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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 격려해온 정치권은 일단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줄기세포는 없었다는 노성일 이사장 발언의 진위 여부가 드러날 때까지는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며 신중한 태도다.

다만, 생명윤리 문제를 제기해온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내며 "정치권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열린우리당은 아직 공식 논평을 내고 있지 않다. 전병헌 대변인은 "내일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사실 아니길 백번 천번 바라는 마음, 사실이라면 충격적"

'황우석 교수를 돕는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권선택 열린우리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태를 예측할 수 없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대단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모임에는 여야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권 의원은 "황 교수의 연구성과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진위 여부를) 따져야 되지 않겠냐"고 전제한 뒤, 지지모임을 결성한 것에 대해 "황 교수 개인이 아닌 생명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지, 격려해온 만큼 그 의지나 방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계진 대변인은 "믿을 수 없다, 이 뉴스가 사실이 아니기를 백번 천번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혹스러워했다.

이 대변인은 "황우석 교수로부터 직접 해명과 입장을 듣기 전에는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일"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우리 과학자들은 사기가 저하되어서는 안되며 과학 발전을 위해 진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가 노성일 이사장의 말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는 없는만큼 과학의 문제는 과학적 검증으로 가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황 교수에 대한 마녀사냥식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황 교수 스스로 진위 여부에 대해 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빠르게 논평 낸 민주노동당 "성과주의 매몰된 사회 자화상"

민주노동당은 줄기세포 연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책시스템의 문제와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청와대와 관련기관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할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성과주의에 매몰된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어서 안타깝다"고 현 상황을 평가하며 "정치권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황 교수가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과 비난을 황우석 교수 개인에게 맞추려는 토사구팽식 책임전가 자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황우석 바이오센터'를 건립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한 측근은 "아직 뭐라고 말하기엔 이르다"며 바이오센터 공사 추진 여부와 관련 "난치병을 가지신 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건립키로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서울대 아닌 제3의 검증기관에 맡겨야"
'황우석 포퓰리즘' 경계한 박재완 의원

황 교수 비판에 대한 여론공격을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해 온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의 일성은 "큰일났다, 노성일 이사장 말이 사실이라면 대망신이다"였다.

박 의원은 "저는 일관되게 철저한 재검증, 사실규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서울대가 아닌 제3의 기관이 검증작업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료를 조사하기 부담스러운 게 우리의 문화"라며 "황우석 교수가 속한 서울대가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정부의 공식적인 기구 주관 하에 한림과학원이나 카이스트(KAIST) 등을 묶어서 제3의 검증기관에 맡기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책임도 물었다. 박 의원은 "국고가 상당히 들어갔고, 논문 공저자로 올라가 있는 박기영 청와대 보좌관이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국회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이번 일을 우리 과학계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연구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제상의 미비점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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