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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 귀순한 간첩 이수근'이라는 제목의 <대한뉴스> 1969년 2월 14일자(713호) 방송 화면.
ⓒ <국정브리핑> 영상역사관
"자유 땅, 조국대한을 그리워하는 북한 동포의 한 사람인줄 알고 설마 하던 국민의 눈을 속인 이수근은 간첩이었습니다. (중략) 전 국민의 환영을 받던 때도 그놈은 간첩이었습니다. 결혼행진곡의 축복 속에서도 그놈은 간첩이었습니다."

이른바 '이수근 위장간첩 귀순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조작이었음이 진실화해위원회 결정으로 밝혀진 가운데, 당시 '이수근 사건'을 다룬 <대한뉴스>는 이수근을 간첩으로 만들었던 당시 정권의 흔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BRI@<대한뉴스>는 1969년 2월 14일(713호) '거짓 귀순한 간첩 이수근'이라는 보도에서 1분 26초 동안 14번이나 '간첩 이수근', '이수근은 간첩'을 반복하고 있다.

<대한뉴스>는 이 보도에서 신문에서 '간첩 이수근'을 다룬 기사와 '자유를 찾아 귀순한 것으로 위장했던 이수근', 시민들의 환영모습, 결혼장면 등 자료화면에 이어 시민들의 분노라며 육성 인터뷰를 실어 현장감을 살렸다.

<대한뉴스>는 앵커멘트에서 "이수근은 간첩이었습니다, 선량한 우리를 악랄하게 속인 이수근은 붉은 이리떼의 앞잡이였습니다"라며 "자유 땅, 조국대한을 그리워하는 북한 동포의 한 사람인줄 알고 설마 하던 국민의 눈을 속인 이수근은 간첩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한뉴스>는 "대머리를 가발로 덮고 코밑에 수염을 달고 여권을 변조해서 북으로 뺑소니치려던 반역자는 잡히고 말았습니다"라며 "악마의 탈을 쓴 민족반역자인 줄 모르고 그를 환영했던 선량한 국민들은 이번엔 모두가 격분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곧이어 '시민'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아, 그놈이 그럴 수가 있어요 글쎄, 그 멀쩡한 놈을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저 광화문 네거리에다 내놓고 공개 총살시켜야 마땅합니다, 그거."

한편, 그 이전에 <대한뉴스>는 1967년 국내 10대 뉴스 가운데 두 번째로 '이수근 판문점 탈출'을 뽑아 "북한괴뢰 <중앙통신> 부사장이던 이수근씨가 판문점을 넘어 왔다, 그의 북한 괴뢰 탈출은 공산 학정이 얼마만큼 참혹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증거였다"고 선전했다.

그해 10대 뉴스 중엔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동백림 사건)을 '국제 간첩단 일망타진'이라며 다섯 번째 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박정희가 6대 대통령에 재선 취임한 것이 네 번째 뉴스, 경부 고속도로 기공이 열 번째였으며, 독일연방공화국 대통령 내한이 '국위선양'을 이유로 첫째 뉴스였다.

'이수근 사건'을 다룬 <대한뉴스> 영상은 <국정브리핑> 영상역사관에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참말로 www.chammalo.com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정브리핑 영상역사관 http://ehistory.korea.kr/


태그:#간첩조작, #이수근, #대한뉴스, #간첩, #민족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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