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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28일 긴급조찬회동을 갖고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전당대회에서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이 대통합을 결의한다는 데 합의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찢어지는 정계개편인가, 통합을 위한 분열인가.

열린우리당 최대주주인 정동영·김근태의 이른바 '2선 퇴진론'이 제기됐다. 당내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주도하는 모양새지만, 열린우리당의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제3지대 헤쳐모여식' 신당을 주장하는 고건 전 총리, 민주당 쪽에서도 물밑에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김근태, 정동영 전현직 의장이 지난 연말 회동을 통해 '원칙 있는 국민신당'을 만들겠다고 합의한 이후 촉발됐다.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른 신당 추진세력들에게 자극제가 된 꼴이다.

민주당은 신년 단배식에서 "민주당 분당에 앞장서고 실패한 정권의 중심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 다시 정당을 만들면 국민들이 허탈해 한다"며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에는 반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고건 전 총리 측에서도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열린우리당 내 친고건계 의원들이 나서서 "도로열린우리당은 안된다"며 2선 퇴진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김근태 쪽 "한나라당과 통합하자는 것"
정동영 쪽 "흔들기 '배후' 있다"


▲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에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쪽에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김근태 의장 쪽에선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좌파' 발언에 대해 "변형된 색깔론"이라며 "좌파 정권의 집권을 막겠다는 한나라당과 뭐가 다르냐"고 발끈했다.

우원식 의원은 4일 성명서를 내 "열린우리당의 공약이자 당의장과 대통령도 수용한 아파트 원가공개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포용정책을 '좌파'로 몰아붙이는 강봉균 의원이 어떻게 당 정책위원장으로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한나라당의 이회장 전 총재와 박근혜 대표가 말하는 좌파정권과 동의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 의원은 "강 의장이 말하는 통합신당이 한나라당까지 통합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원칙 있는 신당, 질서 있는 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정동영 전 의장은 "분열적 행동"이라 규정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YTN과 인터뷰에서 "누가 누구를 배제할지, 포함할지 그 권리를 부여받은 사람은 없다"며 "통합을 위해 힘을 보태는 자세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에 대해선 "옆으로 비켜 서 있는게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정동영 양측에선 본격적인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인식이다. 그 배후로 고건 전 총리 쪽을 지목하고 있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고건 전 총리가) 요즘에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상태 아닌가"라며 "우리를 흔들어서 어떻게 해보려는 것은 일찍이 예상한 바였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통합신당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어, 각 주체의 노선이 드러나고 여과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며 "(노선이) 정 안 맞는 사람은 이탈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통합 신당의 노선은 '양심'?

한편 열린우리당은 지난 연말, 의원 워크숍을 통해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질서 있는 통합론에 동의했지만 우후죽순격으로 계파와 노선을 달리는 의원들이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대준비위의 부의장 겸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식 의원은 "각 의견그룹들이 언론을 향해 주의주장을 펴고 있는데 준비위가 합의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내세우고 있는 '평화미래개혁세력'의 대통합이라는 원칙을 둘러싸고도 해석이 분분해 과연 '질서'가 잡힐지는 의문이다. 정동영 전 의장과 고건 전 총리는 겉으론 '중도실용'을 내세우는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입장 차가 확연하다. 가령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햇볕정책, 가을볕정책으로 포용정책 계승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김근태 의장도 이 점에 대해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초선의원은 "범여권 통합의 공통점은 '양심세력'이라는 틀 뿐"이라고 냉소를 보냈다. '그럼, 양심 없는 세력 있냐'는 반문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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