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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오연호 민경진 강인규 기자
- 정리: 타드 태커 기자


지난 10일, 오연호 대표의 기조연설이 있었던 하버드 대학의 오후 일정이 끝나고, 올해 미국 대선의 인터넷 선거운동에 대한 2차 발제가 시작되기 직전 사회자가 깜짝 놀랄 뉴스를 공개했다. 토론에 패널로 참여한 <산 호세 머큐리뉴스>의 저명 IT 전문기자 댄 길모어가 시민참여 저널리즘에 바탕을 둔 인터넷매체 창간을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는 것.

기자는 그가 지난 여름부터 예고하고 고민해 왔던 '미국판 오마이뉴스'의 창간작업이 드디어 첫 발을 내디뎠음을 직감했다. 왜 그는 '세계 최고의 일자리'라고 자랑스러워 했던 직장을 떠나 시민참여 벤처언론을 만드는 고단한 작업에 뛰어든 것일까?

1981년 기자직에 투신한 이후 25년의 경력을 지닌 베테랑 저널리스트인 댄 길모어는, 12월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신문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괴롭다. 하지만 떠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댄 길모어는 하버드대학 버크먼 센터가 개최한 '인터넷과 사회' 포럼의 마지막 날인 12월 11일, 하버드 법대 교정의 파운드 홀에서 사표 발표 이후 전 세계 매체 중 최초로 <오마이뉴스>와 독점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길모어 기자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T. Thacker
-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계획하고 있는 미디어 벤처가 도대체 무엇인가?
"글쎄 나도 그게 무엇인지 지금 찾고 있는 중이다. (웃음) 질문을 피하려는 게 아니라 아직은 너무 초창기라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좌파 대 우파' 식의 대결은 피하고 싶다는 것이고 경제체제와 관련된 이슈와 그 밖에 문제들의 해결방법에 대해 다루고 싶다는 점이다. 지금으로서는 마치 좌-우 논쟁으로 가는 함정처럼 느껴진다.

이 분야에서는 이미 많은 이들이 훌륭하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는 <오마이뉴스>가 그랬던 것처럼 직업 언론인들이 몇 년에 걸쳐 얻은 교훈, 즉 기존언론에서도 '되는 일'이 있으며 시민 저널리즘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서 이것을 내던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우리는 기성언론에서 얻은 모범적 교훈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베끼자는 것이 아니라 낡은 저널리즘에서 최고 만을 선택해 풀뿌리 저널리즘에서 넘쳐나는 굉장한 활력과 자극에 결합시키자는 뜻이다."

- 진로를 바꾸게 된 소감이 어떤가?
"흥분 되고 동시에 두렵다. (웃음) 신뢰하고 좋아하고 존중하는 뛰어난 사람들과 일해 왔던 멋지고 근사한 직장을 떠나게 되어 조금 슬프기도 하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직업을 떠나려고 한다. 나는 신문을 사랑한다.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어느 정도는 신문이 나의 발견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신문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한 걸음, 즉 이 새로운 세상의 일부가 되는 걸음을 떼어야 할 것이다.

나는 언젠가 신문들이 '우리도 저런 것은 할 수 있겠다.'고 말할 수 있는 무엇을 만들고자 한다. 내 목표는 기존 미디어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비하면 나는 시작이 늦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책을 쓰고 지금의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오마이뉴스>였다고 말해왔다. 나는 <오마이뉴스>에 비해서는 감수해야 할 위험이 훨씬 적은 셈이다.

'그런 일을 하려 한다니 근사해요'라는 이메일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대단한 용기입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으면 용기 있는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참된 용기는 하버드 포럼에 참석 중인 이라크의 블로거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란의 블로거 호세인 데라크샨이 하는 일 역시 그렇다. <오마이뉴스>를 시작한 일이 그렇다. 이라크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병사들이 그렇다. 엄청난 수가 암살을 당하고 있는 필리핀의 언론인들이 그렇다.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힌 중국의 청년이 그렇다. 이런 것이 진정한 용기인 것이다."

- 자신의 미디어 벤처를 시작함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언론을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내가 그 일부가 되고 싶을 뿐이다."

