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동남쪽 옥녀봉에 박혀있던 대형 철심이 25일 오전 완전히 제거됐다.
철심은 지리산에서 뻗은 주맥이 동남쪽으로 흘러내리는 해발 1600m 정도의 옥녀봉 정혈자리에 박혀있었으며, 지름 11cm, 길이 110cm의 순동제 봉으로 그 무게가 무려 80kg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40여 년간 전 국토에 박힌 철심을 제거하는데 앞장섰던 사단법인 소윤하 한배달위원장(민족정기 선양위원회)은 "지금껏 88개의 철심을 제거했지만 이렇게 육중하고 대규모의 철심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철심은 지난 7일(음력 5월 1일) 지리산 천왕봉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하산하던 최원환(42, 법계사 근무)씨에 의해 발견되어 관할 경찰서에 폭발물로 신고되었다고 한다. 경찰 및 군 폭발물 담당자들이 현장을 발굴 확인한 결과 그 형태가 대형 탄두와 유사한 철심으로 확인되어 제거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명산에서 발원한 지기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끊어놓기 위하여 혈맥에 박는 철심이기에 혈침(穴針)이라고도 부른다는 이 철심은 관계당국에 의해 폭발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민족정기선양위원회의 주관으로 25일 제거하게 된 것이다.
철심제거작업은 민족정기선양위원장인 소윤하씨를 비롯한 위원 10여명에 의해 25일 오전 9시경부터 간단한 산신제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어 약 30여분 간의 작업으로 어렵지 않게 끝났다.
뽑힌 철심은 육중하여 운반에 애로가 많았으나 산청군청공무원 및 지로사(지리산 로타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회원들의 자발적 협조로 별다른 사고 없이 11시쯤에 법계사 뒤 공터까지 운반되었다.
철심이 운반되는 동안 천왕봉 등반길에서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너무 화가 난다"거나, "어처구니없다"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박수를 치는 것으로 철심을 제거하거나 운반하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누군가가 한민족을 시기하고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한 주술적 의미로 명산 지리산에 박았던 철심이 제거되는 것을 본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낮 12시경, 지리산 지기를 이어받아 훌륭하고 큰 인물이 많이 나고 모두에게 좋은 일만 생길 것을 기원하는 제를 지냄으로써 철침 제거작업은 모두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