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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부ㆍ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 황교안 2차장검사가 14일 오후 지검청사 브리핑룸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부끄러운 것 없는 수사했다고 검사들 격려했다. 인기에 영합해서 하려면 할 것 많지. <조선일보> 사장도 한번 불러서 어떤 경위로 보도했는지 물어보고…."

143일간 안기부 'X파일'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해왔던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전날(14일)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2차장은 "정말 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느냐"는 다소 짓궂은 기자의 질문에도 다시 한번 "그렇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자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 기자는 "참여연대에서 고발한 삼성 대선자금 제공 의혹이나 검사 '떡값' 수수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자 진술 내용 외에는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하는 노력이 별로 없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황 차장은 "수사는 무대포로 의지만 갖고 불법으로 하는 게 아니다, 기자는 질문을 취소해야 한다"며 발끈했다.

그의 불만은 계속 이어졌다.

"증거확보 노력이 왜 없었겠느냐. 증거로 확보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삼성에서 압수한 자료가 14박스라는 게 뭘 말하는 것인가. 검사들이 할 일없이 그것 분석하고 관계자들 불러 질문하고 그랬겠나. 기소할 수 있는 증거란 건 그렇게 쉽게 확보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삼성이 뭐가 예쁘고 쎄서 절절 매겠냐"

그는 특히 "삼성이 뭐가 그렇게 예쁘고 국정원보다 더 쎄다고 검사들이 그 앞에서 절절 매겠느냐"며 "'삼성 장학생'이란 게 대체 무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참여연대로부터 삼성 측 변호인단과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차장은 "삼성에 김모 변호사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같은 지방청에 근무했다'고 계속 기사를 쓰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같이 산다고 안쓴 게 다행"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삼성 측 주장을 그냥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황 차장은 "기소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며 "형사 사건일 경우 기소해서 유죄를 받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시민단체 등에서 'X 파일' 사건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하는 것"이라면서도 "해서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려고 하면 뭐든지 다 하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또 "일부 정당에서 어떤 사람은 (안기부 도청조직인) '미림'것만 부각해서 문민정부 시절 것만 수사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국민의 정부 시절 것만 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대 구분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 혈세 낭비하려면 뭐든지 다 하는 것"

전날 서울지검에서 도청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대검찰청에서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을 삼성 채권 수수 혐의로 소환한 것을 두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눈속임 카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황 차장은 "우리는 이광재 의원이 소환되어 오는 것도 몰랐다"며 "자꾸 음모론적으로 보지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괜히 불필요하게 의혹을 제기하면 그 자체가 국민들에게 피해주는 것"이라며 "어느 언론이 '검찰은 자신의 도청수사 결과를 믿는가'라고 썼던데, 그 문제를 제기한 언론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 의혹을 믿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기사를 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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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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