- 어제 포럼의 내용을 들었다. 주류 미디어에 대한 분노가 이런 선택을 하는데 어느 정도 작용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람들이 포럼에서 그런 인상을 받고 돌아가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나는 아직도 신문을 사랑하고 멋진 사람들과 일하고 있으며 내가 오랫동안 속해 있었던 신문사를 무척 존중한다. 그러나 특히 대선 보도의 경우는 좋았다고 볼 수 없다. 주류 언론은 우리가 다른 경로를 통해 시도했던 것보다 그 역할을 더 잘 해냈어야 했다. 하지만 방송과 보도에서는 아직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지 못했던 중요한 저널리즘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 그것을 분노라고 부를 수 있다면 다른 많은 미국인들이 주류 미디어에 대한 당신의 분노에 공감하고 있는가?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여론 조사를 보면 사람들이 좀더 나은 언론을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이 새로운 뉴스벤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미국인들에게 설득할 생각인가?
"직접 발로 뛰어 스스로 소중하게 여기는 일을 찾아 나서는 것이 지금처럼 적절한 적이 없었다. 사회 전체가 좀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직접 발로 뛰며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찾고, 특히 반대편 의견에도 관심을 기울여 상대편의 생각과 가치관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이 혹시 잘못되었는지 묻지 않는다면 어떻게 배움을 얻을 수 있는가? 그렇기에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을 사실만을 찾아 다니는 '울림방(echo chamber)'현상이 매우 우려된다. 이것은 정말 치명적이다.

-흥미로운 것은 공화당원들 역시 전통적으로 미국 언론계가 '진보주의 일색'이라고 손가락질 하며 분노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라디오 토크 쇼를 통해 소위 '진보 언론'을 공격하기 위해 대안을 찾아냈다. 이들이 라디오를 택한 것처럼 대안미디어를 시작하는 이유가 결국 분노 때문은 아닌가?
미디어시장의 민주화가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우파에서는 좌파가 주류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는 이 점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은 그렇게 느낀 것이다. 그들도 청중을 모을 권리가 있고 바로 그 일, 즉 청중을 모으는 일을 한 것이다. 그래서 풀뿌리 미디어에서는 이보다 한층 더 나아갈 생각이다. 블로그는 어떤 면에서 라디오 토크쇼의 변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T. Thacker
- <오마이뉴스>의 성공에는 보수일색인 한국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거대한 분노도 한 몫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에서 소위 '진보파가 지배하는' 미디어를 맹비판하는 보수파 라디오 토크 쇼가 성공함으로써 비슷한 일이 일어난 셈이다. <오마이뉴스>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이 구상중인 시민참여 언론에서도 지금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원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부정적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오마이뉴스>가 존재할 수 있었고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여건이 미국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마이뉴스>는, 다수의 독자를 확보하고 독재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누려온 3대 일간지가 지배하는 획일화된 미디어시장에 대항했다. 현재 미국에는 그보다 훨씬 다양한 미디어가 존재하므로 여건이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오마이뉴스>가 이미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실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의 말단에 서 있는 풀뿌리 네티즌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며 그렇기에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 왜 시민참여 언론 프로젝트를 대선 전이 아닌 대선 후에 시작하기로 결정했는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사실 지난 여름 중반부터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보기 전까지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몇 가지 이유로 대선 전에 창간을 하는 것은 실수라는 것이 분명했다. 우선 사람들이 다른 일에 대해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었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마치 산소와도 같아서 방안의 산소는 제한되어 있는데 이게 전부 대선에 집중되다 보니 그 틈새를 파고드는 일이 어려웠다. 두 번째로 만약 주어진 산소가 그게 전부라면 대선이 끝난 후에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겠는가?

나는 단순히 정치 이상의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당파를 조장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미국 정치권에 문제가 많지만 지난 몇 년 간 심화된 좌. 우파의 양극화에 염증을 느끼는 거대한 중간그룹이 존대한다고 생각한다. 순수 좌파는 40년 전의 정치구도에서 여전히 맴돌고 있다. 심지어 사기업에 권한을 주는 것에도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 나는 반 자본주의가 아니라 친 자본주의적이며 좌파들 사이에 어느 정도 반 자본주의 정서가 팽배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것을 지침으로 삼고 싶지 않다.

