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우여곡절 끝에 15일 밤 < PD수첩 >이 방영됐다. 최초 제보자는 2005년 5월 논문을 가리켜 "도저히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사실이 아닌데 저렇게 해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 MBC TV 촬영

"황 교수님 설득을 못시켰으니까. 배아줄기세포가 실용화가 될 수 없어요. 저희끼리 지지고 볶고 하는데 암이 안된다는 보장이 없어요." (제보자 A씨)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죠. 그 압박감을 한번에 해소하기 위해 10년을 거짓말한 거죠." (제보자 B씨)


황우석 교수팀 연구의혹과 관련, 황 교수팀 전직 연구원으로 알려진 제보자들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들은 15일 방영된 MBC < PD수첩 >과 인터뷰에서 황 교수 연구의혹을 언론에 제보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제보자들은 2005년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황 교수 연구에 관해 잘 알고 있으며 2004년까지 주요 역할을 한 전직 연구자. < PD수첩 >은 "제보를 통해 특별한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않았고, 황 교수로부터 특별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어 단순히 개인감정으로 거짓제보를 할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고 이들을 판단했다.

2004년 핵심 연구원 A씨 "도저히 양심 가진 분으로서..."

지난 6월 < PD수첩 > 앞으로 제보를 보낸 A씨. 그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주요 저자로 표창까지 받은 황 교수 연구팀의 핵심 멤버. 누구보다 황 교수 연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소개됐다.

그는 "황 교수의 과오를 다 아는데, 지금이라도 과거를 묻고 새롭게 시작하면 좋았는데 덮어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2월 (논문으로) 과학자로 재정립을 하고 그것만으로도 꽤 명성을 얻지 않았냐"며 2005년 5월 논문을 가리켜 "도저히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사실이 아닌데 저렇게 해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팀이 '세계적 사기극'을 벌이게 된 배경으로 "인간난자로 수정란 줄기세포를 10년 넘게 한 분들이 체세포 핵이식은 전혀 몰랐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또 체세포 핵이식만 줄기차게 해왔던 사람은 인간난자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며 "인간 난자 복제는 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확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밤에 잠을 거의 못잤다"고 할 정도로 당시 고뇌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 논문 발표 이후 황 교수팀에서 나왔다. 그는 그 이유로 황 교수를 설득시키지 못한 것과 배아줄기세포가 실용화될 수 없었던 점을 들었다. 또 암이 생기지 않아야 하는데, 분화과정에 암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는 것.

"(황 교수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다"

황 교수 연구팀에 있었던 또다른 제보자 B씨. 그도 황 교수팀에 있었던 핵심 여성 연구원이다. 그는 제보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과학적 증거를 제시해 설득해도 대중들이 다 설득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황 교수가 굉장히 세력이 크고 권력이 있어 어떤 식의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고백했다. 그는 황 교수팀이 이렇게 대담하게 거짓말을 한 이유로 2004년 2월 논문의 '낮은 경제성'을 꼽았다.

그는 "그것만으로는 경제화 시키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면서 "남녀노소 다 필요한 의료시장에 한번에 200개(난자) 시도해서 한 개(줄기세포) 한다는 건 효율성이 너무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다"면서 "그게 없으면 황 교수는 무너지게 돼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황 교수가 그 압박감을 한번에 해소하기 위해서 10년을 거짓말 한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이다. 그는 "2005년 5월 논문에 나온 정도가 되려면 지금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10년은 있어야 상용연구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 PD수첩 >은 이같은 제보를 바탕으로 6개월여에 걸쳐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진실을 추적해나갔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