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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형 사립고 학생들의 학부모 직업 비율은 교육계·자영업·공무원·의료계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법조·교육계·공무원 등 전문직이나 부유층에 속하는 학부모 직업이 노동부 발표 2003년 취업인구 비율(이하 취업비율)에 비춰봤을 때 약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제조·농림수산·건설업의 경우 취업인구 비율에 비해 1/10 정도로 낮았다(표 참조).
이는 지난해 말 구논회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자립형 사립고 학부모 직업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은 민족사관고 1∼3학년 278명, 상산고 1∼2학년 710명, 해운대고 1∼2학년 490명, 현대청운고 1∼2학년 362명 등 1840명을 대상으로 했다(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 중 임직원 자녀를 뽑는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제외). 자립형 사립고 학부모의 직업별 분포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립형 사립고 학부모 직업 비율과 노동부 발표 취업인구 비율 | | 자립형 사립고 | 직업별 인구분포 | 교육부 구분 | 민족사관고 | 상산고 | 해운대고 | 현대청운고 | 계 | 노동부 구분 | 비율 | 언론인 | 3.60(10) | 0 | 0 | 0 | 0.54(10) | 언론관련직 | 0.35 | 공무원 | 6.12(17) | 13.39(95) | 8.78(43) | 9.94(36) | 10.38(191) | 행정·경찰 등 | 2.61 | 교육자 | 24.46(68) | 16.76(119) | 9.39(46) | 0 | 12.66(233) | 교육관련직 | 4.98 | 군인 | 0.72(2) | 1.13(8) | 0.41(2) | 0 | 0.65(12) | 구분없음 | | 예술가 | 0 | 0 | 0 | 0 | 0 | 예술관련직 | 0.42 | 의료계 | 5.04(14) | 9.86(70) | 9.39(46) | 0 | 7.07(130) | 보건·의료 | 1.9 | 법조인 | 2.88(8) | 0 | 0.82(4) | 0 | 0.65(12) | 법률관련직 | 0.22 | 사업가 | 11.87(33) | 0 | 0 | 0 | 1.79(33) | 구분없음 | | 자영업 | 3.60(10) | 10.85(77) | 13.88(68) | 11.33(41) | 10.65(196) | 구분없음 | | 부동산업 | 1.44(4) | 0 | 0 | 0 | 0.22(4) | 부동산업 | 0.64 | 농수임광산업 | 0 | 1.83(13) | 2.24(11) | 0.83(3) | 1.47(27) | 농림수산업 | 9.64 | 금융업 | 4.32(12) | 3.38(24) | 2.86(14) | 0 | 2.72(50) | 금융·보험 | 2.5 | 건설업 | 1.80(5) | 0 | 3.47(17) | 0.55(2) | 1.30(24) | 건설관련직 | 6.17 | 유통업 | 1.80(5) | 0 | 0 | 0 | 0.27(5) | 구분없음 | | 운송업 | 0 | 0 | 0.61(3) | 0.83(3) | 0.33(6) | 운전·운송 | 7.9 | 제조업 | 0.36(1) | 0.70(5) | 2.24(11) | 1.10(4) | 1.14(21) | 기계·재로·화학·섬유·전기· 식품관련직 | 16.5 | 기타 | 32.01(89) | 42.11(299) | 45.92(225) | 75.42(273) | 48.15(886) | 구분없음 | | 컴퓨터·인터넷 | 0 | 0 | 0 | 0 | 0 | 컴퓨터·인터넷 | 1.6 | 계 | 100(278명) | 100(710명) | 100(490명) | 100(362명) | 100(1840명) | | |
분석 대상학생은 2004년 8월 교육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임. 표 안의 숫자 단위는 %이며, 괄호 안은 해당 학생 인원임. | ⓒ 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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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교육자·공무원·법조인 자녀 30% 넘어
분석에 따르면 취업비율에서 1.9%에 불과한 의사와 병원장 등 의료인을 부모로 둔 자립형 사립고 학생 비율은 7.07%로 나타났다. 약 3배가 넘는 수치다. 또 공무원이나 교육자 부모를 둔 학생들 비율도 각각 10.38%, 12.66%에 이르렀다. 그러나 취업비율은 2.61%(공무원), 4.98%(교육자)에 그쳤다.
이들 의료인·교육자·공무원·법조인 직업을 가진 부모를 둔 자녀들은 전체 조사대상 학생의 30.76%를 차지했다. 특히 민족사관고의 경우 법조인 부모 자녀가 전체 학생의 2.88%를 차지해 취업비율 0.22%의 10배가 넘었다. 강원도 횡성군에 소재한 이 학교는 입지조건과 달리 농업에 종사하는 학부모를 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제조업·농림수산업·운송업 자녀는 2.94%뿐
반면 서민층을 대표하는 이른바 '산업역군과 농사꾼' 자식들에겐 자립형 사립고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종사자 자녀는 자립형 사립고 학생 가운데 1.14%에 지나지 않았다. 취업비율이 16.5%나 되는 것에 비춰보면 1/15에 불과하다.
농림수산업에 종사하는 부모를 둔 학생들도 1.47%로 취업비율 9.64%와 비교하면 1/7 수준이다. 운전과 운송업도 전체 취업인구 비율은 7.9%인데 반해 이들의 자녀가 자립형 사립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4인 0.33%였다. 제조업과 농림수산업, 운송업 직업을 가진 부모의 자녀 비율을 모두 더해도 2.94%에 그쳤다.
"자립형 사립고가 귀족학교임을 확인한 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많게는 한해 2천만원이나 내야 하는 교육비 부담 때문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다.
2000년 자립형고 제도도입 연구 책임을 맡아 주춧돌을 놓은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평준화정책연구실장은 지난달 30일 교수노조, 전교조, 범국민교육연대 등이 주최한 '한국교육의 오늘과 내일' 토론회에서 "(자립형고의) 더 심각한 문제는 계층적 분리로 인해 끼리끼리 결집을 강화하는 학생 구성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시야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철호 학벌없는사회 사무처장은 7일 "자립형 사립고가 귀족학교라는 세간의 의심이 이번 분석 결과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학생이더라도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갈 수 없는 고등학교가 있다면 국가가 공교육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재 교육부는 '자립형 사립고 확대여부를 오는 8월까지 결정한다'면서 한국교육개발원을 주무단체로 삼아 평가단 구성을 마친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news.eduhope.net) 414호에 쓴 글을 깁고 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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