그리고 우파는 기업이 운영되는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권위주의가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양 쪽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을 어디에 활용해야 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

ⓒ T. Thacker
- <오마이뉴스>와 미국에서 인기 있는 블로그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다른 점이 아주 많다. 가장 큰 차이는 <오마이뉴스>는 보도내용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기사가 메인 페이지에 톱뉴스에 가까워 질수록 더 심혈을 기울여 편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가 참여할 수 있는 신문이다.

하지만 블로거는 개인이고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으며 대부분은 전혀 편집을 하지 않는다. 블로그는 매우 개인화된 매체이다. 내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이야기를 나눴던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들에 따르면 그들이 글을 쓰는 것에는 <오마이뉴스>의 일부가 된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블로거들은 다른 어떤 것의 일부이기보다는 그들 스스로를 나타내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 미국의 블로거들이 연합하면 굉장히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가?
"일부 블로거들은 연합을 하고 있다."

- 블로거들이 연합해 스스로 <오마이뉴스>를 만드는 것은 어떤가?
"블로거들간에 연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개는 비공식적이고 어떤 약속보다는 하이퍼링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어떤 것에 동의하거나 혹은 지적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 매우 강력한 것이다. 이런 일이 대세가 되면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법이다.

내가 알기로 CBS가 방송한 부시의 국방 보고서 관련 보도에 대해 분개했던 많은 블로거들 사이에는 공식적이거나 심지어 대규모의 비공식적인 결정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많은 일들이 이루어졌다. 방송사에 항의 전화를 걸지 않고서도 말이다.

그것은 상의하달식이 아닌 아래로부터 결집된 의사결정이었기에 더욱 강력한 것이다. 따라서 나는 '우리 식대로 세상을 알릴 테니 우리가 연합하고 있는 우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라'고 말하는 블로거 집단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그런 현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발생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블로그 영역(blogosphere)도 압도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매체로서 인터넷이 태생적으로 특정 정치색을 편향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인터넷은 도구일 뿐이다. 자신의 의견을 간결하고 강력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인터넷이 좋아할 뿐이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초창기의 블로거들은 진보주의자들이 아닌 보수주의자들이었다. 사람들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자유 의지론 자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등장한 뒤 나중에 '전쟁 블로그'로 알려진 성공적인 블로그들은 훨씬 보수적이었다. 아주 성공적인 진보적 블로그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보수주의 성향보다 그 수가 많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양 쪽 모두에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당신이 제시한 '강의로서의 저널리즘'과 '대화로서의 저널리즘' 모델의 비교는 매력적이다. 이 개념을 구상하고 있는 미디어의 창간에 어떻게 반영할 생각인가?
"한동안 내 블로그에서 개인적으로 해온 일이 바로 그것이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듣는 것이다. 듣는 것이 대화의 첫 번째 원칙이다. 나는 즐겁게 듣는 시간을 가졌다. 심지어 독자들이 공격할 때도 말이다. (웃음) 나는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틀린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서 훨씬 많은 것을 배운다. 특히 내가 틀린 이유를 말해줄 때 더욱 그렇다.

일단 듣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 저널리스트들이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 그렇게 들은 것을 <오마이뉴스>가 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수단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우리 이야기에 반응만 하지 말고 함께 이야기 해 보자' 라든가 그 기사와 방송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는 가끔 시민참여 저널리즘의 정확성에 대해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나는 언론행위를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정확해야 할 책임이 어느 정도 있으며 정확하지 않으면 무시 당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하지 않은 언론인에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에게도 자신이 읽는 기사를 맹신하지 않고 어느 정도 의심을 품어보아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읽을 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가정하지는 않는다. 그 글이 만약 내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내용에 기반하고 있다면 먼저 확인부터 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해야 할 일이 늘기는 하겠지만 온라인 저널리즘의 세계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잘못된 점을 발견하면 그들에게 일러주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규제해야 한다. 나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이, 언론인들이, 독자들이 책임을 질 수 있기를 바란다."

