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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대교와 울돌목
진도대교와 울돌목 ⓒ 조대흠
진도로 가는 길은 서울 방향에서나 부산 방향에서나 멀고도 멀다. 땅끝마을 해남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문내리에서 좌회전하여 진도 초입에 들어서면 진도대교를 만난다.

진도대교 아래에는 지금도 빠른 물살이 흐르는데 이곳이 바로 세계 해전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전과를 올렸던 명량대첩이 있었던 울돌목이다. 울돌목이란 바다물이 울며 돌아 나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울돌목에 서서 거대한 다리 밑으로 빠르게 흐르는 급류를 보고 있으니 13척의 전함으로 무려 133척의 왜군 전함과 맞서 싸워 대승하였던 불멸의 이순신 장군 모습이 아른거린다.

진도대교 아래쪽에는 뜰채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TV에도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던 곳이다.

진도 금골산 오층석탑
진도 금골산 오층석탑 ⓒ 조대흠
날이 어둑해질 무렵 금골산 오층석탑을 찾았다. 이 탑은 보물 제 529호로 군내면 금성초등학교 교정 안에 위치해 있는데 높이 4.5m의 단층 기단 오층석탑이다. 방학 때라 그런지 학교는 조용한 편이다. 백제석탑의 영향을 받아 고구려 후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 육지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어 이곳 섬에까지 백제 양식이 전해졌다는 사실로 의미가 있다. 탑 뒤로 보이는 금골산의 기암 바위는 진도의 금강이라 불릴 만하다.

진도 세방낙조
진도 세방낙조 ⓒ 조대흠
구불구불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세방낙조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은 중앙기상대에서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선정되기도 했던 곳으로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의 금빛 경관은 예술이다. 마을 사람들 얘기로는 태양이 바다로 빠진다는 표현을 했었는데 이날은 안개가 끼어서 그 모습은 보지 못했다.

진도 소포리마을 "민속공연"
진도 소포리마을 "민속공연" ⓒ 조대흠
베틀노래

▲ 진도 소포리 민속공연

(후렴)
짤그닥 짤그닥 짜는이베 언제짜고 친정에 갈까

1. 세상에 할 일없어 옥난간에 베틀놓고
2. 흑룡황룡 비친해에 안질개를 돋아놓고
3. 그 위에 앉은양은 잉여대는 삼형제요
4. 고단하다 눌림대는 이수강에 띄워놓고
5. 앵기락궁 도투마리 자로자로 뒤께내어
6. 볫때 내리는소리 쩍느리는 소리로다
7. 남화수 무지개는 북 외수로 외야놓고
8. 질 드리는 베우게는 금사올을 목에걸고
9. 금사올을 목에걸고 배웅강을 나댕긴다.
저녁시간 민박집으로 예약해 두었던 소포리 마을에서 저녁을 먹었다.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과 구수한 사투리, 마을 분들의 넉넉한 인심에 금방 마음이 편해진다. 소포리 마을은 진도의 전통마을로 170여 가구가 있으며 어업과 농업을 주로 한다. 조선시대 강강술래 및 6개나 되는 전통적인 행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씻김굿,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다시래기 등 중요 무형문화재와 북놀이 등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강강술래와 함께 진도 홍주도 맛볼 수 있었는데 처음 맛본 진도 홍주 그 맛이 달다.

소포걸군 농악은 임진왜란 당시 아군들이 거지행세를 하면서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왜군들의 동태를 파악, 이를 악기소리로 아군에게 알려 승리하게 했다는 군 작전놀이와 같은 특징이 있다. 서산대사진법이라고 전해 오고 있으며 쇠가락이 다양하고 외상모가 아닌 다양한 상모놀음이 특징이다. 걸군 농악 공연은 약 90분이 소요되나 일부만 볼 수 있었다.

고향의 향수와, 따뜻한 이웃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전통이 살아있는 소포리마을, 진도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들려야 할 코스이다.

공연을 보고 나니 마을엔 어둠이 찾아온다. 민박집을 찾아가는데 집집마다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제야 여기가 진돗개의 고장 진도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집집마다 개를 키우지 않는 집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진도 소전미술관
진도 소전미술관 ⓒ 조대흠
다음 날 아침 보슬보슬 비가 날리는 가운데 서예대가인 소전 손재형 선생의 작품을 모아둔 소전 미술관을 찾았다. 소전선생은 우리나라 국한문 혼용해 쓴 벽파진의 "이 충무공 전첩비문"과 사육신 묘 비문을 쓰셨고 "서예"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신 분이다. 소전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소전선생의 유족들이 소장하고 있던 그의 작품들과 소전 생전에 그를 기리기 위해 국내거장들이 그들의 작품들을 진도군에 기증한 것이다. 논산 이은상 시비문 등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진도 운림산방
진도 운림산방 ⓒ 조대흠
다음에 찾은 곳은 운림산방. 이곳 운림산방은 영화 <스캔들(조선남여상열지사)>에서 배용준이 배를 타고 놀았던 장면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운림산방은 조선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유(1809~1893)가 말년에 서울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인 이곳에 돌아와 거처하며 그림을 그리던 화실의 당호로 첨찰산을 뒤로하여 사방에 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져 깊은 산골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숲을 이루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운림산방 앞에는 480여 평의 연못이 있고 연못에는 수련이 있으며 가운데에는 배롱나무가 있다. 14평의 초가와 사랑채, 화실, 소치기념관 등도 볼 수 있다. 이날은 마침 비가 내려서 운무 가득한 운림산방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진도 역사박물관
진도 역사박물관 ⓒ 조대흠
운림산방 옆에는 진도역사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진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 놓은 이 전시관은 진도의 애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진도 남도국립국악원
진도 남도국립국악원 ⓒ 조대흠
운림산방을 나와 남도석성으로 가기 길에 '남도국립국악원'에 잠시 들렀다. 이런 곳에 이렇게 대규모의 국악원이 있다는 것은 진도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남도국립국악원 앞쪽으로는 마을이 보이는데 귀성마을로써 "KBS 그섬에 가고싶다"에 방송되기도 했던 아름다운 곳이다.

진도 남도석성
진도 남도석성 ⓒ 조대흠
이어 간 곳은 남도석성, 병영이 있던 곳으로 고려 원종때 삼별초 배중손장군이 여몽연합군과 격전을 벌이다가 최후를 마친 슬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조선초기에는 왜적 방어를 위해 수군 만호진을 배치했던 수군기지이기도 하다. 석성 안에는 아직 많은 민가들이 있다.

진도 "용장산성"
진도 "용장산성" ⓒ 조대흠
용장사터는 고려가 몽고와 굴욕적인 강화를 맺고 개경환도를 강행하자 이에 불복한 삼별초군의 대몽항쟁의 근거지였던 곳으로 몽고에 항거했던 삼별초의 기개가 빛나는 곳이다. 용장사터에서 삼별초군에 대해 묵념을 했다.

이번 진도여행은 긴 여정이었다. 진도 그곳에는 비옥한 농토, 청정해역, 푸른 산,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었으며 아름다운 진도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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