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고건 전총리.
ⓒ 오마이뉴스 이종호
고전 전 총리의 신당추진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도 하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고건 전 총리가 '국민통합 원탁회의'를 건너뛰어 바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전 총리쪽 관계자는 3일 오후 "원탁회의를 안 거치고 바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고 전 총리쪽에서는 여러 세력과 인물들을 모은 국민통합 원탁회의를 모태로 통합신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이미 예고시점이었던 12월 중순은 그냥 지나갔다.

고 전 총리쪽의 이같은 판단은 애초 원탁회의의 한 축으로 상정한 정치권 특히 범여권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흐름이 가닥을 잡을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가는 고사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근거하고 있다. 고 전 총리의 '좌고우면(左顧右眄)'과 정치력 부족이라는 이미지만 강화된다는 것이다.

또, 범여권에서는 지지도가 가장 높은 고 전 총리가 통합신당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지도하락의 한 원인이라는 판단이다.

"나라 위해 필요하다면 가진 것들 언제든지 던져버리겠다"

이 관계자는 "전략적 수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단계"라면서 "열린우리당은 (다음달 14일 예정인) 전당대회 때까지 지켜봐달라는 것인데, 우리로서는 한 달 넘는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서 재료를 다 모은 다음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큰 틀에서 먼저 집을 짓고 나중에 채워넣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김근태 의장, 정동영 전 의장도 결국은 모두 같이 가야 하겠지만 그 수순은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고 전 총리가 이에 대한 언급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에 앞서 각 신당 추진세력과 (고 전 총리의 결정이) '고건 독자신당'이 아니라, '통합신당'이라는 점은 교감이 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최근 고 전 총리가 이벤트성 모임을 취소한 것도 "이벤트 같은 이삭줍기보다는 큰 통합을 위한 작업, 이슈선점 등을 우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의 고민"이라고 전했다.

안영근 의원 등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친(親)고건파 의원 10여 명이 당 밖에 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공동모임을 결성하겠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교감은 갖되 곧바로 같이 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한 쪽에 너무 깊이 들어가면 오히려 큰 판에서 꼬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고 전 총리는 4일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국정운영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대권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대선에서 모든 것을 던지고자 하는 '결기'가 부족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면, 내가 가진 것들을 언제든지 버리겠다"고 답했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정체 내지 하락"이라는데 대해서는 "국민의 평가를 아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이 고 전 총리에게 속도를 강요하고 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