- '위키피디아'에서는 온라인 상에서 대규모로 다양한 기사를 기고 받고 공동으로 사실확인을 거치는 '위키뉴스'라는 서비스를 실험하고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객관성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위키뉴스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합당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위키뉴스에 대해 약간은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키피디아 관련자들에게 회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그들이 천재들이며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키들에게 뉴스가 작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위키뉴스가 뉴스를 다루는 자연스러운 매체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속보의 경우에는 확실히 위키뉴스가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나는 이들이 많은 사람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으로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들을 이루리라고 생각한다.

처음 위키피디아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을 때도 나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내가 가졌던 의구심의 대부분이 사라졌고 지금은 그들이 이룩한 일들에 대해 경외심을 느낀다."

ⓒ T. Thacker
- 미국에는 뉴스 미디어가 많지만 대부분 소수의 사람들과 단체가 소유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미디어 권력의 과점현상에 대하여 우려하는 점은 없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적은 수의 업체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좌파, 우파 모두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들이 스스로 찾기 시작한다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아까 언급했던 라디오 토크쇼의 예를 들 수 있겠는데 사람들은 미디어가 중요한 뉴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면 우리가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치적인 입장이 같든 그렇지 않든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는 것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저녁 뉴스가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에 서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자는 책임감을 가져보자.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기술의 장점이다."

-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뉴스에만 눈을 돌리고 인터넷에서는 뉴스의 파편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오마이뉴스>처럼 광범하게 분산된 뉴스생산모델이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앞서 말했듯 나는 자신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울림방'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사실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신문의 장점 중 하나가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을 경우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에까지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밖의 것들을 찾아내도록 도와주는 수단들이 나타나고 있다. 나는 웹사이트이든 간행물이든 우리가 사용할 매체가 무엇이든 간에 심지어 특정한 입장이나 정치적 성향을 띈다고 하더라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반론문을 원 기사 가까이에 두드러지게 배치하겠다'고 공평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반대 관점을 싣는 것이 우리가 저널리스트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시민기자제도에 기반을 둔 인터넷 저널리즘이 그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다른 것들을 읽고 다른 길을 살펴보라고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저널리스트로서 사람들이 지금 보고 있는 페이지 그 이상을 보도록 강조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웹의 근사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핵심요소 중 하나인 하이퍼링크이다. 하이퍼링크는 글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나 관련된 내용을 표시해준다. 웹은 상호연결이 생명이다."

- 신문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다. 전자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깜빡임 없이 높아질 것이며 훌륭한 형태인 인쇄물을 최고의 상태로 보여줄 것이다. 나는 책과 잡지를 사랑하고 신문을 좋아한다. 오늘날 손으로 들고 보는 신문처럼 들기도 쉽고 읽기도 편하며 어떤 면에서는 신문보다 더 나은 점들을 갖춘 휴대용 장비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물론 욕실에도 가져갈 수 있도록 ‘욕실 테스트(bathroom test)’를 거쳐야 하겠지만 결국에는 그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늘 책을 사겠지만 글만큼 중요한 것이 글을 전달하는 매체이다. 오늘날 아이들은 우리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비디오와 오디오를 사용하고 있고 문자메시지는 그 자체로서 미디어이다. 따라서 우리가 배울 점이 아주 많다.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 당신의 저서가 곧 한국에서 출판될 것이라고 들었다.
"나 역시 그렇게 알고 있다. 판권을 한국의 출판사에 팔았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새로운 머리말을 쓸 예정이다. 무척 감격스러운 일이다. <오마이뉴스>가 그 동안 해온 일을 생각해 보면 지구 상에 한국만큼 나를 잘 이해할 나라도 없을 것이다."

-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책의 앞 부분에 인용한 '스쿠프' 니스커의 말 '뉴스가 싫으면 나가서 직접 만들어라'라는 금언을 다시 한 번 인용하고 싶다. (웃음)"

-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끊임없이 읽고 끊임없이 기고하십시오. 보수적 독자라면 스스로 미디어를 창간하십시오. 보수판 <오마이뉴스>를 만들어서 대화가 확산되도록 만드십시오. 그러나 서로 이야기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십시오. 이것이 진짜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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