 개정안을 우선순위로 심사해 줄 것을 제안한다"며 "벼랑 위에 선 한국 영화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하겠다"고 당부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왕의 이름으로 '스크린쿼터를 지켜라'고 명하라"

이 자리에서 천영세 의원은 "문광위 법안심사에서 스크린쿼터 개정안을 우선순위로 심사해 줄 것을 제안한다"며 "벼랑 위에 선 한국 영화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손봉숙 의원은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새 발의 피'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쿼터를 대전제로 한미 FTA 협상을 하는 것은 지난해 말 채택된 문화다양성협약 때문"이라며 "많은 나라들이 다양한 문화를 지켜내자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왕의 남자> 주연 배우인 정진영씨 옆자리에 앉아 있던 김재윤 의원은 "(정진영씨가) '왕의 이름으로 스크린 쿼터를 지키라'고 명하는 것이 됐으면 좋겠다"며 "문화협약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스크린쿼터 축소를 하라는 것은 미국의 오만 방자함"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익 측면에서 5~10년 내를 보면 한미FTA협상이 중요할 수 있지만 백년을 내다보면 스크린쿼터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영화의 경제적 효과를 보더라도 문화가 부를 창출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병국 의원은 "스크린쿼터 사수는 문화주권을 지키자는 것 뿐 아니라 미래성장 동력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라며 "정부가 4000억을 주는 문화진흥책을 발표하면서 달래는 것은 뒤통수를 치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필론씨는 스크린쿼터 축소 후 가져올 경쟁이 공정한 경쟁은 아닐 것이고 다른 유사한 나라에도 강요하게 되기 때문에 한국의 스크린쿼터 정책은 전세계 문화주권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강한 지지를 전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법안 통과 ▲문화다양성협약의 조속한 국회비준 ▲정부가 문화주권을 사수하고 우리나라 문화산업을 지켜낼 수 있도록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 강구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을 공동 결의했다.

"닭과 여우의 경쟁, 곧 여우에게 잡아먹힐 것"

▲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인과 국회의원 기자회`견이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려 영화배우 정진영씨가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다음은 국회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인과 국회의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 참가자들의 주장을 요약한 내용.

안성기 "우리 영화의 경쟁력이라는 것은 국내 경쟁력이다. 세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전혀 없는 영화다. 국내에서만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스크린쿼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없어진다면 경쟁력은 없어진다."

정지영 "정부가 펴는 잘못된 정책을 국회에서 고쳐나갈 의무가 있다. 그만큼 국회가 발전해 있고 국민들이 지지한다. 오늘 기자회견은 상당히 중요하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신우철 "한 분야의 정상에 있는 생활을 하는 스타들의 생활은 많은 생활에 꿈을 주는 생활이어야 한다. 스크린쿼터를 유지하는 것이 이기주의로 매도돼서는 안된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영화가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평생 영화와 함께 살고자 한다."

최민식 "지금은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하겠다. 스크린쿼터 축소 및 폐지 논란이 사회적으로 불거진 것은 현 정부가 문화라는 무형의 가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다. 한 때는 국위를 선양했다고 추켜세우다가 지금은 집단이기주의라고 매도하고 있다. 정부와 국익을 위해 수준 이하의 취급을 받아도 되는 존재인지…, 할말이 없다."

정진영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대해 영화인들이 분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과연 '영화'란 것이 우리사회에서 무엇인지 느끼고 있다. 영화가 사회에서 오락 기능이 있으나, 아름답고 좋은 기능을 만드는데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을 생각해 달라."

양기환 "한미 FTA 협상이 과연 국익에 이로운지, 독인지 약인지를 공론화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일방적인 정부 방침이 아니라 국민적인 합의와 진지한 논의를 통해서 스크린쿼터 문제 때문에 국익에 타격이 온다면 영화인들도 수긍할 의도도 있다. 스크린쿼터는 독과점을 견제하는 것이다. 닭과 여우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자유경쟁을 하라면, 곧 닭은 여우에게 잡아먹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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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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