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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주공아파트 1단지 공터에서 열린 '꿈꾸는 우리동네 문화동 마을잔치' 장면. 사회자와 함께 호흡하며 주민들은 하나가 됐다.
ⓒ 장재완
가을햇살 따사롭던 지난 12일(토)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주공1단지 아파트 공터에서 마을잔치가 열렸다.

이 마을잔치는 '문화동주민모임(회장 이광기)'에서 마련한 것으로, 콘크리트 벽에 갇혀 이웃과 얼굴도 모른 채 살고 있는 주민들을 '동네' 또는 '마을'이라는 공동체로 묶어보고자 하는 바람에서 마련된 것. 때문에 잔치에 마련된 프로그램도 여느 잔치와는 사뭇 달랐다.

이날 가장 많은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우리동네 벼룩시장'이었다. 자기가 쓰던 물건을 가지고 나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또 물물교환 등을 통해 자원재활용과 쓰레기를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마련한 이번 벼룩시장에는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 18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 우리동네 벼룩시장에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 180여명이 참여, 5일장과 다름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 장재완
TV를 통해서만 벼룩시장을 접하던 아이들과 주민들은 '우리 스스로도 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과 신기함에 매우 즐거워 했다. 이번 벼룩시장에서는 최대가격이 500원이었다. 고가를 주고 구입했을 법한 수많은 물건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으며,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너무나 즐거워 했다.

친구들에게 딴 딱지를 100장에 100원에 파는 아이, 자장면을 시켜먹는 아이, 예쁘게 가격표와 가게이름을 꾸며서 나온 아이, 부모님 것으로 보이는 유명 브랜드의 테니스라켓을 200원에 파는 아이, 팔려고 나와서 두 배로 많이 사가는 아이 등 벼룩시장 풍경은 그야말로 시골 5일 장터와 다름없었다.

이러한 어린 장사꾼들에 신이 난 것은 오히려 어른들. 동네 주민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천원짜리 한장으로 장난감, 학용품 등을 푸짐하게 골라갔다.

▲ 마을잔치 열리던 날, 동네 사람들이 활짝 웃었습니다.
ⓒ 장재완
이 밖에도 이날 마을잔치에서는 민들레의료생협 길거리진료단의 무료 건강검진과 나무로 만든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 페이스페인팅, 컴퓨터 무료수리, 급식조례제정 홍보 부스 등이 상설로 운영되어 어른에서 아이까지 함께 즐기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마지막 순서로 열린 '우리동네 장기자랑'에는 15개 팀이 참여, 그동안 갈고 닦은 춤과 노래 등 솜씨를 뽐냈다. 이 장기자랑에서는 이웃 집 아이의 숨은 끼를 발견하기도 하고, 옆집 아줌마의 노래솜씨에 감탄하면서 주민들은 어느새 하나가 되었다.

문화동주민모임은 또 '벽화그리기' 행사도 개최한다. 14일 이 동네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대문초등학교 정문 옆 담벼락에 '꿈꾸는 우리 동네'라는 주제의 벽화를 그려넣을 예정이다. 이 벽화그리기에는 이 학교 학생과 지역주민대표가 함께 하며, 대전예술고 미술선생님과 지역 미대 자원봉사자 등이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번 마을잔치를 마련한 주민모임 이광기 회장은 "주민들 스스로 참여하고 즐기면서 마을공동체 의식을 심어 보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행사를 자주 마련하여, 이웃간에 정이 넘치는 마을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동주민모임은 지난 2003년 문화동에 사는 젊은 청년 10여명이 모여 만든 모임으로 그 동안 '마을공동체만들기'를 위한 '한여름밤의 영화축제', '마을신문 발행', '보행권확보 토론회', '동네지도만들기' 등의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 행사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
ⓒ 장재완

▲ 장기자랑의 시작을 알리는 대문초등학교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
ⓒ 장재완

▲ 벼룩시장에서 1만원도 넘게 매출을 올렸다며 자랑하는 아이들.
ⓒ 장재완

▲ 엄마는 노래하고, 딸은 춤을 추고... 모두가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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