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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장에 당직자들이 `사학법 날치기 처리한 김원기 의장 사퇴하라`플래카드를 붙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구멍가게 정당, 전당포 정당, 떼법 정당, 리모콘 정당…

최근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의 '새 이름 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든 정당들이 이미 반대세력에 의한 '악의적' 별명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쟁점법안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유독 한나라당에 별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별명의 주인공인 한나라당은 감세안을 내세워 '서민정당'이라고 자인하며, 127석이라는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며 '소수야당'의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별명의 주인공 "우리는 서민정당인데..."

열린우리당은 이달 초부터 한나라당을 '3무(無) 정당'이라고 공격했다. '무책임·무당론·무대안'을 일컫는 '3무'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쌀협상 비준안과 비정규직법안 등 쟁점법안에 대해 '뒤늦은 당론'을 내놓고 8·31 부동산대책 후속법안에 대해서는 당론이 통일되지 않은 모습을 꼬집었던 것.

'구멍가게 정당'이라는 말도 나왔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일보>가 지난 1일 사설에서 "부동산 후속입법을 둘러싸고 '당론 따로, 의원 따로'식의 행태를 보이는 한나라당을 보면 정책정당인지, 구멍가게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일갈한 것을 인용해 이같이 말한 것.

민주노동당도 한나라당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12일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전당포 정치를 하고 있다"며 "사학법 통과를 대가로 자립형 사립고를 저당잡고, 종합부동산세법 통과를 대가로 감세안을 저당잡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립학교학법 처리 이후 수적 열세로 법안을 저지하지 못했다며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재경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붙인 '리모콘 정당'은 박근혜 대표 한 마디에 국회 모든 일정이 올 스톱된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방을 점거당한 '지둘려' 김원기 국회의장도 마음이 상하기는 마찬가지.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학법 처리에 반발해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의장실을 점거하자 김 의장은 "'떼법의 논리'는 결코 우리 민주주의에 맞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127석의 거대정당을 소수정당이라 생각할 국민은 없다"며 "한나라당은 배부른 소수를 위한 '소수정당'"이라고 일갈했다. 9석의 야당 입장에서 127석의 제1야당의 '소수정당' 운운은 엄살이었던 셈이다.

민주노동당 "127석이 9석 앞에서 '소수'라니"

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은 '차떼기정당' '웰빙정당'과 같은 부패·수구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은 가장 서민적인 정당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사학법 처리 과정에서 색깔론이 제기되고, 사학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이 비춰지면서 그간의 노력이 '도로아미타불'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13일부터 거리로 나선다며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선언한 한나라당에 대해 또 어떤 별명이 붙여질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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